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Close

출간 도서

도서 상세보기

뒤로가기
일본인의 사유양식과 자본주의 정신
저자 김필동 역자/편자
발행일 2023.4.25
ISBN 9791159057861
쪽수 266
판형 152*223, 무선
가격 19,000원
서점 바로가기

일본은 어떻게 비서구 사회에서 유일하게 근대화, 산업화에 성공할 수 있었는가?

일본인들은 이러한 문제의식 제기에 적지 않은 당혹감을 느낀다고 한다. 일본 근대화의 기반은 근세인데, 그 시대에는 서구적인 ‘시민’ 의식 같은 것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에 간과해서는 안 되는 한 가지 사실을 지적한다.

바로 그 근세 시대에 ‘일본적 자본주의 정신’이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18세기 무렵, 일본적 자본주의 정신이 일본 사회에 형성되기 시작했다. 백성들의 의복은 천(布)이나 목면(木綿), 하급 무사들은 명주(紬)나 견(絹)으로 한정되는 법령이 시대를 관통하는 등. 신분을 초월하여 분수를 지켜야 한다는 생활 태도(身分相応)가 일본 사회의 전통으로 존재했다.

그뿐만 아니다. 미신(迷信)·주술(呪術)로부터의 해방과 의식·사회 변화를 선도하며 생활 속의 실천 도덕이라는 사상을 전개하는 민중 사상가들이 각지에 등장했다. 그들이 주창하는 실천 사상이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함에 따라 첫째로는 도덕성과 공공성을 중시하는 상인 정신이 형성되었고, 둘째로는 자기 혁신의 실천 덕목으로서 검약 사상을 중시하며 지역·사회 발전의 토대가 되는 윤리성이 확립되었다.

정직, 근면, 검약, 음덕, 화합, 인내 등과 같은 통속도덕의 윤리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부를 추구하고 공익성을 중시하는 ‘일본적 자본주의 정신’이 저변에서부터 잉태된 것이다.


‘신생(新生) 일본’이 등장하다

80년대 말 경제 구조의 패러다임과 시대적 가치관의 변화로 일본 사회가 총체적 위기감에 빠져들자, 지식인들은 전후 부흥, 고도 경제 성장, 그리고 경제 대국 일본을 건설한 전후 가치·시스템과의 과감한 단절을 요구하며 일본 사회의 혁신을 부르짖었다. 경제계는 근본적인 혁신을 바탕으로 창조와 다양성의 중시, 가치 기준의 변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새로운 기업 문화 구축에 사활을 걸었다. 금융 개혁을 비롯한 제도 개혁과 규제 완화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여 경제계의 자구 노력을 뒷받침한 정치권의 노력과 갖은 비난에도 경기 회복과 부양을 위한 각종 정책을 통해 일본 재건에 몰두한 관료들의 노력도 있었다.

구조 조정과 고용 불안이 지속되면서 가치관의 혼란이나 심리적 불안감이 증폭되고,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사회 문제 등이 일본인들의 일상성을 위협하고 있었음에도 과거의 영광을 떠받혀 온 통속도덕적 사유양식은 크게 무너지지 않았고, 계층·세대·지역·노사 간에 나타날 수 있는 극한적인 갈등이나 대립 따위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렇게 일본 사회는 90년대부터 시작된 경제 위기를 ‘잃어버린 20년’으로 규정하며 다양한 각도에서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는 움직임을 활발히 전개했다. 이는‘뉴 저팬’의 탄생을 예고하는 인고(忍苦)의 시간이었다. ‘잃어버린 20년’이 아닌 ‘자기 혁신의 20년’이었던 것이다.


저자는 한국 자본주의 문화의 선진화를 위해 서구와 일본적 자본주의 정신의 실체를 돌이켜 보았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이 책을 완성했다. 이 책을 통해 자본주의 정신의 실체를 우리 스스로 이해하고 실천하는 ‘사상의 내면화 과정’, 그 첫걸음을 뗄 수 있길 바란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