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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의 시인들
한국전쟁 원체험과 냉전문학
저자 박연희 역자/편자
발행일 2026-07-30
ISBN 979-11-7549-063-5 (93810)
쪽수 519
판형 152*223 무선
가격 3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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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의 시인들』 은 한국시에서 나타나는 현실성과 현대성의 인식을 냉전 인식의 산물로서 독해한다. 시인에게 있어 한국전쟁으로 인해 초래된 이데올로기적, 제도적, 심미적 특징과 변화는 분단과 냉전의 문제의식이 심화되는 가운데 전쟁 체험의 제 양상에 따라 복잡하게 드러나 전봉건의 경우처럼 말년성의 문학으로 읽히기도 한다. 따라서 한국전쟁의 문학사적 의미와 내셔널리즘의 비평적 탐색을 충분히 고려하되 그에 대한 시인의 원초적 체험을 최대한 실증적으로 살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원체험-자기 서사-전유라는 이 책의 구성은 지금껏 저자가 공부해온 냉전문화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시문학에서 정리하려고 마련한 서술의 틀이다. 한국전쟁과 분단체제, 더 나아가 냉전체제에 기반하여 등장한 대항이념을 포함해 이를 고착화, 내면화한 시인들의 시적 발화와 그에 대한비평적 담론을 문제적으로 재독하기 위함이다.

제1부는 특정 사건과 상황에 따라 상이하게 만들어진 한국전쟁의 원체험과 그것이 여전히 중요하게 반복되거나 재의미화되는 사례를 분석했다. 한국전쟁 초기부터 북한군 점령기간과 부역자 처벌 특별법에 따른 전쟁 피해를 모윤숙, 노천명, 홍윤숙의 여성 시인의 서로 다른 존재 방식을 통해 파악하고 전쟁 세대의 체험적 요소가 20~30년간 다른 시적 의제로서 반복되는 것을 김종삼의 문학에서 살폈다. 개별 시인들이 겪은 한국전쟁의 폭력성은 전쟁이 발발하기 이전과 이후의 복합적인 시간성을 매개로 하여 형상화되었음을 들여다본다.

제1 부에서 살핀 한국전쟁의 원체험은 그와 다른 역사적, 문화적 경험으로 가공되어 나타난다. 그러기에 제2부는 1950~1960년대 현대시의 성취 속에서 확인되는 전후문학의 자기 서사를 유치환, 양명문, 김종문, 한하운의 '자작시 해설'의 독특한 텍스트를 중심으로 분석한 것이다. 전후라는 통념이 실은 한국전쟁기 문학 이념의 탈맥락화와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은 현대 시문학사를 이해하는 데 있어 자못 중요하다. 전후문학장에서 유행처럼 기획된 회고적 문학사 기술은 누군가에게는 수정 가능한 자기 서사의 원천이기도 하다. 제3부는 전쟁 세대 시인들이 보여준 자기 체험에 대한 시학적 · 비평적 고투와 전유의 산물을 재조명하는 지면이다. 탈식민적, 탈후진적, 탈냉전적 자기 인식 속에서 간헐적으로 표출된 문학과 비평은 한국전쟁의 문학적 경험이라는 특수성을 내장한 채로 전개된 측면이 있다. 한국전쟁기 문학 또는 전후문학은 냉전 시대라는 장기적 흐름과 상관관계 속에서 1950년대 시문학에 국한되지 않고 시문학장의 변천과 관련하여 재독 가능하다.

『냉전의 시인들』 에서는 냉전 질서의 급변을 인식하는 방식으로서 시인들의 비평과 번역을 살피거나 한국사회의 선진화를 상상하며 한국시의 보편적인 위상을 탐색한다. 또한 진보문학 운동의 분화 과정에서 읽을 수 있는 시 비평과 문화 활동을 살펴볼 수 있다.

서문_ 책머리에

프롤로그_1980년대 전봉건과 냉전의 기억

제1부 원체험 - 모윤숙, 노천명, 홍윤숙, 김종삼
제1장_ 전선의 여성 시인
제2장_ 북한군 점령기 모윤숙의 잔류 체험과 한국전쟁 재전유의 서사
제3장_ 미군 심리전과 모윤숙의 한국전쟁 수기와 영상
제4장_ 홍윤숙의 원체험과 전쟁, 피난, 평화 이미지
제5장_ 김종삼 문학과 전쟁 / 종군 세대의 '평화론'

제2부 자기 서사 - 유치환, 한하운, 양명문, 김종문
제1장_ 「자작시 해설집」 총서와 전후 시인들
제2장_ 1950년대 후반 전후 인식의 『자유문학』 의 '자작시 해설' 담론
제3장_ 1950년대 유치환의 자작시 해설과 '북만주'
제4장_ 한하운 시의 월경하는 자기 서사
제5장_ 종군 시인의 자작시 해설 - 양명문과 김종문의 경우

제3부 전유 - 김수영, 박인환, 정현종, 김지하, 고원
제1장_ 김수영과 박인환의 번역과 냉전 인식
제2장_ 김현의 정현종론과 유희적 상상력
제3장_ 불문학자 김현의 한국시 비평
제4장_ 고원과 냉전 1970년대 후진국 지식인의 미주 문학을 중심으로


초출일람
참고문헌

같은 시기 영상에 비해 모윤숙은 북한군의 탄압과 폭력을 직접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겪은 고난 체험의 모티프는 불안과 공포라는 감정적인 층위에서 부각된다. 북한군을 피해 숨어 지내야 했던 고통은 정주할 수 없는 불안한 이동의 내러티브로 구현된다. 도강하는 피난민처럼 모윤숙도 안전한 곳을 찾아 이동하지만 “넓은 강이 가로놓”여서 번번이 “남행은 단념”할 수밖에 없다. 잔류민의 피난은 다시 “서울시내로 뚫고 들어가”는 악순환의 반복인 것이다.  - 제3장 | 미국 심리전과 모윤숙의 한국전쟁 수기와 영상 중에서

 

그렇다면 1950년대 후반에 자전적 비평으로서 다시 등장한 「술노래」는 식민지 말기의 「술노래」와 과연 동일한 텍스트인가. 분명한 것은 1958년의 자작시 해설 「술노래」와 1942년의 시 「술노래」에 대해 그는 “시방도” 다를 바 없는 자기 자신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방 후 김동명의 시세계가 초반과 비교해 큰 변모를 가져 왔음은 연구사적으로 공인된 사실이다. 그런데 정치적 암흑기의 고조된 감정 속에 새롭게 선보인 지구 이미지와 우주적 상상력 등은 『진주만』과의 연속적인 흐름 속에서 강조된다.  - 제2장 | 1950년대 후반 전후 인식의 『자유문학』의 ‘자작시 해설’ 담론 중에서

 

전후문학에서 아메리카니즘은 서부 개척정신, 프런티어라는 19세기 미국화의 노선을 매개로 특권화된다. 유럽의 전통과 절연하는 과정은 서부 개척의 프런티어 정신으로 표방되는 새로운 에피스테메의 출현을 의미하며 동시에 2차 세계대전 이후 그 중심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동하는 세계 체제의 근본적인 변화를 시사한다. 야만의 문명화, 자연의 인공화, 더 나아가 세계의 냉전화는 자본주의를 근간으로 한다. 박인환의 번역은 아메리카니즘의 핵심 중 하나로 프런티어 정신을 소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 제1장 | 김수영과 박인환의 번역과 냉전 인식 중에서

박연희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연구교수. 동국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주로 해방 후 한국문학과 냉전 및 후진성 문화연구를 하고 있다. 저서로는 『제3세계의 기억』과 공저 『청맥의 시간들-1960년대 한국의 지식장과 탈냉전의 아포리아』, 『아프레걸 사상계를 읽다』, 『미국과 아시아』, 『할리우드 프리즘』, 『동아시아 역사와 자기서사의 정치학』, 『비평현장과 인문학 편성의 풍경들』, 『미당 서정주와 한국 근대시』, 『다시 보는 한하운의 삶과 문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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