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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지우는 소설
일본 사소설과 한국의 자전소설
저자 안영희 역자/편자
발행일 2024-06-30
ISBN 979-11-5905-930-8 (93800)
쪽수 382
판형 152*223 무선
가격 3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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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독자적인 문학 양식 사(私)소설, 인문학을 선도하다

 

일본의 ‘사소설’은 100년 동안 그 명맥을 이어가며 일본문학의 독자성 확보에 일조한 문학 양식이다. 사소설의 ‘사(私)’는 일본어로 ‘나’라는 뜻으로 나에 관한 이야기를 쓰는 소설이다. ‘나’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은 여느 국가의 문학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사소설은 그만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사소설에서 작가는 자신이 경험한 실제 사생활을 쓰고 독자는 주인공을 작가라고 생각하고 읽는다. 소설은 픽션이라는 기존의 문학관념을 벗어나 소설의 개념을 역전시킨 것이다.

100개 이상의 수많은 나를 표현하는 일인칭·자칭사, 사실을 중시하는 문화, 한 인간의 내면을 끝까지 성찰하는 나에 관한 연구, 독자들의 엿보기 취미 등 일본의 문학적·문화적 배경이 사소설의 탄생과 발전을 야기했다.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저자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추악하고 부끄러운, 한편으로는 지루하기도 한 개인을 작품에 녹여내 독자의 호기심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인문학의 위기를 말할 때, ‘나’를 극단으로까지 내몰고 나와 마주한 사소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일본 사소설과 한국 자전소설, 그 다양성과 방향성을 탐구하다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지우는 소설』에서는 일본인의 특성을 사소설과 연결하여 설명한다. 자신의 사생활을 외부에 공개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지만 타인의 사생활에는 과도한 관심을 보이는 국민적 특성이, 일본 사소설의 역사를 어떻게 지속했는지를 설명한다. 일본 사소설 작가는 소설의 제재를 구하기 위해 심연의 ‘나’를 발견하려 애쓴다. 이러한 노력의 과정에서 불륜, 금전 문제, 자살소동 같은 비일상적인 행동을 하는 역설도 발생하게 된다.

저자는 일본 사소설과 유사한 한국의 문학양식인 ‘자전소설’을 함께 소개한다. 소설 밖의 작가가 소설의 주인공이라는 기본적인 개념은 사소설과 동일하지만 문화적 배경이 그 차이를 자아낸다. 한국인들은 정제되지 않은 타인을 마주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데, 이러한 한국의 문화적 특성 때문에 한국 자전소설에는 ‘사회화된 나’가 등장한다. 1990년대 이후, 한국문학도 국가와 민족을 이야기하는 거대 담론에서 개인과 일상을 이야기하는 소서사로 옮겨온 것도 사실이지만 우리는 여전히 분단국가이기에 사회 속의 ‘나’가 그려진 소설을 선호한다.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지우는 소설』은 일본 사소설의 계보를 추적하며 일본의 문화와 문학을 연결 짓는 것은 물론, 사소설과 유사한 한국의 자전소설을 함께 조명함으로써 사회문화적인 차이를 드러낸다. 인문학이 축소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인간에 대해 탐구하고 공개하는 문학을 연구하며 문화적·역사적·문학적 관계성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다하고 있다.

들어가며_일본 사소설 100년사,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지우다

 

 

제1부 일본 사소설의 계보

 

제1장 사소설이란 무엇인가?

1. 사소설의 정의-줄거리가 없는 소설

2. 일본어와 사소설-사생문의 전통

3. 일본문화와 사소설-현실을 회피한 도망 노예, 한국의 자전소설

제2장 사소설의 탄생과 다야마 가타이 『이불』47

1. 사소설의 탄생과 『이불』의 정전 형성-‘나’의 근대적 자아 형성, 국민국가 형성  48

2. 『이불』의 독자와 나의 이데올로기-묵독의 시대와 근대 개인의 내면 발견  58

3. 근대 그리고 젠더-남성들의 이야기와 배제된 여성의 이야기  66

제3장 고백소설의 기법을 계승한 이와노 호메이 『오부작』, 한국의 자전소설

1. 있는 그대로의 환상과 다야마 가타이의 평면묘사

2. 사소설의 소설기법을 완성한 이와노 호메이의 묘사-이와노 호메이와 김동인의 일원묘사

3. 외국어로 구상하고 모국어로 쓴 김동인의 고백체 소설

제4장 예술과 생활의 일치를 추구한 가사이 젠조 「슬픈 아버지」

1. 줄거리가 없는 소설

2. 텍스트와 사소설적 요소, 파멸형 사소설 작가의 삶과 예술

3. 다이쇼시대 문학 공간에 나타난 심리적 불안과 주인공의 내면세계

제5장 사소설의 완성자 시가 나오야 『기노사키에서』

1. 모던의 옷을 걸친 사소설

2. 일상생활의 예술화에 성공한 조화형 사소설의 완성자

3. 사소설 신화와 일본 근대

제6장 포스트모던시대의 도래를 예고한 시가 나오야 『화해』

1. 『화해』의 서사-예술과 생활의 일치

2. 『화해』 시간 허구와 현실의 경계를 와해하는 메타픽션

3. 포스트모던시대의 사소설과 현대소설의 가능성 제시

제7장  ‘나’를 실험한 작가 다자이 오사무 『인간실격』

1. 새로운 사소설의 길을 개척한 다자이 오사무-그의 삶과 사소설의 길

2. 『인간실격』의 변형된 사소설과 고백

3. ‘나’의 실험과 파멸

 

 

제2부 일본의 사소설과 한국의 자전적 소설-신변소설, 자전소설, 오토픽션

 

제8장 일본의 사소설과 매독, 그리고 식민지 조선의 근대 화류병과 문명병

1. 일본 사소설과 화류병

2. 조선 식민지 지식인과 문명병

3. 화류병과 문명병으로 표상되는 제국과 식민지 시선의 간극

제9장 사소설과 일제강점기 신변소설의 해석공동체-가사이 젠조 「슬픈 아버지」, 『아이를 데리고』와 안회남 「고향」, 「향기」

1. 사소설과 신변소설의 해석공동체

2. 사실과 픽션의 경계를 허문 가사이 젠조  「슬픈 아버지」, 『아이를 데리고』  224

3. 사적 영역의 대두와 안회남의 신변소설  「고향」, 「향기」  232

제10장 사소설의 소설가소설과 일제강점기소설의 자기반영적 글쓰기-가사이 젠조의 「꿈틀거리는 자」와 박태원의 「적멸」

1. 가사이 젠조의 「꿈틀거리는 자」와 소설가소설, 소설을 쓸 수 없는 소설가

2. 박태원의 「적멸」과 소설가소설, 픽션과 리얼리티의 관계-소설가소설과 모더니즘

3. 소설가소설과 자기반영적 소설의 가능성 모색

제11장  ‘사회화된 나’와 한국의 자전소설 신경숙 『외딴방』

1. 소설가소설과 일본의 사소설 소설 쓰기에 대한 의문 제기

2. 사소설과 『외딴방』의 이중적 서사 사실과 픽션의 경계

3. 전기적 요소와 사회성 나에게서 우리로

제12장 사소설과 자전소설의 일상성·고백·개인-유미리 『생명』과 공지영 『즐거운 나의 집』

1. 사생활과 자기폭로, 그리고 전통적 가족상의 붕괴

2. 작품의 사회성 배제, 그리고 개인의 욕망과 일상의 부각

3. 여성문학의 특징과 일상성·고백·개인

제13장 사소설의 전통과, 니시무라 겐타 『고역열차』-2000년대 한국의 오토픽션

1. 사회성과 허구를 배제한 사소설의 전통과 『고역열차』

2. 사소설 작가의 허무주의와 개인의 파멸, 그리고 창작기법으로서의 글쓰기

3. 일본의 사소설과 한국의 오토픽션

 

 

나오며_인공지능시대의 휴머니즘, 나를 실험하고 연구한 사소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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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희 安英姬, An Young-hee
현재 계명대학교 Tabula Rasa College 교수. 일본 도쿄대학교 초역문화과학전공 비교문학비교문화코스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는 『일본의 사소설』(살림출판사, 2006), 『한일근대소설의 문체성립』(소명출판, 2011), 『문학과 영화로 인성을 디자인하다』(계명대 출판부, 2021). 일본어로 번역 출간된 책 『韓から見た日本の私小』(우메자와 아유미 역, 鼎書房, 2011)이 있고, 번역서로는 『마음』(계명대 출판부, 2021) 등이 있다. 도쿄대학교에서 김소운상, 한국비교문학회에서 비교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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