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박태일 | 역자/편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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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4-03-25 | ||
ISBN | 979-11-5905-873-8 | ||
쪽수 | 509 | ||
판형 | 128*188, 각양장 | ||
가격 | 39,000원 |
우리말의 결과 가락을 살려 쓰는 시인, 박태일
『용을 낚는 사람들』은 1980년부터 문학사회에 나선, 우리말의 결과 가락을 잘 살려 쓴 시인으로 알려진 박태일의 첫 시선집이다. 1984년 『그리운 주막』부터 『가을 악견산』, 『약쑥 개쑥』, 『풀나라』, 『달래는 몽골 말로 바다』, 『옥비의 달』을 거쳐 2023년 『연변 나그네 연길 안까이』까지 일곱 권에 걸친 시집 낱낱에서 30편씩 골라 총 210편을 담았다. 이 책은 푸릇한 청년 시인에서 시작하여 드넓은 장년을 헤치고, 노년으로 올라서는 마흔세 해 동안 줄기차게 펼쳐 나온 시의 역정을 힘차게 웅변한다. 생활세계의 구체적인 경험 현실에 뿌리 내린 채 삶과 죽음, 개인과 역사, 서정과 서사 사이의 떨어진 거리를 때로는 팽팽하게 때로는 거칠게 품어 안고 뒹군 언어적 고투와 방법적 탐색이 유려하다.
박태일에 대해 황동규 시인은 “1980년 신춘문예에 당선된 후 지금까지 한결같이 박태일은 우리 삶의 비극적 양상과 그 비극의 정화를 시의 핵심인 노래를 바탕으로 추구해온 시인. 이 산문의 시대에 박태일은 잊지 말고 되돌아봐야 할 존재”라고 말했으며, 이숭원 평론가는 “토박이말을 바탕으로 절제와 율격을 교차하며 풍경과 마음의 기미를 재구성하는 형식의 창조는 시인이 나타내려는 정신의 지향과 부합한다. 이러한 육체와 정신의 창조를 통해 박태일은 역사의식을 계승한 의지의 세계를 형상화했고 여성적 견인의 내력으로 삶의 고통을 승화했다. 견고한 삶의 장력을 통해 존재의 비극성을 넘어서서 언어와 풍속과 마음이 어우러진 평화로운 삶의 지평을 제시했다”고 평했다.
시를 향해 멈추지 않는 걸음
표제시 「용을 낚는 사람들」은 두만강 줄기 연변겨레자치주 재중겨레의 삶과 오늘을 곡진히 그려 담은 작품이다. 시인은 이 작품 안에서 전통 농본주의사회에서 근대 산업사회로 격동하는 가운데 다시 나라 바깥으로 떠밀리고 쫓겨나 비극적 행로로 가뭇없이 떠내려간 이름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와 같이 시선집 안에는 경남ㆍ부산ㆍ울산 지역에서 나라 곳곳으로, 더 나아가 몽골, 연변으로 시인의 걸음발이 멈출 기세를 모르는 듯 나아가고 있다. 어떤 방식으로도 자신을 증명할 수 없었던 풍경, 사람, 인정의 내력과 더불어 시인의 장소 상상력과 신생을 향한 꿈은 경계를 잊었던 셈이다. 박태일은 「시선집을 엮으며」에서 “나이 일흔에 다시 신끈을 묶는다. 남은 삶자리에서는 더 뜻 있는 시, 필요한 시, 오롯한 내 시를 쓰기 위해 마구 긴장할 수 있기 바란다”며 앞으로도 그 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을 보여주고 있다.
대중적 대언어에 기생하는 작품이 시의 취향을 휩쓸고 있는 오늘날이다. 우리 시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가? 박태일의 『용을 낚는 사람들』은 그러한 근본 물음에 대한 답을 오롯하게 증명하는 본보기이다. 시인이 오랜 세월 편편이 솟구쳐 올린 창조적 역동은 가까이 또 멀리, 우리 시문학사회 전통에 든든한 지남반으로 거듭날 것이다.
시선집을 엮으며
그리운 주막
구천동
바람 수업
미성년의 강
축산항 1-아침 기상
축산항 2-12월
축산항 3-신기동
그리운 주막
문림리
의령댁
다시 제내리
연산동의 달 1-어능화
연산동의 달 2-아내
겨울 보행
가락기 1-안골포 왜성
가락기 4-양동리 고분
가락기 7-만어사 돌무지
가락기 8-가덕도
월동집
강포집
영덕 일지
투망
오십천곡 1
적소에서
백석리
공일
선동 저수지-죽지사 3
고석규 비-죽지사 6
구강포에서-죽지사 9
구형왕에게-죽지사 10
잠자는 마을
가을 악견산
경주길
가을 악견산
거창 노래
구만리
합천 노래
유월
달무리
꿈꾸는 선묘
저승꽃
저녁에
너희는 말 많은 자식이 되어
명지 물끝 1
명지 물끝 2
명지 물끝 3
명지 물끝 4
명지 물끝 5
명지 물끝 6
명지 물끝 7
명지 물끝 8-고 김헌준
피라미가 잡히는지
주먹밥
가문거리 노래
학문거리 노래
남들은 가령영감이라
했다지만
어부사시가
사촌 사발은 희다
그 무슨 력사가 대견했던지
진눈깨비
점골
밤꽃
약쑥 개쑥
그리움엔 길이 없어
당각시
묵방은 멀다
가덕 복지원
김해군 주촌면 내삼 관동댁
폐왕을 위하여 1
화악산
여항에서
약쑥 개쑥
젯밥
용호농장 1-김아내지묘
용호농장 2-다락밭을 올라
용호농장 4-후박나무
사슴섬 2
모아산 바라보며-연변기행 1
박복한 이 아낙은 네 번 절하고
대천 가는 길
연화동 블루스
어둠 너른 방
상량노래
오랑캐꽃
아버지 목마르시다
자굴산
감밭
경주김씨인수배고령박씨지묘
배꽃
억만암을 떠나다
비둘기 날다
시월
초계길
풀나라
가을
불영사 가는 길
어머니와 순애
솔섬
인각사
탑리 아침
정월
빗방울을 흩다
신호리 겨울
황덕도
적교에서
후리포
내소사
앵두의 이름
감꽃
용전 사기골
풀나라
신행
눈 먼 그대
어린 소녀 왔습니다
월명노래
집현산 보현사
광음이 흐르는 물과 같아
황강 1
황강 3
황강 7
황강 8
황강 9
껌
치자가 말하면
달래는 몽골 말로 바다
사막
이별
레닌의 외투
밤기차
동행
창밖의 여자
낙타 눈물
달래
여름
다리강가
새벽 화장을 하는 낙타
올랑바트르
손장난
열쇠고리
타락을 마시는 저녁
울리아스태는 울지 않는다
어뜨겅텡게르를 향하여
낙타 새끼는 양 복숭뼈를 굴린다
해당화
고비알타이
북두칠성과 다투지 마라
유비비디오에서 알려 드립니다
그 겨울의 찻집
말
생배노 몽골
붉은 여우
들개 신공
나릉톨 시장이 젖는다
강우물
장례미사
옥비의 달
12월-김창식에게
사랑을 보내 놓고
동묘 저녁
언덕 위에 성당이
구름 마을
기러기
성모병원 난간에 서서
두만강 건너온 레닌
꼬질대
처서
욕지 목욕탕
상추론
누부 손금
오륜동
발해를 꿈꾸며 동해에 지다
광한루 가는 길
을숙도
황강 18
황강 21
가을은 달린다
해인사
시의 탑차를 타고-김달조에게
어머니의 잠
겨울 정선
목포는 항구다
옥비의 달
저세상에 당신에게
곤달걀
이별
쿠쿠
연변 나그네 연길 안까이
점등
밤기차
보시 염소
조양천
개산툰 구월
모녀
근들이술
련화와 제비
굴뚝은 이긴다
흥안 진달래
부암촌 바라보며
진주도 정가라니
내가 지은 옥수수는 고개 치벋고
소영진 종점
명태는 찌고
변강이라는 말
화룡에서 흰술을
도서관 공놀이
용을 낚는 사람들
동행
감기에 몸살
오그랑죽
회룡봉 옥피리
변명
깽그랑 깽깽 문 여소
산조 저 김좌진의 딸
살아 가도 죽어 가도
나는 마음속 대한사람
천녀 분녀
연길 아다다
풀이
해적이
한 뛰어난 시인과 그의 시 세계가 오랫동안 반쯤 묻혀 있었다. 1980년 신춘문예에 당선된 후 지금까지 한결같이 그는 우리 삶의 비극적 양상과 그 비극의 정화를 시의 핵심인 노래를 바탕으로 추구해온 시인, 자꾸 산문화되는 세상에서 응당 받아야 할 주목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것이다.
그 노래 속에서 우리 민족의 치유하기 힘든 아픔도 정화된다. 하나만 예로 들자. 거창은 좌우가 갈려 서로를 학살한 민족적 아픔의 대표적 장소 가운데 하나다. 어느 한쪽을 편들어 상대방을 추궁하자면 한이 없을 것이다. 그 아픔은 정화시키는 수밖에 다른 방도가 없다. 그런 상황을 박태일의 「거창노래」 연작시의 마지막 시처럼 노래로 녹여낸 경우를 본 적이 있는가?
돌에 돌이 부딪쳐 불을 이루고
그 불에 다쳐 파란
돈냉이 비름 비비추 언덕
거창도 가조 들 보리밭 매운 흙 속
싸륵싸륵 총검이 녹스는 소리
한 시대가 무장 푸는 소리.
박태일의 ‘노래’는 지역어들까지 녹여낸다. 백석 시의 지역어들이 토속 생명의 맛을 보여 준다면 박태일의 지역어는 그 맛에다 노래의 흥취와 압축을 돋구는 기능까지 발휘한다. 이 산문의 시대에 박태일은 잊지 말고 되돌아봐야 하는 존재인 것이다.
-시인 황동규
박태일
1954년 경남 합천군 율곡면 문림리 태생.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 과정을 마쳤다.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미성년의 강」이 당선하여 문학사회에 나섰다. 시집으로 『그리운 주막』, 『가을 악견산』, 『약쑥 개쑥』, 『풀나라』, 『달래는 몽골 말로 바다』, 『옥비의 달』, 『연변 나그네 연길 안까이』, 연구·비평서로 『한국 근대시의 공간과 장소』, 『한국 근대문학의 실증과 방법』, 『한국 지역문학의 논리』, 『경남·부산 지역문학 연구』 1, 『마산 근대문학의 탄생』, 『유치환과 이원수의 부왜문학』, 『시의 조건, 시인의 조건』, 『지역문학 비평의 이상과 현실』, 『경남·부산 지역문학 연구』 4, 『한국 지역문학 연구』를, 산문집으로 『몽골에서 보낸 네 철』, 『시는 달린다』, 『새벽빛에 서다』, 『지역 인문학-경남·부산 따져 읽기』를 냈다. 그밖에 『가려뽑은 경남·부산의 시 두류산에서 낙동강에서』, 『크리스마스 시집』, 『동화시집』, 『소년소설육인집』, 『무궁화-조순규 시조 전집』, 『정진업 전집 시』 등을 엮었다. 김달진문학상, 부산시인협회상, 이주홍문학상, 최계락문학상, 편운문학상, 시와시학상을 받았다. 2020년 정년을 맞아 한정호·김봉희가 엮은 『박태일의 시살이 배움살이』가 나왔다. 현재 경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