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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퇴계 이황의 예학사상
한국연구총서 98
저자 한재훈 역자/편자
발행일 2021.7.5
ISBN 9791159056017
쪽수 533
판형 신국판 양장
가격 3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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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와 관련한 퇴계 이황의 사상을 유가철학적 관점에서 살펴보자. 그동안 퇴계의 학문과 사상은 철학·교육학·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퇴계학’이라는 이름으로 폭넓고 깊이 있게 연구되어 왔다. 그러나 유독 예학사상과 관련해서는 그의 수많은 논의와 관심에도 불구하고 거의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16세기 이후 조선의 유학이 다양한 철학적 주제들에 대한 논의를 엄밀하고 심오한 수준에서 전개할 수 있게 된 데는 퇴계의 공헌이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그동안의 연구는 이러한 퇴계의 공헌을 이론철학의 영역에 국한하여 평가해 왔다. 본 연구는 퇴계에 대한 이러한 평가는 예학이라는 실천철학 영역에서도 매우 정당한 것임을 밝히고자 했다.

머리말

서론

1. 연구의 목적

2. 연구사 검토

3. 연구 내용 및 방법


제1장 ▶ 퇴계 예학의 사상적 내원來源

1. 공자의 ‘의義’ 중심 예관禮觀

1) ‘예괴악붕禮壞樂崩’에 의한 예 개념의 분화

2) ‘예의禮義’ 중시와 ‘극기복례克己復禮’

2. 주자의 ‘리理’ 중심 예관禮觀

1) ‘도통론道統論’을 통한 예 주체의 전환

2) 예에 대한 철학적 정의


제2장 ▶ 퇴계 예학사상의 철학적 문제의식

1. 예禮 인식의 철학적 정립

1) 16세기 조선의 예 인식 동향

2) ‘의리義理’ 본위 예 인식의 정립

2. 학學의 구현으로서 ‘예禮’

1) 예禮의 이론적 지향-‘리현理顯’

2) 예禮의 실천적 수행-‘수기안인修己安人’


제3장 ▶ 퇴계 예학사상의 학술적 전개

1. 문헌자료에 대한 고구考究

1) 예서禮書에 대한 종합적 이해

2) 예서禮書에 대한 평가적 검토

2. 의리義理 중심의 해석

1) 의리적 해석을 통한 예의禮意 구명

2) 유추와 의기에 의한 변례變禮 대응


제4장 ▶ 퇴계 예학사상의 의리적 성격(1)-상․제례관을 중심으로

1. 상ㆍ제례 관련 속례俗禮 비판

1) 속례에 대한 비판적 입장

2) 속례에 대한 비판적 대응

2. 의리 본위의 상ㆍ제례관 정립

1) ‘신혼神魂’ 중시의 상례관

2) ‘묘제廟祭’ 지향의 제례관


제5장 ▶ 퇴계 예학사상의 의리적 성격(2)-종법관을 중심으로

1. 사대부 종법에 관한 의리적 관점

1) ‘입후론立後論’에 나타난 일본대의一本大義

2) ‘조천론祧遷論’에 나타난 상경대의常經大義

2. 왕실 종법에 관한 의리적 관점

1) 덕흥군추숭 논쟁에 나타난 ‘일본一本’ 의식

2) 문소전부묘 논쟁에 나타난 ‘정통正統’ 의식


제6장 ▶ 퇴계 예학사상의 사회적 실천

1. ‘향鄕’에 대한 이해와 실천

1) ‘향’에 대한 이해와 「향립약조」 제정

2) ‘향약’으로서 「향립약조」의 의의와 한계

2. 서원書院 향사례享祀禮 정초

1) 백운동서원 향사례에 대한 문제제기

2) 「춘추향도」와 「묘제홀기」의 제정


제7장 ▶ 퇴계 예학사상의 영향과 계승

1. 한강 정구의 발전적 계승

1) 퇴계와의 ‘예’관련 답문과 그 영향

2) 한강의 예서 편찬과 『오선생예설분류』

3) 『오선생예설분류』의 문제의식과 이후 영향

2. 사계 김장생의 비판적 계승

1) 퇴계 예설에 대한 사계의 비판적 기조

2) 『의례문해』에 반영된 퇴계 예설의 양상

3) 「상제례답문변의」의 성격과 의의


결론

참고문헌

예(禮)와 관련한 퇴계(退溪) 이황(李滉)의 사상을 유가철학적 관점에서 살펴보자

그동안 퇴계의 학문과 사상은 철학·교육학·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퇴계학’이라는 이름으로 폭넓고 깊이 있게 연구되어 왔다. 그러나 유독 예학사상과 관련해서는 그의 수많은 논의와 관심에도 불구하고 거의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16세기 이후 조선의 유학이 다양한 철학적 주제들에 대한 논의를 엄밀하고 심오한 수준에서 전개할 수 있게 된 데는 퇴계의 공헌이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그동안의 연구는 이러한 퇴계의 공헌을 이론철학의 영역에 국한하여 평가해 왔다. 본 연구는 퇴계에 대한 이러한 평가는 예학이라는 실천철학 영역에서도 매우 정당한 것임을 밝히고자 했다.

퇴계 이황의 예학사상을 다루기에 앞서 본 연구는 먼저 유학이 출현하기 이전에 예가 어떻게 발생했으며, 유학의 출현과 예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추적했다. 그리고 유학이 출현한 이후에는 어떻게 이해되어 왔는지를 공자(孔子)와 주자(朱子)의 사례를 통해 개관했다. 형식이 본질로부터 일탈함으로써 사회가 혼란스러워졌다는 문제의식에서 예를 주목했던 공자의 예관과 우주자연의 이법과의 일치성 속에서 인간사회의 당연한 도리를 예라는 개념 속에 담아 인간 행위의 매뉴얼로 예를 수용했던 주자의 예관을 차례로 살펴보았다.

하지만 이러한 작업은 공자와 주자를 검토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의리(義理)’적 특성이 두드러진 퇴계 예학의 사상적 내원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기하기 위함이다. 태아의 생성과 변화 과정에 인류 진화의 과정이 재현되는 것처럼 퇴계가 성취한 예학사상에 공자와 주자를 거치면서 진화한 의리적 성격이 발견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퇴계 이후 그를 선하(先河)로 한 조선의 예학사상이 ‘의리’를 중시하는 특색을 띠는 것 역시 자연스러운 일이다.

퇴계가 살았던 16세기 조선은 성리학의 이상을 표방하였지만 이론적으로 충분한 이해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따라서 사회 역시 전래의 토착적인 풍습과 유학에서 제시하는 의례가 갈등하고 충돌하는 장이었다. 퇴계는 성리학에 대한 풍부하고도 정확한 이해를 당시 조선에 선사하였을 뿐 아니라, 우주자연의 이법에 부합하는 방식이라는 믿음에 따라 유학의 예를 조선에 정착시키고자 했다. 이를 위해 그는 수많은 예 관련 문헌들을 연구했고 이를 자신이 살았던 시간적·공간적 현장에 사상적·문화적으로 뿌리내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을 보여주었다.


상례(喪禮)와 제례(祭禮)의 속례(俗禮)적 요소들을 퇴계가 어떻게 극복하면서 새로운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했는지 살펴보자

유가의 예학에서 매우 중시한 종법(宗法)과 관련해서도 가례(家禮)와 방국례(邦國禮) 차원의 실례들을 중심으로 검토하면서 그가 얼마나 의리에 중점을 두고 대처했는지 조사했다. 뿐만 아니라, 그의 예학사상이 향례(鄕禮)와 연관된 향약(鄕約)운동과 학례(學禮)와 연관된 서원(書院)운동 등 사회적 실천으로 어떻게 확장되었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 사례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밝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한강(寒岡) 정구(鄭逑)와 사계(沙溪) 김장생(金長生)의 사례를 통해 그의 예학사상이 영남학파와 기호학파 등 그의 후학들에게 어떻게 계승되고 비판되면서 조선시대 예학을 풍성하게 만들어 나갔는지 등에 관해서도 논의했다.

조선시대 예학은 애초에 예가 발생하고 전개되었던 중국과 다른 시간과 공간적 조건 속에서 진행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조선시대 예학은 당연하게도 다양한 난제들에 둘러싸인 채로 출발하게 되었다. 삼례(三禮)로 대표되는 고례(古禮)와 『가례(家禮)』의 관계 문제, 그것이 다시 ‘옛날[古]’과 ‘오늘[今]’의 문제와 연결되면서 빚어낸 혼선, 뿐만 아니라 국가에서 제정한 예와 선현들이 제기한 예의 충돌 그리고 중국과 한국이라는 서로 다른 문화전통에서 비롯된 정례(正禮)와 속례(俗禮)의 조정 문제 등 다양한 난제들이 조선시대 예학자들 앞에 놓여 있었다. 이러한 난제들을 풀어가기 위해 조선시대 예학자들은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그것을 축적해감으로써 조선시대 예학의 수준을 높여갔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았을 때 퇴계는 조선시대 예학의 실질적 선하였다. 물론 조선의 전래 풍습을 유학의 의례로 변모시켜 가고자 했던 그의 시도에 대한 평가는 여러 가지로 갈릴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평가들과는 별개로 이후 조선의 예학은 퇴계가 설정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갔다는 점에서 그의 공헌은 정당하게 인정되어야 한다. 특히 철학적 이론체계와 연계하여 의리(義理) 본위의 예학을 전개한 것이라든가, 『가례』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위한 연구 축적과 그것을 다시 삼례(三禮)로 확장함으로써 연구의 외연을 확장한 것 그리고 행례(行禮)의 현장에서 조우하게 되는 다양한 변례(變禮)에 대응하기 위해 유추(類推)와 의기(義起)의 참고체계를 확보하는 등 예학 연구의 전범을 보여준 학자가 바로 퇴계였다. 그를 따르는 지역이나 학파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지역과 학파에서도 그를 비판적으로 계승해 나갔으며, 그러한 경향이 결국 당시 중국의 예학과 구별되는 조선 예학의 특징을 형성하게 된다는 점에서 퇴계 이황의 예학사상은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한재훈

1971년 서울 출생. 서당(書堂)에서 15년 동안 한학(漢學)을 수학한 뒤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하여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재)한국고등교육재단의 한학연수장학생(21기)과 동양학연구장학생(16기)으로 선발되었다. 고려대학교 강사와 겸임교수를 지냈고(2012년~2020년), 성공회대학교 대우교수(2008년~현재)와 연세대학교 연구교수(2012년~현재)로 재직 중이며, 한국학중앙연구원 부설 청계서당과 (재)한국고등교육재단 한학ㆍ중국어심화과정에 출강하고 있다. 유가철학 가운데서도 특히 예(禮)를 철학적 주제로 해명하고, 이를 인문학적 담론으로 설명해내는 작업에 관심이 많다. 주요 논문으로는 「‘先在’와 ‘後名’의 대립구도로 읽은 다산의 심성론」, 「『喪祭禮答問』 分析을 통한 退溪의 俗禮觀 考察」, 「朱子의 ‘新民’ 해석과 ‘道統論’의 함수관계」, 「退溪의 書院享祀禮 定礎에 대한 考察–白雲洞書院 享祀禮 修正을 중심으로」, 「성리학적 ‘예’담론의 이론적 구도」, 「유학의 시대적 대응논리로서의 聖人觀-맹자와 주자를 중심으로」, 「『대학사변록』에 나타난 박세당의 ‘격물치지’ 해석과 주희 비판의 성격」, 「퇴계 이황과 고봉 기대승의 예학 논의」, 「The Confucian Concept of Li 禮-The Transition from “Worship Rituals” to “Governance Norms”」, 「한국과 베트남의 유교 수용과 예교 시행 비교」 등이 있고, 저서로는 『서당공부, 오래된 인문학의 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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