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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과 욕망
『천군기』 연구
저자 김수영 역자/편자
발행일 2021.9.30
ISBN 9791159056369
쪽수 313
판형 신국판 양장
가격 2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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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어디에 있는가? 전통적으로 동아시아인들은 사람의 심장 부근에 마음이 있다고 여겼다. 그러한 문화적 토대 속에서, ‘한 사람이 하나의 나라라면, 마음은 하늘이 그 나라에 내려준 고귀한 임금[天君]이다. 천군은 몸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으면서 신하인 다른 신체기관들을 통솔한다’라는 발상이 나오게 되었다. 『천군기(天君紀)』는 그런 발상을 토대로 상상력을 더욱 확장해 17세기 초엽에 황중윤(黃中允, 1577~1648)이 창작한 한문소설이다. 

책머리에   3


제1장 문제와 방법 9


제2장 『천군기』 창작의 사상적ㆍ문학적 배경 27

1. 성리학적 심성론의 심화와 확장  27

2. 천군서사의 전개  38

1) ‘주경적主敬的 서사구조’의 확립  41

2) 역사의식과 불평지심不平之心의 가탁  50


제3장 『천군기』의 성립과정 59

1. 자료의 존재 양상  59

2. 성립과정  68

1) 초고본草稿本에서 수정본修整本으로의 개고  68

2) 수정본修整本에서 장회본章回本으로의 개작  83


제4장 『천군기』의 창작원리 91

1. 성리학적 심성론의 서사화  91

1) ‘마음 일탈-마음 회복’의 서사구조  91

2) ‘경敬’과 ‘욕慾’의 갈등구조  96

2. ‘몸’의 의인화  108

1) 전대 천군서사와의 비교  108

2) 『황정경黃庭經』의 서사적 차용借用  114

3. 한문 서사 전통의 계승  123

1) 가전假傳 전통의 계승  123

2) 「수향기睡鄕記」 및 몽유록 전통과의 관련  129

4. 장회체 형식의 도입  136

1) 중국 연의소설과의 관련  136

2) 장회체 형식의 활용 양상  142


제5장 『천군기』의 창작의식 151

1. 창작의식의 제 층위  152

1) 마음에 대한 성찰  152

2) 치도治道에 대한 우의  162

3) 지적 유희  175

2. 이념과 욕망의 변증법  185

제6장 『천군기』의 『천군연의』로의 변개 195

1. 비유교적非儒敎的 내용의 삭제  195

2. 문체의 보수적 방향으로의 변개  205


제7장 『천군기』의 문학사적 의의 213

1. 새로운 소설 형식의 실험  213

2. 철학소설로서의 의의와 한계  219


보론 『천군기』의 『삼국지연의』 원용援用 양상과 의미 229


참고문헌   267

부록1 | 『천군기』의 장회별 경개   273

부록2 | 황중윤 연보   299

찾아보기   308

인간의 ‘마음’에 대해 상상력을 덧붙인 서술

마음은 어디에 있는가? 전통적으로 동아시아인들은 사람의 심장 부근에 마음이 있다고 여겼다. 그러한 문화적 토대 속에서, ‘한 사람이 하나의 나라라면, 마음은 하늘이 그 나라에 내려준 고귀한 임금[天君]이다. 천군은 몸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으면서 신하인 다른 신체기관들을 통솔한다’라는 발상이 나오게 되었다. 『천군기(天君紀)』는 그런 발상을 토대로 상상력을 더욱 확장해 17세기 초엽에 황중윤(黃中允, 1577~1648)이 창작한 한문소설이다. 


차별되는 사상적, 미적 특징을 지닌 원작소설

황중윤의 『천군기』는 1980년대 초에 처음 그 존재가 알려졌지만, 오랫동안 제대로 연구되지 못했다. 왜냐하면 작품의 성립과정을 보여주는 초고본과 수정본 자료만 학계에 소개되고, 완성작에 해당되는 자료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이전부터 널리 알려진 정태제(鄭泰齊, 1612~1669)의 『천군연의(天君衍義)』와 별 차이가 없는 작품으로 오인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김수영(서울시립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은 본래 평해 황씨 종손가에 전해오다가, 후손인 황의석 씨에 의해 안동의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된 『逸史』에 실려 있는 『천군기』의 완성작을 처음 발굴해 학계에 소개했다. 그리고 정밀한 텍스트 고찰을 통해, 황중윤의 『천군기』가 1633년 무렵에 완성된 원작(原作) 소설이며, 정태제의 『천군연의』는 그로부터 30여 년 뒤에 『천군기』를 좀 더 보수적으로 바꾼 후대적 변개작(變改作)임을 밝혀냈다. 

정태제에 의해 『천군기』가 『천군연의』로 변개되면서, 본래 원작에 있던 비유교적 내용들, 특히 도교 관련 내용이 대거 삭제되고, 소설의 문체 역시 보수적인 방향으로 바뀌었다. 그러므로 원작 『천군기』는 『천군연의』와 차별적인 사상적ㆍ미적 특징을 지닌다고 말할 수 있다.    


유교적 사유에 도교적 사유를 더한 참신한 관법

『천군기』에 담겨 있는 마음에 관한 생각들은 기본적으로 유교적인 것이다. 이 작품은 중국 송대(宋代)에 집대성된 성리학 및 16세기 이래 독자적 이론을 구축한 조선의 심성론(心性論)을 바탕으로 창작된 철학소설이다. 그렇지만 소설 『천군기』에서 보다 주목되는 성취는, 그러한 유교적 사유에 도교적 사유를 일정하게 더함으로써 인간의 ‘마음’을 ‘몸’과 결부해 생각하는 참신한 관법을 제시한 점이다. 또한 당대 조선의 어떤 철학적 논의에서도 볼 수 없었던 ‘욕망’의 문제에 대한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인 사유를 긴 편폭의 ‘서사’로 펼쳐낸 점 역시 『천군기』의 의미있는 성취이다.  



새로운 시각에서 인간의 욕망을 통찰한 천군서사의 대표작

마음을 다스리며 욕망에 휘둘리지 않는 일이란, 치열한 전투와 같은 것이다. 가까스로 욕망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더라도 그것이 끝이 아니다. 인간의 생 자체가 욕망의 연속이므로 마음을 유혹하는 대상들은 언제든 다시 출현할 것이기 때문이다. 소설 『천군기』의 묘미는, 이처럼 욕망에 직면한 인간의 어려움을 도덕적 당위를 넘어 새로운 시각에서 통찰한 데 있다. 이처럼 『천군기』는 17세기 초엽의 한국소설사에서 이채를 띠는 긴 편폭의 작품으로서, ‘알레고리’를 활용해 성리학적 심성론을 서사화한 한국 고유의 문학 양식인 ‘천군서사(天君敍事)’의 대표작에 해당된다.   

김수영

서울시립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 고전산문과 한문소설을 중심으로 한국문학의 특질과 그 동아시아적 관련을 탐구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논문으로 「<천군기>(天君紀) 연구」, 「<천군기>의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 원용 양상과 의미」 등이 있고, 번역서로 <새벽에 홀로 깨어-최치원 선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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