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김욱동 | 역자/편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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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3-10-15 | ||
ISBN | 979-11-5905-719-9 | ||
쪽수 | 340 | ||
판형 | 152*223, 무선 | ||
가격 | 28,000원 |
온갖 어려움을 겪으며 학문을 성취해 나간 ‘궁핍한 시대’의 지식인-조선의 젊은이들
1920~1930년대 북미조선학생총회가 이룩한 업적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중에서도 기관지 『우라키(The Rocky)』를 발행한 것은 단연 첫손가락에 꼽힌다. 모든 단체나 기관이 흔히 그러하듯이 기관지나 잡지는 그 단체나 기관의 심장과 같다. 인간 신체에서 심장이 가장 핵심적 역할을 하는 것처럼 기관지나 잡지도 단체나 기관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마련이다. 회합에서 구두로 발표하고 토의하는 것과는 달리 활자 매체를 통한 발행은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는 이점 말고도 회원 외에 다른 많은 독자에게 널리 읽힐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북미조선학생총회에서는 국제기독교청년회의 도움을 받아 영문 잡지 『한인학생회보(Korean Students Bulletin)』나 『자유 한국(Free Korea)』을 간행하였다. 이 두 잡지는 주로 미국에 있는 유학생들과 외국인들을 위하여 홍보용으로 간행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한글로 간행한 『우라키』는 한글을 해독할 수 있는 국내외 독자를 겨냥한 잡지였다.
제1장
북미조선학생총회의 설립과 『우라키』 발간
1. 미국 유학의 길
2. 초기 미국 유학생들
3. 북미조선학생총회 설립
4. 『우라키』 발간
5. 『우라키』의 제호와 간행 목적
제2장
『우라키』와 창작 시
1. 『우라키』와 재미 문예 활동
2. 유암 김여제의 창작 시
3. 동해수부 홍언의 창작 시
4. 송은 김영의의 창작 시
5. 이정두의 창작 시
6. 흑구 한세광의 창작 시
제3장
『우라키』와 단편소설
1. 장성욱의 「모르는 나라로!」
2. 주요섭의 「할머니」
3. ‘구름’의 「밧 가운데 집」
4. 임영빈의 「김정기의 일기」
5. 김준상의 「교사」
제4장
『우라키』와 창작 산문
1. ‘면충’과 ‘몽통구리’의 미국 경험담
2. 주요섭의 「내 눈에 빛왼 얭키」
3. 박인덕의 미국 방랑기
4. 극성의 교도소 방문기
5. 정일형의 「김마리아 논」
6. 안영도의 「사진결혼의 비애」
제5장
『우라키』와 문예 비평
1. 민요와 설화
2. 미국 시와 미국 소설
3. 비평에 관한 비평
4. 조선 문단의 현실
5. 농민 문예와 사회주의 문학
6. 이식 또는 수입 문학론
제6장
『우라키』와 번역
1. 오천석의 시 번역
2. 오천석의 단편소설 번역
3. 장성욱의 희곡 번역
4. 한세광의 시 번역
5. 한세광의 단편소설 번역
6. 김태선의 시 번역
7. 김태선의 단편소설 번역
우라키에 실린 창작 시 작품은 그 스펙트럼이 무척 넓어서 시적 자아의 생각과 감정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서정적인 작품이 있는가 하면, 자못 격앙된 목소리로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주의나 사회악에 맞서 울분을 표출하는 저항적인 작품도 있다. 후자에 속하는 작품을 발표한 시인 중에서 아마 이정두는 첫손가락에 꼽힐 것이다. 그는 일본 경찰로부터 ‘요주의 인물’의 목록에 올라 있는 인물이었다. 이정두는 「동지들에게 보내는 시」에서 투쟁에 앞장설 것을 부르짖는다. (94쪽)
마지막으로 주요섭은 미국에 자동차가 많다는 사실에 놀란다. 만약 이 세계에서 석유가 고갈된다면 그것은 바로 자동차가 많은 미국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중산층 가정에서는 식구별로 자동차가 따로 있을 정도다라는 것이다. 조선에서는 날이 개나 비가 오나 고무신을 싣고 걸어 다니는데 미국에서는 아무리 가까운 거리라도 자동차를 타고 이동한다. 그러니까 미국에서는 자동차가 조선의 고무신 역할을 하는 셈이다. (175쪽)
우라키 창간호에는 번역에 관한 글이 무려 세 편이나 실려 있다. ‘바울’이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필자가 쓴 「미국의 최근 시단」, ‘천국’이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역자가 옮긴 「동방박사의 예물」, 그리고 장성욱張聖郁이 번역한 희곡 작품 「솔노몬의 연가」가 바로 그것이다. 여기서 ‘바울’과 ‘천국’은 동일 인물로 다름 아닌 오천석吳天錫의 필명이다. 엄밀히 말해서 ‘천국’은 식자공이 ‘園’ 자를 ‘國’로 잘못 뽑아 빚어진 ‘천원天園’의 오자다.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신실한 기독교인인 오천석은 ‘바울’을 비롯하여 이 이름을 한자로 표기한 ‘보울寶鬱’, 천국의 정원을 뜻하는 ‘천원’ 또는 ‘에덴’ 등을 즐겨 자신의 호나 필명으로 삼았다. 그는 영어 이름으로는 사도 바울을 개인 이름으로 삼아 ‘Paul Auh’로 표기하였다. 흔히 ‘한국의 페스탈로치’로 일컫는 그는 뒷날 교육 행정가로 탁월한 업적을 남겼다. (249쪽)
김욱동 金旭東, Kim Wook-Dong
한국외국어대학교 영문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미국 미시시피대학교에서 영문학 석사학위를, 뉴욕주립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포스트모더니즘을 비롯한 서구 이론을 국내 학계와 문단에 소개하는 한편, 이러한 방법론을 바탕으로 한국문학과 문화 현상을 새롭게 해석하여 주목을 받았다. 현재 서강대학교 인문대학 명예교수다. 저서로는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 『번역의 미로』, 『소설가 서재필』, 『오역의 문화』, 『번역과 한국의 근대』, 『시인은 숲을 지킨다』, 『문학을 위한 변명』, 『지구촌 시대의 문학』, 『적색에서 녹색으로』, 『부조리의 포도주와 무관심의 빵』, 『문학이 미래다』, 『외국문학연구회와 『해외문학』』, 『아메리카로 떠난 조선의 지식인들』, 『이양하 그의 삶과 문학』, 『한국문학의 영문학 수용 1922~1954』, 『설정식』, 『최재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