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육유 | 역자/편자 | 주기평 역 |
---|---|---|---|
발행일 | 2023.06.25 | ||
ISBN | 9791159058042 | ||
쪽수 | 362 | ||
판형 | 152*223 양장 | ||
가격 | 31,000원 |
송대를 대표하는 남송 최고의 시인, 육유
이 책의 저자인 육유(陸游, 1125∼1209)는 중국 남송(南宋)의 시인으로, 자(字)는 무관(務觀)이고 호(號)는 방옹(放翁)이며 월주(越州) 산음(山陰, 지금의 절강성(浙江省) 소흥시(紹興市)) 사람이다. 이른바 남송사대가(南宋四大家)의 한 사람으로서 남송의 시단을 대표한다. 평생 일만 수에 달하는 시와 우국의 열정으로 가득한 시편을 통해 중국 최다작가이자 대표적인 우국 시인으로서의 명성을 지니고 있다. 그는 풍부한 문학적 소양과 방대한 지식, 부단하고 성실한 창작 태도 등을 바탕으로 시집 『검남시고(劍南詩稿)』 85권 외에 『위남문집(渭南文集)』 50권, 『남당서(南唐書)』 18권, 『노학암필기(老學庵筆記)』 10권, 『가세구문(家世舊聞)』 등 사와 산문, 역사 방면에서도 많은 저작들을 남기고 있다.
육유 시의 전모를 살펴볼 수 있는 시선집
이 책은 현전하는 육유 시선집 중 가장 이른 시기에 편찬된 것으로, 남송(南宋) 나의(羅椅)가 편찬한 『간곡정선육방옹시집(澗谷精選陸放翁詩集)』 10권과 남송(南宋) 유진옹(劉辰翁)이 편찬한 『수계정선육방옹시집(須溪精選陸放翁詩集)』 8권 및 명(明) 유경인(劉景寅)이 편찬한 『육방옹시별집(陸放翁詩別集)』 1권의 합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여기에 수록된 작품 수는 총 687수이다.
육유의 시는 일찍부터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었으며, 특히 조선의 문인들은 육유의 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여 조선 전기 세조 연간에 『간곡』과 『수계』를 합간한 『명공묘선육방옹시집(名公妙選陸放翁詩集)』이 간행되었으며, 조선 후기 정조 연간에는 두보의 율시와 육유의 율시를 모은 『두율분운(陸律分韻)』 등의 시선집이 간행된 바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중국 문학 전공자들의 송대 시 연구뿐 아니라 한국학 연구자에 있어 중국 시문학의 한국적 수용양상과 영향 등을 파악하는 데에도 좋은 자료가 되며, 일반 독자들에게는 중국 전통 시에 대한 지식과 감성을 쌓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육유의 시 전집은 명대까지도 아직 완정한 간본이 없이 필사본으로만 전해지고 있다가, 명대 모진(毛晉, 1599∼1659)의 급고각(汲古閣)에서 시 전집 『검남시고(劍南詩稿)』가 간행되어 오늘날까지 전하고 있다. 『정선육방옹시집』은 『검남시고』보다 백여 년 전에 간행된 것으로, 남송(南宋)의 나의(羅椅)와 유진옹(劉辰翁) 및 명(明) 유경인(劉景寅)이 편찬한 개별 선집을 하나로 엮어 각각 전집, 후집, 별집으로 구분하여 간행한 것이다. 이 책은 육유의 시 전집이 나오기 이전에 육유의 시를 보존하고 유통하는 데 커다란 기여를 했을 뿐 아니라, 비평가의 관점에서 적절한 평점과 평어를 병기함으로써 육유 시의 전모를 잘 드러내 보여주고 있는 대표적인 시선집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선록된 시가의 구성면에 있어 육유 시의 서로 다른 풍격을 살펴볼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선집이다. 『간곡』에는 육유의 시 중에서 청신하고 맑은 감성을 노래한 시가나 자연의 풍광을 노래한 산수 시 등이 수록된 반면, 『수계』에는 침략당한 나라를 애통해하는 비분강개한 감정과 강한 투쟁 정신을 표출하는 애국주의 정신을 담고 있는 시가들이 많다. 이러한 두 가지 풍격은 전종서(錢鍾書)가 『송시선주(宋詩選注)』에서 “육유의 작품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비분과 격앙에 찬 감정으로 나라를 위해 설욕하고 잃어버린 국토를 찾아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한적하고 섬세한 느낌으로 일상생활 속의 깊은 재미를 음미하고 눈앞의 경물의 다양하게 굴곡진 모습을 세밀하게 그려내는 것이다.”라고 밝힌 바와 같이, 육유의 시 세계를 구성하는 커다란 두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역자 서문
간곡정선육방옹시집(澗谷精選陸放翁詩集)권1
고시(古詩)(17수)
촉 땅 술의 노래(蜀酒歌)
청성도인과 술 마시며 쓰다(與靑城道人飮酒作)
여름밤 크게 취했다 깬 후 느낀 바 있어(夏夜大醉醒後有感)
빗속에 안복사 탑에 올라(雨中登安福寺塔)
이재(怡齋)
양 참정에게 드리다(投梁參政)
한주의 서호를 노닐며(遊漢州西湖)
취한 후 글씨를 쓰고 시를 노래하며 놀이 삼아 쓰다(醉後草書歌詩戱作)
추념하여 한나라 태액지의 황곡가를 보충하다(追補漢太液黃鵠歌)
저녁에 거닐며(晩步)
소나무와 천리마의 노래(松驥行)
봄밤에 책을 읽다 느낀 바 있어(春夜讀書感懷)
해가 뜨고 지는 노래(日出入行)
강에 뜬 달의 노래(江月歌)
양백자에 화운하여(和伯子)
책을 읽다가(讀書)
권2
고시(古詩)(22수)
우연히 완화계를 지나다 옛날 노닐던 일을 생각하고 놀이 삼아 쓰다(偶過浣花感舊遊戱作)
만리교 문을 나서 강가에 이르러(步出萬里橋門至江上)
용화산에 유숙하는데 고요히 한 사람도 없고 선방 앞에 매화가 무성하게 피어 있어 달 아래에서 한밤중까지 홀로 감상하다(宿龍華山中, 寂然無一人, 方丈前梅花盛開, 月下獨觀至中夜)
성도를 떠나면서 만리교 막사에서 술 마시며 담덕칭에게 드리다(臨別成都, 帳飮萬里橋, 贈譚德稱)
거문고 소리를 듣고(聽琴)
서초교를 지나는 도중에 쓰다(瑞草橋道中作)
저녁에 양산기에 유숙하는데 새벽 무렵 큰비가 오고 북풍이 매우 거셌다. 잠시 후 삼백 리를 가서 마침내 안시포에 도착하였다(夜宿陽山磯, 將曉大雨北風甚勁. 俄頃行三百里, 遂抵雁翅浦)
항해하며(航海)
강가 누대에서 피리 불고 술 마시다 크게 취한 중에 쓰다(江樓吹笛飮酒, 大醉中作)
장가행(長歌行)
새해가 시작된 지 보름 만에 호숫가 마을에 매화가 남김없이 피어(開歲半月湖村梅開無餘)
한식날에 나가(一百五日行)
술 대하고 단양과 성도의 옛 친구를 생각하며(對酒懷丹陽成都故人)
객에 답하다(答客)
여름 모시 2수(夏白紵二首)
옛 촉왕의 별원은 성도 서남쪽 15, 6리에 있는데 매화가 매우 많다. 용처럼 뒤틀린 큰 나무 두 그루가 있는데 전하기를 ‘용매’라 한다. 내가 처음 촉 땅에 와서 일찍이 시를 지었고 이로부터 해마다 이곳을 찾아 왔는데 오늘 다시 이 시를 쓴다(故蜀別苑, 在成都西南十五六里, 梅至多. 有兩大樹夭矯若龍, 相傳謂之梅龍. 予初至蜀嘗爲作詩, 自此歲常訪之, 今復賦此)
방화루에서 매화를 감상하며(芳華樓賞梅)
신선이 되어 노닐며(遊仙)
천왕광교원은 즙산 동쪽 산기슭에 있는데, 내가 스무 살 때 노승 혜적과 노닐며 거의 열흘 동안 가지 않은 적이 없었다. 순희 갑신년 가을에 바다에서 조수를 구경하다 우연히 그 문에 배를 매어두고 지팡이 끌고 다시 노니니, 멍하니 격세지감을 느꼈다(天王廣敎院在蕺山東麓, 予年二十時, 與老僧惠迪遊, 略無十日不到也. 淳熙甲辰秋觀潮海上, 偶繫舟其門, 曳杖再遊, 怳如隔世)
아비산에 올라 정상에 이르러 진나라 때 새긴 비석을 찾아보고 다시 북으로 큰 바다를 바라보았는데, 산길이 매우 가팔라 인적이 드물었다(登鵝鼻山至絶頂, 訪秦刻石且北望大海, 山路危甚, 人迹罕至也)
10월 26일 밤에 꿈에서 남정 길을 가다 깨어나 문득 붓을 잡고 이 시를 쓰니, 시간은 오경이었다(十月二十六日, 夜夢行南鄭道中, 旣覺恍然攬筆作此詩, 詩成時已五鼓)
권3
칠언율시(七言律詩)
비가 개어 동궁산에서 노닐었는데 잠깐 사이 다시 비가 오다(雨晴遊洞宮山, 坐間復雨)
취중에 백애에 갔다 돌아오다(醉中到白崖而歸)
교유를 멀리하고 살며(深居)
장인관 도관 벽에 쓰다(題丈人觀道院壁)
강원현 동쪽 십 리 장씨의 정자에서 자다 새벽에 일어나(宿江原縣東十里張氏亭, 未明而起)
저녁에 횡계각에 올라 2수(晩登橫溪閣二首)
무담산 동쪽 누대에서 저녁에 바라보며(武擔東臺晩望)
청성도인을 기다리는데 오지 않아(待靑城道人不至)
활쏘기를 배우다가 느껴(學射道中感事)
검남의 서천문에 올라 느껴(登劍南西川門感懷)
성 위에서(城上)
일찍 길을 나서(早行)
가을 저녁에 성 북문에(秋晩登城北門)
취중에 우연히 쓰다(醉中偶書)
완화계에서 매화를 감상하며(浣花賞梅)
촉원에서 매화를 감상하며(蜀苑賞梅)
연회 자리에서 쓰다(席上作)
나그네 시름(客愁)
매화를 보내며(送梅)
즉석에서(卽席)
배 타고 소고산을 지나다 느낀 바 있어(舟過小孤有感)
집 벽에 쓰다(題齋壁)
밤길 가다 호두사에 유숙하며(夜行宿湖頭寺)
눈 내린 후 나가 노닐며 놀이 삼아 쓰다(雪後出遊戱作)
마을에서 살며 눈에 보이는 대로 쓰다(村居書觸目)
옛날을 느껴 2수(感昔二首)
한밤중 독서 마치고 문을 나서 오래도록 배회하다 돌아와 단구를 쓰다(夜半讀書罷出門, 徙倚久之, 歸賦短句)
탄식을 담아(寓歎)
권4
칠언율시(七言律詩)
유림 주막의 작은 누각에서(柳林酒家小樓)
상우의 여관에 옛날 쓴 글을 보고 세월을 느껴(上虞逆旅見舊題, 歲月感懷)
낮에 누워(晝臥)
취해 돌아오며(醉歸)
상청 세계의 연경관에서 장인관으로 돌아와 잠시 머무르며(自上淸延慶歸丈人觀少留)
몸소 농사지으며(躬耕)
운문산 초당에 쓰다(留題雲門草堂)
망강을 지나며(望江道中)
승방에 잠시 머물러 지내며(僧房假榻)
맑은 저녁에 호각 소리를 듣고 느낀 바 있어(晩晴聞角有感)
십사 일에 동림사에서 유숙하며(十四日宿東林寺)
금릉에서 먼저 유 유수께 드리다(金陵先寄獻劉留守)
꿈에 성도에 이르러 비통해하며 쓰다 2수(夢至成都悵然有作二首)
감회를 쓰다(書感)
눈 속에서 성도를 생각하며 (雪中懷成都)
서촌에서 취해 돌아오다(西村醉歸)
임 사군에게 드리다 2수(贈林使君二首)
흥을 보내어(遣興)
겨울 저녁에 산방에서 쓰다 2수(冬晩山房書事二首)
조약천의 편지를 받고 인하여 부치다(得趙若川書因寄)
밤에 취해 돌아오며 쓰다(夜歸醉中作)
이른 가을(早秋)
교외로 나갔다 밤에 돌아오며 눈에 보인 대로 쓰다(郊行夜歸書觸目)
초여름에 은거하며(初夏幽居)
권5
칠언율시(七言律詩)
빗속에 자율에게 보이다(雨中示子聿)
산 서쪽 마을에서 노닐며(遊山西村)
가을비 막 개어 붓을 놀려(秋雨初霽戱筆)
꿈을 꾸다(作夢)
구당에 홀로 앉아 번민을 풀어내어(龜堂獨坐遣悶)
봄날 거닐며(春行)
칠십 삼 세의 노래(七十三吟)
잠에서 깨어 뜰 가운데 이르러(睡起至園中)
비틀거려(蹭蹬)
초봄에 산책하러 나가려다 추위가 두려워 돌아와(初春欲散步畏寒而歸)
흥을 보내어 2수(遣興二首)
취하여 보 서쪽 주막에 쓰다 2수(醉題埭西酒家二首)
가까운 산을 노닐며(遊近山)
감회를 쓰다(書感)
며칠을 문을 나서지 않다가 우연히 쓰다(數日不出門偶賦)
초겨울(初冬)
지난날의 잘못(昨非)
사원에서 저녁에 나와(史院晩出)
배불리 먹다(飽食)
초봄에 감회를 쓰다(初春書懷)
오랜 비(久雨)
이튿날 다시 꿈에서의 생각을 정리하여 쓰다(明日復理夢中意作)
여름밤(夏夜)
늙음이 심함을 스스로 읊다 2수(老甚自詠二首)
지은이
육유 陸游, 1125~1209
남송(南宋)의 시인으로, 자(字)는 무관(務觀)이고 호(號)는 방옹(放翁)이며 월주(越州) 산음(山陰, 지금의 절강성(浙江省) 소흥시(紹興市)) 사람이다.
이른바 남송사대가(南宋四大家)의 한 사람으로서 남송의 시단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평생 일만 수에 달하는 시와 우국의 열정으로 가득한 시편으로 인해 중국 최다 작가이자 대표적인 우국 시인으로서의 명성을 지니고 있다. 풍부한 문학적 소양과 방대한 지식, 부단하고 성실한 창작 태도 등을 바탕으로 시집 『검남시고(劍南詩稿)』 85권 외에 『위남문집(渭南文集)』 50권, 『남당서(南唐書)』 18권, 『노학암필기(老學庵筆記)』 10권, 『가세구문(家世舊聞)』 등 시와 산문, 역사 방면에 있어서도 많은 저작들을 남기고 있다.
옮긴이
주기평 朱基平, Ju Gi-Pyeong
호(號)는 벽송(碧松)이다.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석사,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의 책임 연구원과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의 객원 연구원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서울대와 서울시립대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육유시가연구』, 『조선 후기 유서와 지식의 계보학』(공저), 역서로 『향렴집』, 『천가시』, 『육유사』, 『육유시선』, 『잠삼시선』, 『고적시선』, 『왕창령시선』, 『당시삼백수』(공역), 『송시화고』(공역), 『악부시집ㆍ청상곡사』(공역)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