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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거와 혼종
유라시아 다중 접경
저자 반기현,박지훈,이근명,차용구,박지배,손준식,전우형,임경화,현명호,박노자,고가영 역자/편자 중앙대 한국외대 HK+<접경인문학> 연구단 편
발행일 2023.10.20
ISBN 979-11-5905-822-6
쪽수 380
판형 152*223 무선
가격 2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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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 경계를 넘어선 새로운 접경 연구서

이 책은 기존 연구들에서 발견되는 공간적 관점의 편협성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의 일환이다. 잡거와 혼종이라는 대주제 하에, 유라시아 다중 접경을 새롭게 조망하고자 하였다. 특히 매리 루이스 프랫의 ‘콘택트 존’이라는 개념을 활용하여 역사 연구의 공간적 전회에 기여하려 한다. 흔히 접경 혹은 접촉 지대로 번역되는 콘택트 존은 언어적, 종족적, 인종적, 젠더적으로 서로 다른, 포괄적으로 말하면 문화적으로 이질적인 주체들이 지속적으로 접촉하면서 새로운 의미 생산이 이뤄지는 공간을 말한다. 이때 공간은 일차적으로 정치적, 행정적, 사법적 경계와 관련이 있지만, 오직 그러한 물리적 경계만을 지칭하지 않는다. 프랫이 콘택트 존이라 부르는 것은 단순히 국경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계서제 및 그러한 위계질서 내의 차별, 지배, 그리고 저항과도 관련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단순히 그들을 명확하게 구획하는 경계(선)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언어를 주고받는 복수의 ‘지대’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즉, 전통적 접경 연구에서 중시되던 국경만이 아니라 도시, 도시 내의 특정 주거지, 영화 제작을 위한 로케이션, 소수민족의 언어, 이주/이민, 동포, 인종주의 문제까지 포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잡거와 혼종』은 이와 같은 관점으로 ‘접경’을 연구한 책이다.

연구단이 제시하는 접경공간(Contact Zones)은 국경과 변경 지역 등의 ‘외적 접경’과 한 사회 안에 존재하는 이질적 문화와 정체성의 교차 공간인 ‘내적 접경’을 아우른다. 접경 혹은 접촉지대의 메타이론, 개념, 그리고 연구방법(론)을 재검토하고, 이를 과거와 현재의 내외적 접경과 관련된 여러 사안들에 적용하여 서술하였다. 접경의 실증적 재구성을 위해 개별적 방법론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접경 연구의 다원적 융합을 위한 방향을 정립해보고자 했다. 

 

접경의 발견과 복원, 그리고 사회적 실천의 과정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접경 연구의 이론적 배경을 다룬다. 반기현은 접경사 연구의 맥락에서 프랫의 개념을 재조망하고 그것의 연구 방법론 및 적용 가능성을 검토한다. 박지훈은 프랫의 콘택트 존이라는 개념이 기반하고 있는 메타이론적 문제, 특히 그것의 언어학적·사회이론적 문제의식을 검토한다. 이에 기반해 기존 접경 연구 및 접촉지대 연구를 평가한 후 대안적 연구 프로그램을 제시한다.

2부는 접경의 역사를 다룬다. 이근명은 10세기 말부터 11세기 초에 일어난 동아시아 정세의 변화, 특히 송과 서하 사이의 관계 변천을 고찰한다. 차용구는 12세기 초부터 14세기 중반 사이의 동유럽 개척과 이주를 분석한다. 박지배는 18~19세기 러시아의 대중국 접경도시 카흐타에서의 잡거와 혼종을 접촉지대의 관점에서 조망한다. 

3부에서는 내적 접경과 문화의 문제가 다뤄진다. 손준식은 대만의 외성인 집단 거주지의 주거형태와 공동체 의식의 문제를 내적 접경의 차원에서 분석한다. 전우형은 국제 사회와 북한과의 접촉 지대를 다중스케일적 관점에서, 특히 북한의 해외 합작 영화나 서양 영화인들의 평양 로케이션을 중심으로 검토한다. 임경화는 소비에트시대 사할린 코리언들의 언어 문제와 소련 지역 유대인들의 언어 현실을 비교하면서 그들이 충돌하고 교섭하며 모색한 언어 공간을 드러낸다. 

4부는 월경과 정체성의 문제를 다룬다. 현명호는 20세기 초 미국 이민자인 박룡학의 경험에 대한 연구를 통해 국경 제도와 인종 담론 간의 관계를 재검토한다. 박노자는 자본주의 세계 체제의 맥락에서 상대적으로 덜 주목을 받아왔던 동포 역이민의 문제를 재한 조선족과 고려인들의 중심으로 분석한다. 고가영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 고려인들의 삶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에 대해 조망한다.

총서 발간사

서문

 

제1장/ 접경 연구의 이론적 배경-경쟁하는 해석

반기현 | ‘접경사’의 정의와 연구 방법론의 적용 가능성

박지훈 | 매리 루이스 프랫과 접경 혹은 접촉지대 연구-비판적 평가와 대안적 전망

 

제2장/ 시간-접경의 역사

이근명 | 11세기 중반 송(宋)-서하(西夏)의 대립과 화약(和約) 체결

차용구 | 헝가리 아르파드 왕조의 독일인 이주정책 연구-13세기 전반기의 특허장을 중심으로

박지배 | 18~19세기 전반 러시아의 대중국 접경도시 캬흐타의 잡거와 혼종

 

제3장/ 공간-접경 지역의 삶

손준식 | 접경 속의 접경-전후(戰後) 대만(臺灣)의 권촌(眷村) 형성과 관리

전우형 | “평양 로케이션”, 평양에서 영화를 배우는 사람들

임경화 | 접경지대에 남겨진 조선어-소비에트시대 사할린 코리언들의 언어문제

 

제4장/ 인간-월경하는 인간과 정체성

현명호 | 국경의 동요-20세기 초 미국의 동양인 이민자 박룡학 연구

박노자 | 지구화와 이주, 그리고 동포들의 역이민-재한 조선족, 고려인들을 중심으로

고가영 |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갈등 상황과 소수민족 고려인의 선택

 

필자 소개


고가영 高嘉英, Ko Ka-young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HK연구교수. 이화여대 사학과에서 학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석사, 모스크바국립대학교에서 역사학으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역사문화연구소, 이화여대 평화학연구소, 이화여대 지구사연구소에서 전임연구원 및 연구교수로 재직하며, 연구를 진행했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서양사 관련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주요 논저로는 1968 ‘프라하의 봄과 소련의 저항운동, 소련 유대인 엑소더스이주 자유를 위한 투쟁, 중앙아시아 크림 타타르인의 귀환운동민족운동의 특수성에서 인권운동의 보편성으로, 주류문화와의 조우로 인한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장례문화 변화 양상전통의 고수와 동화 사이의 혼종성,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 유입과 광주 고려인마을공동체의 확장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헬싱키 프로세스와 동북아 안보협력(공저), 중앙아시아 고려인 전통생활문화카자흐스탄(공저), 북중러 접경지대를 둘러싼 소지역주의 전략과 초국경 이동(공저) 등이 있다.

 

박노자 朴露子, 블라디미르 티호노프(Vladimir Tikhonov)

구소련의 레닌그라드(상트 페테르부르그)에서 1973년에 태어났으며, 레닌그라드 국립대학에서 학사와 석사, 모스크바 국립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학위 논문은 가야사에 대해서 썼으며 그 뒤에는 한국 고대사, 한국 불교사, 그리고 한국 근대사 등으로 그 관심 분야를 옮겨 왔다. 현재로서 한국 근대사 분야에서 주로 사상사와 운동사, 특별히 사회주의 사상사를 중점으로 해서 연구, 저술 활동을 하고 있으며, 동시에는 한국 사회에서의 디아스포라, 소수자 문제에 대한 글도 쓴다. 근간 저서로 The Red Decades:Communism as Movement and Culture in Korea, 1919~1945(하와이대학 출판부, 202310월 출간 예정)가 있으며, 그 전의 영문 학술서로는 Modern Korea and Its Others:Perceptions of the Neighbouring Countries and Korean Modernity(London:Routledge, 2015)Social Darwinism and Nationalism in Korea:the Beginnings(1880s~1910s). ‘Survival’ as an Ideology of Korean Modernity(Leiden:Brill, 2010) 등이 있다. 국내 학술 저서로서는 우승열패의 신화. 사회진화론과 한국 민족주의 담론의 역사(한겨레신문사, 2005) 등이 있다.

 

박지배 朴志培, Park Ji-bae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하고, 러시아 페테르부르크로 유학하여 러시아 사회경제사 분야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본 교토 산업대학 초청을 받아 초빙교수(visiting fellow) 자격으로 일본 간사이 지방의 경제사 연구자들에게 발트 무역에 관해 특강을 한 바 있으며,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역사문화연구소 교수로 학생들에게 서양사, 동유럽사, 역사와 신화 등을 강의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러시아 경제사에 관한 것이지만, 점차 러시아 사회사와 문화사 방면으로 연구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박지훈 朴志薰, Park Ji-hoon

중앙대학교 중앙사학연구소 연구교수. 영국 랑카스터대학교에서 밥 제솝과 나일링 섬의 지도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세부전공은 사회과학철학, 사회이론, 정치경제학, 담론/기호분석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본축적의 시기와 경제위기, 그리고 위기관리 외에도 정치경제와 관련된 여러 사안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얼룩덜룩한 자본주의에 대한 문화정치경제학밥 제솝과 나일링 섬의 초학과적 이론 기획, 가치에 대한 노동이론인가 노동에 대한 가치이론인가마르크스의 가치론에 대한 페미니스트 경제학자 다이앤엘슨의 해석과 그 영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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