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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의 '65년 체제'와 한국문학
한일국교정상화를 둘러싼 국가적 서사의 구성과 균열 | L-114 | 연세근대한국학총서 141
저자 정창훈 역자/편자
발행일 2021.7.15
ISBN 9791159055959
쪽수 264
판형 신국판 양장
가격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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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해탄의 경계를 가로지른 1960~70년대의 문학적 상상력에 주목하는 책. 즉, 1965년 한일국교정상화 수립을 전후하여 발표된 한국의 문학 텍스트들, 그 가운데서도 한일관계의 냉전적 재편을 모티브로 취한 텍스트들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는다. 한일관계의 악순환을 ‘보편적 인간애’나 ‘문화적 화합’ 등을 통해 극복하려 했던 글쓰기의 시도들이 어찌하여 그 순환구조 내의 일부로 회수되는 한계를 노정하였는지, 국가권력의 결정에 대한 문학의 대응이 어째서 식민지 과거사에 대한 망각과 미화를 정당화하는 서사로 귀결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논한다.


학을 통해 1965년 이후 한일관계를 되묻는다는 것은, 과거사 처리를 방치한 한일조약 및 협정에 대한 힐난을 단순 되풀이하기 위함이 아니며, ‘반일’과 ‘혐한’으로 대표되는 상호이해의 간극을 섣부른 ‘화해’의 담론을 통해 해결하기 위함도 아니다. ‘과거청산’이라는 말 자체에 내포된 전체주의적이며 남성-주체중심적인 사고를 탈구축함으로써, 그 어떤 속죄와 용서, 애도와 기념 행위를 통해서도 복원될 수 없는 무명의 존재들의 ‘훼손된 삶’으로부터 제국/식민지 역사와 한일 ‘전후사’의 냉전적 교착을 반성적으로 재인식하기 위함이다.

책머리에 / 3


서장 13


1. 한일관계, 문학으로 되묻다 13

2. 선행연구의 비판적 검토 18

1) ‘일본’에 관한 문학 연구 및 문화론적 연구 18

2) ‘1965년 체제’ 개념의 형성과 그 현재적 의의 28

3. 한일관계의 서사학적 고찰을 위한 세 가지 개념틀-체내화, 자기지시성, 국가적 서사 37

1) 체내화 38

2) 자기지시성 40

3) 국가적 서사 42

4. 본론의 구성 45

제1장 ‘일본’의 회귀와 ‘위기’의 시학 49

1. ‘해방’, 그리고 체내화된 ‘일본’-하근찬 「일본도」 53

2. ‘악의적인 일본’이라는 표상-오승재 「일제日製맛」 66

3. 위태로운 존재들, 혹은 역사의 ‘상징’들-정을병 「기민기」ㆍ「여행에서 한국을」, 송병수 「20년후」, 박연희 「피」 77

4. ‘소설적인 것’의 ‘환상’과 ‘비명悲鳴’의 알레고리-최인훈 「총독의 소리」 96


제2장 식민주의적 시선의 전습과 변용-1965년 이후 김소운의 글쓰기를 중심으로 111

1. ‘시선’이라는 문제계 112

2. ‘변태성 조국애’와 번역가의 사명 117

3. ‘혼성회화’와 ‘재일동포’-손창섭

분할의 경계 1965년,현해탄을 가로지르는 문학적 상상력


한일국교정상화는 제국/식민지 체제 해체 이후 단절되었던 양국 관계가 냉전이라는 신질서 속에서 재개를 맞이한 역사적 전환점이었다. 따라서 이후의 한일관계는 국교정상화를 위해 체결한 기본조약 및 네 개 협정에 기초한다는 의미에서 1965년 체제(줄여서 65년 체제) 또는 한일기본조약 체제로 불리어 왔다. 그러나 역사 문제를 발단으로 경제, 안보 측면을 포함한 한일관계의 총체적인 국면 악화가 이어지고 있는 오늘날, 65년 체제는 양국의 협력관계를 지탱하는 동력원으로서의 효력을 점차 상실하고, 역으로 양자 사이의 첨예한 갈등을 낳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로써 확인할 수 있는 것은 65년 체제가 경제ㆍ안보 협력을 통한 한일 양국의 ‘결속’을 의미하는 한편으로, 제국/식민지 역사와 그 역사 속 희생자들을 외면한 채 과거를 청산해버린 결과, 상대국에 대한 뿌리 깊은 원한과 적의, 무관심과 몰이해 등을 고착화시킨 ‘분할’의 체제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이 책은 그 ‘분할’의 시발점으로 소행하여, 현해탄의 경계를 가로지른 1960~70년대의 문학적 상상력에 주목하고자 한다. 즉, 이 책에서는 1965년 한일국교정상화 수립을 전후하여 발표된 한국의 문학 텍스트들, 그 가운데서도 한일관계의 냉전적 재편을 모티브로 취한 텍스트들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는다.

다만 이는 당대의 문학이 65년 체제를 상대화하여 바라보는 시점을 선취했다고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 책에서는 그것의 한계를 되짚어보려 한다. 한일관계의 악순환을 ‘보편적 인간애’나 ‘문화적 화합’ 등을 통해 극복하려 했던 글쓰기의 시도들이 어찌하여 그 순환구조 내의 일부로 회수되는 한계를 노정하였는지, 국가권력의 결정에 대한 문학의 대응이 어째서 식민지 과거사에 대한 망각과 미화를 정당화하는 서사로 귀결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그러므로 문학을 통해 1965년 이후 한일관계를 되묻는다는 것은, 과거사 처리를 방치한 한일조약 및 협정에 대한 힐난을 단순 되풀이하기 위함이 아니며, ‘반일’과 ‘혐한’으로 대표되는 상호이해의 간극을 섣부른 ‘화해’의 담론을 통해 해결하기 위함도 아니다. 요컨대 그것은 ‘과거청산’이라는 말 자체에 내포된 전체주의적이며 남성-주체중심적인 사고를 탈구축함으로써, 그 어떤 속죄와 용서, 애도와 기념 행위를 통해서도 복원될 수 없는 무명의 존재들의 ‘훼손된 삶’으로부터 제국/식민지 역사와 한일 ‘전후사’의 냉전적 교착을 반성적으로 재인식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반성적 고찰 없이는 과거사에 대한 ‘완전한 최종적 해결’이라는 이데올로기적 환상에 무의식적으로 동조하는 과오를 범하기 쉬우며, 기나긴 정치경제적 유착과 사회문화적 반목의 연쇄로 점철된 한일관계의 악순환 또한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창훈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재팬파운데이션 일본연구 펠로우십, 도쿄대학 대학원 총합문화연구과 객원연구원을 지냈으며, 현재 강사로서 일하며 연구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근현대 한일 문학 및 문화의 관련 양상에 관심을 두고 공부해 왔으며, 최근에는 박사논문의 문제의식을 심화시켜 ‘현해탄, 조선해협’이라는 장소와 기호를 둘러싼 양국의 서사 담론을 살펴보고 있다. 또 일상사, 민속학, 신체론 등에 관한 공부 모임을 통해 문화연구의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중이다.

논저로는 「우애의 서사와 기억의 정치학: 이병주 소설 『관부연락선』 다시 읽기」, 「한일국교정상화 이후 김소운의 글쓰기에 나타난 ‘일본(어)’의 위상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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