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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벽계만지 역주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동양편 287
저자 왕작 역자/편자 김현주, 이태형
발행일 2021.5.30
ISBN 9791159056123
쪽수 303
판형 신국판 양장
가격 2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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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동양편 287권. 왕작의 『벽계만지』는 사의 시대적 사명이라는 혁신적 시각을 갖고 사의 기원, 사의 내용과 풍격, 사와 음악의 관계에 대한 저자의 견해를 체계적인 관점으로 일관되게 이론화한 역작이다.


목차

역자 서문

Ⅰ 『碧鷄漫志』 제1권

저자 서문 碧鷄漫志序(『벽계만지』 서문)

1.1 歌曲所起(가곡歌曲의 기원)

1.2 歌詞之變(가사의 변천)

1.3 古者歌工樂皆非庸人(옛날에 가공과 악공은 모두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1.4 漢初古俗猶在(한나라 초기의 옛 풍속은 그대로이다)

1.5 荊軻易水歌(형가荊軻가 역수易水에서 노래하다)

1.6 古音古辭亡缺(옛 음악과 옛 가사의 망실)

1.7 自漢至唐所存之曲(한나라에서 당나라까지 남아있는 악곡)

1.8 晉以來歌曲(진晉나라 이후의 가곡)

1.9 唐絕句定為歌曲(당나라의 절구를 가곡歌曲으로 정하다)

1.10 元微之分詩與樂府作兩科(원진이 시와 악부를 두 과로 나누었다)

1.11 古人善歌得名不擇男女(옛사람이 노래를 잘 불러 명성을 얻는데 남녀를 가리지 않았다)

1.12 論雅鄭所分(아악과 정악의 구분을 논하다)

1.13 歌曲拍節乃自然之度數(가곡의 박자와 리듬은 바로 자연 그대로의 도수度數이다)


Ⅱ 『碧鷄漫志』 제2권

2.14 唐末五代樂章可喜(당나라 말기에서 오대시대의 악장은 즐길 만하다)

2.15 唐昭宗詞(당 소종의 가사)

2.16 各家詞短長(각 사가의 장단점)

2.17 樂章集淺近卑俗(『악장집樂章集』은 평이하면서도 비속하다)

2.18 東坡指出向上一路(소식蘇軾은 절대적인 경지에 오르다)

2.19 歐詞集自作者三之一(구양수의 사집에서 스스로 지은 사가 3분의 1이다)

2.20 小山詞(안기도의 사)

2.21 周賀詞語意精新(주방언과 하주의 사어詞語에 담긴 의미가 섬세하고 새롭다)

2.22 梅苑(매화 정원)

2.23 蘭畹曲會(난원곡회蘭畹曲會)

2.24 大晟樂府得人(대성악부大晟樂府에서 인재를 얻다)

2.25 易安居士詞(이청조의 사)

2.26 六人賦木犀(여섯 사람이 「목서木犀」사를 짓다)

2.27 紫姑神詞(자고신의 사)

2.28 沈公述詞(심공술의 사)

2.29 賀方回石州慢(하주의 「석주만」)

2.30 宇文叔通詞(우문숙통宇文叔通의 사)

2.31 周美成點絳唇(주방언의 「점강순」)

2.32 何文縝詞(하율의 사)

2.33 王彥齡夫婦詞(왕언령 부부의 사)

2.34 莫少虛詞(막장莫將의 사)

2.35 古人使王昌莫愁事(옛사람이 왕창과 막수의 고사를 노래하게 하다)

2.36 陳無己浣溪沙(진사도의 「완계사」)

Ⅲ 『碧鷄漫志』 제3권

3.37 霓裳羽衣曲(예상우의곡)

3.38 涼州曲(양주곡)

3.39 伊州(이주)

3.40 甘州(감주)

3.41 『胡渭州』(호위주)

3.42 六么(육요)

Ⅳ 『碧鷄漫志』 제4권

4.43 蘭陵王(난릉왕)

4.44 虞美人(우미인)

4.45 安公子(안공자)

4.46 水調(수조)

4.47 萬歲樂(만세악)

4.48 夜半樂(야반악)

4.49 何滿子(하만자)

4.50 淩波神(능파신)

4.51 荔枝香(여지향)

4.52 阿濫堆(아람퇴)


Ⅴ 『碧鷄漫志』 제5권

5.53 念奴嬌(염노교)

5.54 雨淋鈴(우림령)

5.55 清平樂(청평악)

5.56 春光好(춘광호)

5.57 菩薩蠻(보살만)

5.58 望江南(망강남)

5.59 文溆子(문서자)

5.60 鹽角兒(염각아)

5.61 喝䭾子(갈태자)

5.62 後庭花(후정화)

5.63 西河長命女(서하장명녀)

5.64 楊柳枝(양류지)

5.65 麥秀兩岐(맥수양기)


찾아보기

중국 운문 문체 중 하나인 사(詞)가 사대부 문인들에게 새로운 장르로 호응을 받으면서, 그 창작이 성했던 송(宋)나라에서는 새로운 음악과 가사들이 봉발하듯 세상에 풍미하였다. 저자인 왕작(王灼)은 사천성(四川省) 수녕(遂寧)사람으로 북송(北宋) 휘종(徽宗)시기에서 남송(南宋) 효종(孝宗)시기에 활동한 문인이다. 정강(靖康)의 변(變)을 전후하여 송의 조정이 주전파(主戰派)와 주화파(主和派)의 격렬한 논쟁으로 점철되었던 때, 그는 과거응시의 기회마저 잃고 스스로 이민족과의 격렬한 전장으로 들어가 장수들의 막부에서 문필로써 항전활동을 하였다. 항쟁의 시간 속에서 왕작은 사(詞)라는 문체가 그 시대에 담당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를 절감하였고, 모든 항전활동에서 떠난 1149년 노년에 자신의 견해를 『벽계만지(碧鷄漫志)』로 차분히 서술해 내었다. 

왕작의 『벽계만지』는 사의 시대적 사명이라는 혁신적 시각을 갖고 사의 기원, 사의 내용과 풍격, 사와 음악의 관계에 대한 저자의 견해를 체계적인 관점으로 일관되게 이론화한 역작이다. 왕작은 당오대와 북송시기 문인들이 다투어 써냈던 여성적이고 완약(婉約)한 풍격의 사보다는 이민족과의 전쟁으로 깊어진 우환의식(憂患意識)을 격정적이고 호방(豪放)한 풍의 사로 표현하려는 창작태도를 높이 평가하여, 소식(蘇軾)과 신기질(辛棄疾)의 사를 높이고 화간(花間)과 유영(柳永) 일파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였다. 또한, 사(詞)는 시(詩)와 마찬가지로 옛 노래가 변하여 나타났다는 기원설을 주장하며 작품의 음악성보다 내용을 따졌고, 통속적인 염사(艶詞)보다는 고상한 필치의 아사(雅詞)를 내세움으로써 사를 시와 대등한 장르로 인식하려고 했다. 

『벽계만지(碧鷄漫志)』는 사학연구에서 사의 기원, 음악, 풍격 등에 대해 처음으로 체계적 이론을 세운 중요한 이론서로서 송 3대 사화(詞話)중의 하나로 꼽힌다. 2000년도에 중국학자 악진(岳珍)이 14가지 판본을 대조하여 정밀하고 교감표점한 『벽계만지교정(碧鷄漫志校正)』이 중국 파촉서사(巴蜀書社)에서 출간되었다. 본 연구진은 중국학자 악진(岳珍)의 『벽계만지(碧鷄漫志)』(成都 : 巴蜀書社, 2000)를 저본으로 삼고, 대만학자 서신의(徐信義)의 『벽계만지교전(碧鷄漫志校箋)』(國立臺灣師範大學 博士學位論文, 1981)와 중국학자 강평(江枰)의 『벽계만지소증(碧鷄漫志疏証)』(南昌, 江西敎育出版社, 2015)을 두루 참고하고 최대한 상세하게 주석을 달았다.

본 연구진은 본서를 번역함에 있어 전체적으로 축자역 방식을 취하되, 때로는 원문을 뜻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윤문하여 정확성과 가독성을 높이고 상세한 주석을 달았다. 본 역서를 학계에 내면서 한국에서의 중국사화(中國詞話)연구가 활발하여지고, 사문학(詞文學) 연구를 수면으로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되기를 충심으로 기대한다.



柳耆卿『樂章集』,世多愛賞,其實該洽,序事閑暇,有首有尾,亦間出佳語,又能擇聲律諧美者用之。惟是淺近卑俗,自成一體,不知書者尤好之。予嘗以比都下富兒,雖脫村野,而聲態可憎。前輩云:「『離騷』寂寞千年後,『戚氏』淒涼一曲終。」『戚氏』,柳所作也,柳何敢知世間有『離騷』? 惟賀方回、周美成時時得之。賀『六州歌頭』、『望湘人』、『吳音子』諸曲,周『大酺』、『蘭陵王』諸曲最奇崛。或謂深勁乏韻,此遭柳氏野狐涎吐不出者也。歌曲自唐虞三代以前,秦漢以後皆有,造語險易,則無定法。今必以「斜陽芳草」、「淡煙細雨」繩墨後來作者,愚甚矣。故曰:不知書者,尤好耆卿。

―2.17 원문 樂章集淺近卑俗



유영(柳永)의 『악장집(樂章集』은 세상 사람들이 사랑하여 감상하였는데, 그 사실이 적절하고 서사한 부분이 한가로웠으며 처음과 끝이 호응했다. 또한 간혹가다 아름다운 사어가 나오고 또 성률 중에 조화롭고 아름다운 것을 가려서 사용할 줄 알았다. 다만 깊이가 얄팍하고 비속해서 저절로 하나의 사체(詞體)를 이루어서 글을 모르는 사람이 특히 좋아했다. 내가 일찍이 이것을 도회지에 사는 부유층 자제에다 비유하곤 하였는데, 비록 촌스러움을 벗어났다 하더라도 소리의 형태가 역겨웠다. 

앞시대 동년배들이 말하기를, “『이소경(離騷經)』 이후 천년토록  적막한지가 <척씨(戚氏)>의 처량한 한 곡으로 매듭이 지어졌다.”라고 했다. 「척씨」는 유영이 지었는데, 유영이 어찌 감히 세상에 「이소경」이 있는지 알았겠는가? 하주(賀鑄)와 주방언(周邦彦)만이 때때로 시격에 합당했을 뿐이다. 하주의 「육주가두(六州歌頭)」, 「망상인(望湘人)」, 「오음자(吳音子)」 등 여러 가곡과 주방언의 「대포(大酺)」와 「난릉왕(蘭陵王)」 등 여러 사(詞)가 가장 빼어났다. 어떤 사람은 아주 깊고 강해서 운율감이 떨어진다고 말하는데, 이것은 유영(柳永)이 야호(野狐)의 독침을 맞고 뱉어내지 못한 것이다. 

가곡은 요순(堯舜)과 하은주(夏殷周) 삼대(三代) 이전부터 진ㆍ한(秦漢) 이후에 모두 있었는데, 시어를 만드는데 난삽하고 평이한 차이는 따로 정해진 법칙은 없다. 지금은 반드시 ‘향긋한 풀에 햇살이 비껴오네(斜陽芳草)’, ‘가랑비와 옅은 안개 피어나다(淡煙細雨)’라는 시구를 규범으로 삼았던 후대의 작가들은 매우 어리석었다. 때문에 ‘글을 모르는 무지랭이들이 유영의 사를 더욱 좋아했다’고 말한 것이다.

―2.17  『樂章集』은 평이하면서도 비속하다



長短句雖至本朝盛,而前人自立與真情衰矣。東坡先生非心醉於音律者,偶爾作歌,指出向上一路,新天下耳目,弄筆者始知自振。今少年妄謂東坡移詩律作長短句,十有八九不學柳耆卿,則學曹元寵。雖可笑,亦毋用笑也。

―2.18 원문 東坡指出向上一路



장단구가 비록 송대에 성행했지만, 이전 사람들의 자립성과 진정성은 쇠퇴했다. 소식은 음률에 심취한 작가는 아니지만, 우연히 가사를 짓자 절대적인 경지에 올라 세상 사람들의 이목을 새롭게 하였으니 작가들은 그제서야 스스로 분발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늘날 젊은이들이 ‘소식이 시율을 옮기어 장단구를 짓는다’라고 함부로 말하니, 십중팔구는 유영에게 사를 배우지 않았다면, 조조(曹組)에게 사를 배운 사람일 것이다. 아무리 우스꽝스러운 소리지만 그렇더라도 비웃는 것은 안 된다.

―2.18  소식(蘇軾)은 절대적인 경지에 오르다

지은이

왕작 (王灼, Wang Zhuo) 

남송초기 사론가 왕작(王灼, 1105~1175)의 자(字)는 회숙(晦叔)이고, 호(號)는 이당(頤堂)이며 수녕(遂寧, 현재 四川 遂寧) 사람으로, 북송 원풍(元豊) 3年(1081)에 태어나 남송(南宋) 고종(高宗) 소흥(紹興) 30年(1160) 80여 살까지 살았다. 주요 저술로는 『이당선생문집(頤堂先生文集)』 5권, 『이당사(頤堂詞)』 1권, 『당상보(糖霜譜)』 1권, 일문(佚文) 12편, 『벽계만지(碧鷄漫志)』 5권 등이 있다. 왕작의 『벽계만지』는 중국 최초의 전문적인 사학이론서로 총 5권으로 되어있고 비교적 계통적이며 체계적인 사화학(詞話學)을 제시하여 매우 진보적이고 완정하다. 제1권에는 당송(唐宋) 이전의 사문학(詞文學)의 역사가 총괄적으로 기술되어 있다. 제2권에 북송(北宋) 이후 사인(詞人)들의 풍격(風格)과 유파(流派)가 서술되어 있다. 제3권부터 제5권까지는 주요 사조(詞調) 및 사학(詞學)의 역사적 연원(淵源)과 일화(逸話) 등을 논술하고 있다. 


엮은이

김현주 (金賢珠, Kim, Hyun Ju)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통번역학과 교수.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와 동대학원 중문과를 졸업하고 국립대만사범대학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중국 사와 돈황학 전공). 주요 저서로 『당오대돈황민가』, 『돈황곡자사선집』, 『중국기초고문』, 『중국어한자읽기사전』 외에, 50 여편의 논문과 『장자-그 절대적자유를 향하여』(공역), 『한비자』(공역), 『유영평전』(공역), 『고시원』(공역), 『중국사회속의 종교』(공역) 등의 역서가 있다.

이태형 (李泰衡, Lee, Tae Hyoung) 

한국고전번역원 선임급 직원. 한국외국어대학교 중문과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중국 사문학 전공). 주요 역서로는 『악장집(樂章集) 역주』, 『중국 사보(詞譜)의 이해』, 『유영평전』, 『돈황곡자사집』, 『신기질사집』, 『구염의 논사절구』, 『우리말로 읽는 송사 300수』, 『역주 원시』 외에, 70여 편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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