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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연의 『일일행사대략』
조선 선비는 어떻게 하루를 보냈나
저자 이양연 역자/편자 박동욱 역
발행일 2026-10-30
ISBN 979-11-7549-138-0 (03150)
쪽수 215
판형 130*200 무선
가격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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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소개되는 이양연의 생활지침서

『일일행사대략』은 이양연이 남긴 여러 저술 가운데에서도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동안 이양연은 주로 시인으로 알려졌지만, 이 책에서는 시와는 다른 방식으로 그의 삶과 공부, 인간관계와 생활에 대한 생각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이 자료는 이번에 처음으로 학계에 소개되는 자료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양연의 『일일행사대략』은 하루의 일과를 통해 평생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조선의 한 선비가 무엇을 먹고 입었는지, 어떻게 부모를 섬기고 책을 읽었는지, 사람을 어떻게 대하고 변고에 어떻게 대처하려 했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오래전 한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려 했던 흔적과 마주하게 된다.

『일일행사대략』은 국립중앙도서관과 고려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된 필사본으로, 3권 1책에 모두 38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편에서는 사친과 독서를 중심으로 하루의 일과를 다루고, 중편에서는 몸과 정신, 태도, 인간관계와 살림살이 등 일상의 문제를, 하편에서는 관혼상제와 교유, 질병과 변고 등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 특히 다른 일과지침서와 달리 시간대별 체계에 얽매이기보다 항목별로 저자의 생각을 자유롭게 펼쳐 놓은 점이 특징이다.

 

오늘의 자기계발서보다 오래된 ‘하루의 기술’

오늘날 시간 관리와 자기계발에 관한 책이 넘쳐나지만, 『일일행사대략』이 말하는 하루는 단순한 효율의 단위가 아니다. 하루를 어떻게 보내느냐는 곧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느냐의 문제다. 저자는 “하루가 인생에 다름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곧 일생을 잘 살아가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고, 같은 일을 반복하고, 매일 자신을 돌아보는 일상의 반복 속에서 사람은 조금씩 달라진다는 생각이다.

『일일행사대략』은 그래서 조선 시대 선비의 낡은 생활 규범만을 보여주는 책이 아니다. 물론 오늘날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가치도 있지만, 가족을 돌보는 일, 공부하는 태도, 인간관계, 욕망과 소비,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처럼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문제를 담고 있다. 하루를 잘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한 사람의 삶을 지탱하는 습관과 태도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은 하루 동안 해야 할 일과 삶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상황을 정리한 일종의 생활지침서다. 단순히 시간표를 정해 하루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부모를 섬기는 일에서 독서와 글씨 쓰기,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일, 사람과 관계를 맺는 법, 살림과 재물을 다루는 법, 관혼상제와 질병과 변고에 대처하는 법까지 삶의 거의 모든 영역을 아우른다.

 

부모를 섬기고 책을 읽는 하루

상편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부모를 섬기는 일이다. 새벽에 부모의 안부를 살피고, 세수할 물과 수건을 챙기며, 침구를 정돈하고 방을 청소하고, 식사 준비까지 직접 살핀다. 부모를 섬기는 일은 거창한 행동이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세세한 일상의 실천에서 시작된다.

독서에 대해서도 매우 구체적이다. 책을 읽는 순서를 따르고, 일정한 공부량을 정해 날마다 지키며, 어려운 내용은 따로 기록하고, 문장의 뜻을 정확히 파악한 뒤 의리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글씨를 쓰는 태도까지도 공부의 일부로 보았다. 새벽부터 밤까지의 일상을 통해 부모를 섬기는 일과 배우는 일이 한 사람의 삶에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하루의 일과에서 인간관계의 원칙까지

중편으로 들어가면 책의 범위는 훨씬 넓어진다. 몸과 성정, 마음과 감정, 기질과 몸가짐, 말과 웃음, 행동거지에서부터 스승과 제자, 형제, 부부, 자녀, 친척, 이웃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간관계를 다룬다. 옷과 음식, 살림살이와 재물, 생활용품처럼 우리가 일상에서 실제로 부딪히는 문제도 빠짐없이 다룬다.

특히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다룬 대목에서는 서로 이름만 스승과 제자라고 부르는 관계를 경계하고, 참다운 배움과 가르침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서로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음식에 대해서는 생명을 보양하는 수단인 동시에 욕망이 시작되는 자리라고 보고, 절제하지 못할 때 생겨나는 여러 폐단을 경계한다. 오늘의 삶에서도 낯설지 않은 인간관계와 욕망의 문제를 구체적인 일상의 언어로 풀어낸 것이다.

 

제사와 상례에서 질병과 변고에 대처하는 법까지

하편에서는 사람이 평생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중요한 의례와 사건들을 다룬다. 제사와 상례를 비롯하여 관례와 혼례, 나랏일, 손님과 친구를 대하는 법, 외출과 교유, 질병, 뜻밖의 변고에 대처하는 방법까지 포함한다.

특히 ‘처변(處變)’에서는 물난리와 화재, 도적의 침입, 흉년과 질병, 추위와 굶주림 같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을 변고의 사례로 들면서, 평소에 마음과 기력을 단련해 두어야 위급한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아무 일이 없는 평상시에 자신을 단련하는 일이야말로 위기의 순간을 견디게 하는 힘이라는 것이다.

들어가며

산운 이양연의 『일일행사대략一日行事大略』 해제

『일일행사대략一日行事大略』 서문

 

『일일행사대략(一日行事大略)』-상편 

잠에서 깨다寤睡 

잠자리에서 일어나다起寢 

아침 일찍 사당에 문안하다晨謁 

진지를 드시라고 알린다告飯 

독서讀書 

글씨를 쓰다寫字 

날이 저물 때及暮 

 

『일일행사대략(一日行事大略)』-중편 

몸身 

성性 

마음心 

정情 

기氣 

기상氣像 

말을 하면서 웃는 것言笑 

동정動靜 

사제師弟 

형제兄弟 

부부夫婦 

자녀子女 

친척親戚 

노비奴婢 

가까운 이웃接隣 

의복衣服 

음식飮食 

살림살이治産 

재물의 씀씀이財用 

각종 기물과 도구器用 凡百器用 

 

『일일행사대략(一日行事大略)』-하편 

제사祭祀 

거상居喪 

관冠 

혼인昏

나라의 부역에 응함應邦役 

손님과 친구 대접하기接賓友 

출입出入 

교유를 가려 택함擇交遊 

질병疾病 

변고에 대처하다處變 

이단을 물리침闢異端 

 

 

참고문헌 

성현聖賢의 책이 아니면 눈을 두어서는 안 된다. 글을 읽으려 할 때마다 옷매무새를 바로잡고 책상과 마주하여 항상 공경스럽게 무릎을 꿇는다. 공경하는 마음으로 책을 펴서, 때로는 조용히 읊조리고 때로는 크게 낭독하되, 마음에 맞고 감흥이 일어나는 대목에서는 금석金石 소리처럼 쟁쟁하게 울려야 한다. - 독서 중에서

 

부부 간에는 예를 갖추어 서로 공경하고, 말은 온화하고 세밀하며, 기운은 엄정하면서도 화평해야 한다. 남편이 의리를 지키고 아내가 따르니, 어찌 집안의 도리가 이루어지지 않음을 근심하겠는가? - 부부 중에서

 

뱃속의 아이를 두고 혼인을 약속한다는 관행은 위방韋放과 장솔張率로부터 비롯되었다. 사마 온공司馬溫公의 말씀이 여러 책에 자세히 실려 있으니, 곧 포대기 속 아이에게 함부로 혼인을 허락하거나 뱃속의 아이를 두고 혼인을 정하는 것을 깊이 꾸짖은 내용이다. 이는 참으로 격언格言이자 지론至論으로서, 마땅히 후세의 법도로 삼아야 할 것이다. - 혼인 중에서

저자

이양연 李亮淵, 1771~1856
조선 후기에 활약했던 뛰어난 시인이다. 본관은 전주(全州)이고, 자는 진숙(晉叔)이며, 호는 임연재(臨淵齋), 산운(山雲)이다. 평생 변변찮은 벼슬에도 오르지 못하고 삶을 마감했다. 그의 시는 200여 편에 불과하지만 조선의 어떤 시인보다 우수한 시적 성취를 보여주고 있다. 주로 5언 절구와 5언 고시에 특장을 보인다. 전고(典故)를 거의 사용하지 않으면서 담백한 시어를 써서 뛰어난 발상과 감각으로 새로운 시세계를 구축했다. 전통적 한시의 자장(磁場)에서 벗어나 조선적인 한시를 구현했다는 데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양연의 문집은 총 여섯 개의 이본이 남아 있다. 문집은 모두 목판본이 아닌 필사본으로 전해지고 있다.

역자

박동욱 朴東昱, Pak Dong-uk
한양대학교 인문과학대 교수이자 늘 새로운 학술 주제를 발굴하고 연구하는 한문학자이다. 『라쁠륨』을 통해 등단한 현대시 작가이기도 하다. 한문학을 학술적으로 엄밀히 연구하면서도, 그 문학성에 주목해 쉽고 편안한 문체로 풀어내 독자들에게 고전의 재미와 의미를 전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하루 한편 우리 한시』, 『처음 만나는 한시, 마흔여섯 가지 즐거움』, 『조선의 좌우명』, 『중년을 위한 명심보감』, 『눈썹을 펴지 못하고 떠난 당신에게』,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너보다 예쁜 꽃은 없단다』, 『살아있는 한자 교과서』(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눈 내린 길 함부로 걷지 마라-산운집』, 『승사록, 조선 선비의 중국 강남 표류기』, 『혜환 이용휴 시전집』(공역), 『혜환 이용휴 산문전집』(공역), 『북막일기』(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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