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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력인가, 이성인가
일본어가 매개하는 김우진의 텍스트
저자 권정희 역자/편자
발행일 2020.8.5
ISBN 9791159055195
쪽수 380
판형 신국판 반양장
가격 2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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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작가 김우진의 생애와 문학을 관통하는 “life force(생명력)인가, reason(이성)인가”라는 질문이 함축하는 감각과 이성의 대립적 세계의 구성 그 자체가 김우진의 ‘생명력’ 사유의 특질과 관련한 것임을 입증하였다. ‘생명력’의 개념을 특정한 개념과 이론으로 환원하기보다 ‘생명력’의 예술 표현과 방법론의 탐구라는 예술가로서의 자기 과제와 실천을 조명하고 있다.

책머리에 3


서장 식민지 조선의 ‘여명’, 김우진과 일본 13


1장 식민지 조선의 근대소설의 상상-소설 「공상문학(空想文學)」 45

1. 「공상문학」의 문제성-표제의 함의와 연극성이 매개된 근대소설의 장르 교섭 47

2. 「공상문학」의 성립-독자ㆍ작가ㆍ출판 미디어 51

3. ‘가정의 비극’의 장르의 교착-<불여귀(不如歸)>의 새로운 독자층의 접점 65

4. ‘문사 자살’ 모티프-‘두 해’의 비유와 식민지의 시대적 고뇌로의 확산 89


2장 일본 유학생의 자기 표상과 연극 수용-일기 <마음의 자취(心の跡)> 97

1. 에피그라프(epigraph)의 메타언어-<마음의 자취(心の跡)>의 텍스트의 성립 99

2. ‘우리’에서 ‘나’로-‘생활의 예술화’의 양상 103

3. 다이쇼 시대의 ‘생명(life)’의 연극 관람 기록-신파극에서 번역극까지 117

4. ‘개인주의자(individualist)’의 행방-“속박에서 벗어난 생물처럼” 131

5. ‘서양에의 탐닉’에서 일본 다이쇼 시대의 맥락으로 144


3장 번역과 강의로 읽는 문화의 수용-일본어가 매개된 ‘서구 탐닉’과 교양의 형성 147

1. ‘서구 탐닉’에 가려진 일본의 표상-일본어의 언어와 문화적 컨텍스트의 교차 149

2. 예술의 ‘완미’의 궤적-다카야마 조규(高山樗牛)의 ‘미적 생활론’과의 비교 165

3. ‘국민과’ 수업 풍경-신체에 각인하는 일본의 교양 175

4. 강의실에서 하숙방으로-‘여자 재혼 불가론’의 주장 179

5. 다이쇼 교양주의 시대의 독서-내면의 심상 풍경 182


4장 일본어 글쓰기로 읽는 이중 언어의 시학-근대문학의 공백과 일본어 소설 189

1. 사적 영역에 기반한 일본어 글쓰기-이중 언어와 장르의 크로스 191

2. 연애의 ‘애가(哀歌)’-「동굴 위에 선 사람(洞窟の上に立てる人)」 197

3. 부부애의 의리-「방련은 어찌하여 나병의 남편을 완쾌시켰는가(蒡蓮はいかにして癩病の夫を全快させたか)」 209

4. 한국 근대문학의 공백과 이중 언어 인식 216


5장 일본어 번역과 아일랜드의 발견-문예잡지 <마사고(眞砂)> 수록 「애란의 시사(愛蘭の詩史)」의 성립 231

1. 김우진의 일본 유학과 아일랜드 발견의 도정 233

2. 「애란의 시사(愛蘭の詩史)」의 원본, <아일랜드 시의 앤솔로지(Anthology of Irish verse)>의 「서문(Introduction)」-패드라익 콜럼의 아일랜드 시론의 ‘국민 표상’ 236

3. 일본의 문예 잡지 <마사고(真砂)>와 와세다대학 영문과 출신의 주요 기고자-아일랜드문학 연구의 족적과 김우진의 학문적 배경의 단면 249

4. 외국 문화 수용의 매개로서의 미디어와 일본어 번역-세계의 동시성의 욕망 256


6장 ‘생명력’의 사유와 일본의 ‘생명’ 담론-다이쇼기 베르그송의 ‘생’의 철학의 수용을 중심으로 267

1. ‘생명력’의 사유의 문제 영역 269

2. 다이쇼기 생명담론-베르그송의 ‘생’의 철학의 진폭 274

3. 오스기 사카에(大杉栄)의 ‘생’의 철학의 매개성 278

4. ‘내부생명(inner life)’의 함의와 ‘시라카바파(白樺派)’ 283

5. ‘상징의 세계’의 탈각과 내적 생활의 ‘완미完美’의 역정 293


7장 “생명력의 리듬”의 형식-희곡 「산돼지」의 자화상 301

1. “내부 생명의 리듬”의 구성 원리-베르그송의 ‘생’의 철학의 공명 303

2. 개인과 공동체의 균열-‘산돼지’의 탈이라는 ‘가면’ 312

3. ‘생명력’의 파고-‘생’의 약동과 ‘순수지속’ 321

4. 식민지 조선 청년의 ‘새 개성’-‘감각’으로의 전회 327


종장 모던 시대의 ‘여명’, 생과 사의 ‘역설’ 329


참고문헌 348

초출일람 359

사진 출전 360

부록_ 원문 자료 362

① <마사고(まさご)> 창간호(1923.8)의 목차

② 「애란의 시사(愛蘭の詩史)」 수록 <마사고(真砂)> 제2년 제9호(1924.9)의 목차

③ 패드라익 콜럼(Padraic Colum)의 <아일랜드 시의 앤솔로지(Anthology of Irish verse)>의 목차

④ 하이네(Heinrich heine), 이쿠다 슌게쓰(生田春月) 역, <파선자(破船者)>와 김우진의 한국어 번역

극작가 김우진의 생애와 문학


유학 전후의 시기부터 10여 년간에 이르는 일본 유학을 거쳐 귀국 직후에 이르기까지 식민지기 조선과 일본을 왕복하는 다양한 글쓰기는, 이른 바 ‘양행’ 지식인과는 다른 이문화 체험에 입각한 개성을 발한다. 종래, ‘서구에의 탐닉’으로 알려진 영문학도로서 서구와의 양자 관계에서 파악되어 온 기존 연구와는 달리, 본서에서는 일본어의 매개성이라는 문제성에서 고찰한다. 김우진의 일본 유학 체험은, 언어를 핵심으로 하여, 일본어가 매개하는 다양한 미디어와 번역, 서적 등 여러 층위의 매개성의 문제를 현출시킨다. 일본어 번역과 서적의 독서가 매개한 서구의 문학과 사상의 수용을 포함하여, 강의와 강연, 기숙사와 캠퍼스를 공간으로 한 일상에서 다이쇼기의 교양과 지식을 함양하는 문화 관습의 신체화 및 일본어로 공연된 극예술의 수용 등 김우진의 일본 유학 체험에 근간한 문화 수용을 아우르는, 일본어를 매개로 하는 공통성의 문제성에서 분석 대상을 선별하였다.


<마음의 자취>

당초 세간의 ‘오해’를 두려워하여 공표를 결심했다는 <마음의 자취>의 저항하는 식민지의 주체는, 영어와 일본어의 언어가 매개하는 번역 주체이면서 정사를 감행하는 연애 주체이기도 하다. 그러나 연애하는 ‘마음’은 파편과 같은 징후로 표백될 뿐이다. 식민지 조선의 여명에 선 지식 청년의 “생명력”과 “이성”이라는 이지적 사유의 이항대립적 세계를 회의하던 젊은 예술가의 진정한 ‘나’의 탐색의 궤적에서 연애는 의식에서 부정되었다. 죽음마저도 고뇌하는 영혼의 사색 끝에 도달한 지적 사유의 결단의 이면에, 우연성과 필연성의 우연한 조합의 일회적 행위인 정사에 이르게 한 경위도 학문적 분석의 대상으로 해명하고자, 연애 분석을 본격화하려 했던 당초의 의도를 마감에 쫓겨 충분히 시도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의식의 밑바닥까지 ‘내적 검열’과 알리바이의 강박에서 자유롭지 않은 자기변명을 위한 <마음의 자취>의 일기에서, 의심과 부인(否認), 결별과 죄책감, 윤리와 가족애 등의 무게를 떨쳐내려는 지식인의 복잡한 속내의 타산일지라도 단 하나의 생명을 걸었기에 사랑이었음을 추인하듯이, 지금․여기를 초월하여 마치 연애가 마지막 보루인 양, 지친 영혼은 죽음을 향해 투신한다. 그의 모든 것은 바로 이러한 죽음을 원했던 것처럼 곳곳에 이러한 죽음의 원형적 이미지가 무의식적으로 반복되는 서사적 필연성을 해체할 것을 의도했으나, 연대기적 시간이 아닌 각기 개별 독립적인 텍스트에 의거한 구성으로 마치 죽음을 향한 대장정인 양 부각된 연애의 서사에 적이 당혹스럽다.


본서에서는 김우진의 생애와 문학을 관통하는 “life force(생명력)인가, reason(이성)인가”라는 질문이 함축하는 감각과 이성의 대립적 세계의 구성 그 자체가 김우진의 ‘생명력’ 사유의 특질과 관련한 것임을 입증하였다. ‘생명력’의 개념을 특정한 개념과 이론으로 환원하기보다 ‘생명력’의 예술 표현과 방법론의 탐구라는 예술가로서의 자기 과제와 실천을 조명하였다. 이념과 가부장제의 ‘상징’의 세계를 탈각하여 ‘속생활’의 현실세계로 ‘참생명’을 향하는 생의 ‘완미’를 향한 역정을 시와 에세이, 평론 등을 통해 특유의 생과 사의 논리를 도출하여 “공리 이상의 세계”의 추구에 구애되었던, 동시대 ‘연애’ 에 강박된 내면의 심리와 기꺼이 ‘정사’를 향하는 육체를 정신성의 우위에서 도달하게 되는 두 사람의 ‘연애’와 사의 의식은, 동시대 일본의 ‘정사’라는 ‘신주(心中)’의 문화적 배경에서 보다 심층적인 이해를 얻게 되었다. 이러한 식민지 조선 초유의 ‘정사’로 김우진과 윤심덕은 멜로드라마와 같이 현해탄에서 동반자살함으로써 삶 그 자체로 예술을 완미하려는 예술가로서의 생을 완성한다. 일본과 식민지 조선의 경계에 선 청년 김우진의 이성과 ‘생명력’의 이항대립적 세계의 길항 속에 ‘자유의지’로 억압된 영혼의 해방을 위한 참 생명을 향한 투신으로 귀결한 생애 그 자체에서 경계적 삶의 화두를 제시한다. “생명력”의 사유를 바탕으로 개인의 시선에서 공동체의 가치를 되묻는 새로운 시각은 이러한 진통 속에 출현하였다. 

권정희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일본 시라유리(白百合)여자대학교 대학원 아동문학전공 연구생 수료 후 도쿄(東京)대학 총합문화연구과 초역문화과학전공 비교문학비교문화 코스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박사학위논문으로 2006년 제18회 김소운상(金素雲賞)을 수상했으며 일본 센슈(專修)대학과 경원대학교 강사를 역임하였다. 성균관대학교에서 BK박사후 연구원과 초빙교수를 거쳐 현재 동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이다. 저서로는 <<호토토기스>의 변용-일본과 한국에서의 텍스트의 ‘번역’>(2011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한국 근대문학과 일본>(공저) 등이 있고 번역서로는 쓰치야 레이코(土屋子), <일본 대중지의 원류메이지기 소신문 연구> 등이 있다. 「번안소설로서의 <귀거래>1910년대 양건식 단편소설의 원작 연구」, 「근대 연극장의 재편과 ‘흥행’ 개념‘연행’에서 ‘흥행’으로」 등 한국연구재단 우수논문으로 세 차례 선정되었다. 그 밖에 「민유샤(民友社), 국민소설(民小)」 등의 자료 해제와 「‘소설’이라는 미디어-도쿠토미 로카의 「소설의 소설」론(「小説」というメディア-徳冨蘆花の「小説の小説」論」)」을 일본근대문학회(日本近代文学会)에서 발표하는 등 다수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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