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저자 | 포조 | 역자/편자 | 송영정 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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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3.10.31 | ||
ISBN | 979-11-5905-834-9 | ||
쪽수 | 491 | ||
판형 | 152*223 양장 | ||
가격 | 37,000원 |
준일(俊逸)한 시풍, 이백(李白)의 호방표일(豪放飄逸)을 열다
이 책은 유송(劉宋)의 시인 포조(鮑照, 414~466)의 시문에 청 말의 전진륜(錢振倫)과 민국 초의 황절(黃節), 전진륜의 손자 전중련(錢仲聯)이 주석을 가한 『포참군집주』에 대한 역주이다. 포조의 시는 다양성이 큰 특징이다. 수사 면에서 정교한 대우와 많은 전고를 활용하여, 경물을 형상화하고 정감을 구상화한 것이 주류를 이루는데, 이것은 원가(元嘉) 문단의 일반적 경향이었다. 반면 남조 민가에 흔히 사용되던 구어 속어 방언도 피하지 않고 활용하여 험속(險俗)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였다.
시의 제재도 사회의 여러 문제에서부터 자연 경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사회를 제재로 한 시는 86수의 악부시와 18수의 의고시가 주로 해당하는데, 포부의 피력과 우국지심의 토로, 왕실과 주군에 대한 송양, 회재불우(懷才不遇)의 불평지명(不平之鳴)과 풍자 비판, 은퇴와 명철보신(明哲保身) 사상의 노정 등 세간의 다양한 현상과 개인적 감정을 남김없이 드러내 보인다. “목청껏 감회를 토로하여[抗音吐懷]” 우렁찬 가락을 이루는(陳祚明 『采菽堂古詩選』) 것도 이 부류의 특색이다. 자연을 제재로 한 것은 당시 성행한 산수시(山水詩)를 비롯하여 영물시(詠物詩)와 기행시(紀行詩) 등이 해당하는데, 안식 희구와 선계 동경, 고적감과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 진퇴의 갈등 등을 읽을 수 있다.
성당의 대시인 두보는 747년 봄 장안에서 강남에 머물던 이백(李白, 701~762)을 그리며 지은 「봄날 이백을 그리며」 시에서 “초일절속(超逸絶俗)한 천재성”을 지닌 이백에 성심으로 감복하여(楊倫 『杜詩鏡銓』) “이백의 시는 대적할 사람이 없으니, 표연한 시상은 범인들과 다르다[白也詩無敵, 飄然思不群]”라고 하면서, 이백 시의 “청신함은 유신(庾信)과 같고, 준일함은 포조와 같다[淸新庾開府, 俊逸鮑參軍]”라고 한 바 있다. 두보가 말한 준일함은 주로 사회시에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시풍이다. 자연시의 주된 특색은 “경물의 형상을 잘 묘사하는[形狀寫物]”(鍾嶸 『詩品』) 것이다.
칠언시의 창작, 잡목을 뽑아 평탄한 길을 개척하다
포조 시의 주목할 만한 또 한 가지 의의는 칠언시에 있다. 포조는 칠언시가 아직 ‘시가’로서 제대로 인정받기 전에, 누구보다도 많은 작품을 지었을 뿐만 아니라, 압운과 구식 면에서도 진일보 발전시켰다. 특히 「‘갈 길은 험난하고’를 본떠[擬行路難]」 18수를 위시한 가행체(歌行體)는 내용 면에서도 충실하여, 성당의 이백, 두보, 잠삼(岑參, 715?~770)과 중당의 백거이(白居易, 772~846) 등의 선구가 되었다. 그래서 청대 초기의 왕부지는, 포조 칠언시의 초창(草創)의 의의를 “갈참나무와 백유나무 같은 관목을 처음으로 뽑아서 막 평탄한 큰길을 개척한[柞棫初拔, 卽開夷庚]” 것으로 비유하고 “칠언시는 포조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라면, 모두 돌피와 피 같은 잡초일 뿐”이라고 하였다.
산문의 경물 묘사의 정밀함, 이사훈(李思訓)의 산수화를 앞선다
포조는 시인이면서 산문가여서 적잖은 산문 작품을 남겼는데, 모두 당시 성행한 변체(騈體)로 되어 있다. 그중에는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도 더러 있다. 예를 들면, 「황폐한 성 부[蕪城賦]」는 광릉성(廣陵城)의 황폐한 경물 묘사에 “호매하고 황량한 기운이 넘쳐 마음을 놀래고 혼백을 감동케 하여” “부가(賦家)의 최고 경지에 올랐다”(姚鼐 『古文辭類纂』)라는 평가를 받았고, 「대뢰안에 올라서 누이에게 부친 편지[登大雷岸與妹書]」는 비유 과장 대우의 기교를 동원하여 여산(廬山)의 산수를 형상적으로 묘사한 대목이 있는데, 검푸른 산자락과 산허리를 감싼 푸른 구름, 붉은 저녁놀을 받아 황금빛으로 보이는 봉우리, 하늘을 붉게 물들인 저녁놀이 색동의 층을 이룬 가운데, 골짜기에서 봉우리로 종으로 이어지는 희뿌연 안개가 어우러진 한 폭의 산수화를 이룬다. 이어지는 골짜기 물에 대한 묘사에서는, 과장을 통해 냇물의 갖가지 자태를 동적으로 형상화하여, 정적인 산의 묘사와 묘한 대조를 이루게 함으로써 생동감을 살리고 있다. 청대의 허련은 이에 대해 “이사훈(李思訓)이 몇 달을 그려도 그림으로 그려내기가 아마 어려울 것”이라고 극찬하였다.
『포참군집주』는 시와 부의 번역은 가능한 한 음수율과 운각(韻脚)을 고려하여 정형의 글이라는 원작의 특성을 살리고 낭송에도 편하도록 주의하였다. 저본의 주석은 전거(典據)는 서명만 제시하고 인용문에도 오류가 적지 않은데, 번역에서는 전거의 편명까지도 상세히 밝히고 내용상의 오류를 수정 보완하여, 전고의 원의(原義)뿐만 아니라 포조 시문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더하도록 하였다. 포조 시문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뿐만 아니라 연구자에게도 적잖은 참고가 될 것이다.
역자 서문
머리말[前言]
책머리
전진륜서[錢序]
황절서[黃序]
우염서(虞炎序)
장부제사(張溥題辭)
사고전서총목제요(四庫全書總目提要)
첨부:송본 『포씨집』 목차[宋本鮑氏集目錄]
포참군집
권1
부(賦)
떠도는 생각[遊思賦]
물시계를 보고-서와 함께[觀漏賦-幷序]
죽은 이를 애도하며[傷逝賦]
황폐한 성[蕪城賦]
연꽃[芙蓉賦]
남새밭 아욱[園葵賦]
춤추는 학[舞鶴賦]
거위-서와 함께[野鵝賦-幷序]
자벌레[尺蠖賦]
불나방[飛蛾賦]
표·소(表疏)
유원경을 위해 쓴 표기장군 직의 제수를 사양하는 표[爲柳令讓驃騎表]
말릉령 직의 제수에 감사하는 표[謝秣陵令表]
삼베옷을 벗고 시랑이 됨을 감사하는 표[解褐謝侍郞表]
금지령의 해제에 감사하는 표[謝解禁止表]
황손의 탄생을 축하하며 올리는 표[皇孫誕育上表]
정북세자께 왕자의 탄생을 축하하며 올리는 표[征北世子誕育上表]
시랑 직을 제수하심에 올리는 소[拜侍郞上疏]
시랑의 임기 만료를 보고하고 궁문을 떠나며 올리는 소[侍郞報滿辭閤疏]
좌상시로 전임시켜주심에 감사하는 상소[轉常侍上疏]
은총을 입어 사면됨을 감사하는 상소[謝隨恩被原疏]
권2
계(啓)
왕국의 제도를 논하는 계[論國制啓]
승직 조칙을 거둬주시기를 청하는 계[謝上除啓]
치료 약을 하사하심에 감사하는 계[謝賜藥啓]
영안령 직에서 금지령을 해제하심에 감사하는 계[謝永安令解禁止啓]
세자에게 해직을 간청하는 계[通世子自解啓]
거듭 세자에게 올리는 계[重與世子啓]
휴가를 청하는 계(1)[請假啓(一)]
휴가를 청하는 계(2)[請假啓(二)]
시흥왕에게 「흰 모시 춤의 노래」를 바치는 계[奉始興王白紵舞曲啓]
서(書)
대뢰안에 올라서 누이에게 부친 편지[登大雷岸與妹書]
송(頌)
황하가 맑아짐을 기리는 송-서와 함께[河淸頌-幷序]
불영을 기리는 송[佛影頌]
명(銘)
능연루 명-서와 함께[淩煙樓銘-幷序]
비백서의 필세 명[飛白書勢銘]
약상자 명[藥奩銘]
석범산 명[石帆銘]
문(文)
과보산 갈문(瓜步山楬文)
저자
유송(劉宋)의 시인 포조(鮑照, 414~466)
역자
송영정 宋永程, Song Youngjong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중어중문학과에서 문학석사와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육군사관학교 교수부 아주어과에서 중국어 교관으로 군 복무를 마친 후, 계명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재직 중 대만 대북의 대만국립사범대학 국문연구소와 중국 상해의 부단대학 중문과에서 방문학자로 연구했다. 주요 연구 논저로는 박사학위 논문인 「포조 시 연구」 외에 다수 논문을 발표했고, 『음갱(陰鏗) 시』(계명대학교 출판부), 『포조시선(鮑照詩選)』(문이재), 『하손(何遜) 시 역주』(중문), 『중국어문학의 이해』(공저, 신아사) 등의 저·역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