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노승욱, 손화철, 이국운, 황형주, 허윤정 | 역자/편자 | |
---|---|---|---|
발행일 | 2024-06-20 | ||
ISBN | 979-11-5905-711-3 (03500) | ||
쪽수 | 222 | ||
판형 | 128 mm * 188 mm, 무선 | ||
가격 | 16,000원 |
『AI의 세상에서 인간을 찾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으로 잿빛 구름이 일상에 가득했던 시기, 인간 종족이 서로 간에 물리적 거리를 두며 지내는 동안, 디지털 문명 전환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진행됐고, 그 중심에는 AI가 있었다. 인간만이 수행할 수 있던 일을 AI가 더욱 빠르고 정교하게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면, 영묘한 인간은 이제 더욱 창의적이고 고차원적인 일에 매진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노동 능력은 물론, 도덕적 책임과 윤리적 판단, 심미적 창작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존재로 전락할 것인가? 독자들에게도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자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다섯 명의 저자는 인간의 생존 방식과 일상을 바꾸어 놓고 있는 AI에 대해 다양한 전공의 관점에서 깊은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문학, 철학, 법학, 의료, 미술 분야에서 AI가 일으키고 있는 변화를 심도 있게 분석하며 각자의 비평적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이 가리키고 있는 ‘인간’에 대해 다섯 가지 다른 길로 탐색해 나가고 있다.
호모 스크립투스와 ‘AI ZERO’, AI시대의 글쓰기
호모 스크립투스는 ‘AI ZERO’의 경계에 서 있음을 짚는다. AI와 어떤 관계성을 형성해야 할지 글쓰기의 주체들은 결정해야 한다. ‘AI ZERO’라는 말이 전기가 발명된 시대에 촛불을 켜는 것과 같이 들릴 수도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이제 글쓰기 영역에까지 그 힘을 미치고 있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문명사적 대변환기에 접어든 인류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AI ZERO’의 경계에 서게 될지 모른다. 그것이 글쓰기이든지, 아니면 일상의 다른 행위이든지, AI와의 공존에 대해 주체적인 판단을 내려야 하는 것이다. AI의 세상에서 인간이 주체적으로 행하는 선택은 그 행위 자체가 모순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전에 상응하는 정신적 깊이를 확보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그렇지만, AI로 인해, 인간 종족은 다시금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 그 고민의 과제가 글을 쓰고 기록하는 인간, 호모 스크립투스에게 맡겨졌다.
인공지능이 답하고 철학자가 묻다
인공지능에 대한 논의는 일차적으로 공학자에 의해 제기되어야 한다. 인공지능의 개발 목적과 그 사용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며, 이는 각 프로젝트의 실행 여부와 관련이 있다. 또한, 이러한 논의는 기술 정책으로 구체화되어야 하며, 인공지능 개발과 사용에 대한 정책은 명확한 목적을 가져야 한다. 또한, 기술사회의 시민들도 인공지능의 사용과 그에 따른 사회적 변화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사용자의 데이터와 인프라가 인공지능의 발전에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평가하고, 이러한 변화에 주체적으로 반응해야 한다. 문제 해결 중심의 접근만큼이나,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인식과 그에 대한 통찰력을 가질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의 발전과 사용에 대한 철학적 사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공학자와 정책 결정자뿐만 아니라 모든 시민이 이러한 논의를 하고, 인공지능이 인간사회에 필요한지를 철학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결국, 인공지능의 발전과 사용은 기술적, 윤리적, 철학적 측면에서 깊이 있는 고찰과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인공지능과 공존하는 법
코로나-19 이후의 비대면-초연결사회가 우울한 전망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러한 사회에서 불특정 다수 네트워크의 다원적 공존이 가능할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공학적 AI가 이를 가능하게 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그에 맞는 사회적 AI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또한, 공학적 AI와 사회적 AI의 바람직한 상호관계는 무엇이며, 이를 결정하고 실현할 주체는 누구일까? 현재로서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변이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비대면-초연결사회가 불특정 다수 네트워크의 다원적 공존을 보장하기보다는 오히려 모든 대상을 자신의 관점에서 현재화하는 경향이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이에 대비하여, 비대면-초연결사회에 삶의 근원적 다원성을 유지하는 다른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사회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을 통해 AI의 데이터화 도전에 대응해왔으며, 최근의 개정으로는 데이터 처리와 관련된 다양한 측면에서 논란이 있었다. 이러한 법적 조치들은 AI의 발전과 함께 더욱 엄격해질 필요가 있으며, 동시에 AI의 자율적 윤리 기준도 중요하다. 그러나 알고리즘의 규범성을 높이는 데서 멈추어서는 안 되며, AI 산업의 데이터화 욕망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법의 지혜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공학적 AI와 공존하는 법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 하지만 이는 인간성을 수호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중요한 과제이다. AI의 발전이 함께 가야 할 사회적 윤리와 법적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간의 건강과 행복으로 바라본 의료인공지능
의료인공지능의 발전은 단순히 의료 데이터를 넘어서 생명 데이터로의 진화를 통해 차세대 의료 트렌드를 혁신할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최근 개발된 알파폴드2는 단백질 구조 예측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루어내었고, 구글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이 모델은 실험적인 데이터와 비슷한 정확도로 단백질 구조를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신약 개발, 암 진단, 맞춤형 치료 개발 등에 혁신을 가져오며, 생명 과학 분야에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알파폴드2 개발팀은 현재 단백질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가 수집되면서 의료 혁신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은 인간의 건강과 생명에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투명하고 신뢰성 있는 방향으로 이 기술이 발전하고 사용되어야 함이 중요하다. 의료 전문가들과 함께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윤리적인 사용과 데이터의 보호를 중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같이 인공지능은 이제 단순한 도구가 아닌 인간과 함께 세상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기술로 자리 잡았다. 따라서 그 발전의 속도와 함께 무엇보다도 이 기술이 지니는 위험과 도전에 대응할 준비가 필요하다.
AI 아트가 바꾸는 예술
미술에서 인공지능 존재의 등장은 과거 사진기의 등장과 같다고 본다. 19세기에 등장한 사진기의 등장은 미술사에서 예술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았다. 500년 넘게 지속되어 온 재현에서 미술이 떠나도록 하였다. 사진기가 발명되기 전에는 회화가 사진기의 역할을 했으며 초상화나 풍경화나 사진 같이 알아볼 수 있는 그림들을 선호한 왕과 귀족들의 욕구들을 회화가 충족시켰다. 사진기가 발달하면서 초상화나 풍경화는 사진으로 대체되기 시작했고 화가들은 사진과는 다른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하려 했다. 이로 인해 예술은 새로운 길, 즉 예술을 위한 예술의 길을 걷게 되었고 모더니즘이라는 커다란 미술사조의 흐름이 시작되었다. 즉 예술은 자신의 내재적 특성을 탐구하기 시작하게 된다. 하나의 획기적인 매체 등장이 미술사를 바꾸듯이 인공지능은 새로운 예술의 가능성 열어줄 것이라 본다. 인공지능이 현대미술에 미칠 영향력은 사진처럼 클 수 있다. 인공지능은 분명히 인간의 표현 영역을 확대하고 새로운 상상력을 자극하여 새로운 미술 세계를 열 것이다.
들어가며
제1장 호모 스크립투스
1. 글쓰기의 주체와 객체
2. AI의 세상에 출현한 호모 스크립투스
3. 디지털 호모 스크립투스
4. 기록의 무게에서 벗어나기
5. 호모 스크립투스의 타자, AI
6. 타자를 주체적으로 인식하기
7. 서사적 정체성을 구현하는 글쓰기
8. ‘AI ZERO’의 경계에서
제2장 인공지능이 답하고 철학자가 묻다
1. 문제를 잘 푸는 인공지능
2. 물음을 던지는 인간
3. 인공지능에 대한 물음
4. 맺으며
제3장 인공지능과 공존하는 법
1. AI시대를 살아가는 느낌
2. 서구 근대법은 일종의 인공지능이다!
3. AI의 원리 탐구 1
4. AI의 원리 탐구 2
5. AI와 공존하는 법
제4장 인간의 건강과 행복으로 바라본 의료인공지능
1. 들어가며
2. 인공지능이란?
3. 우리나라 의료현실과 수요
4. 의료인공지능의 비전
5. 맺으며
제5장 AI 아트가 바꾸는 예술
1. 들어가며
2. 인공지능 작품 제작 알고리즘
3. 인공지능미술, 미술인가 아닌가
4. 도구로서의 인공지능미술
5. 매개로서의 인공지능미술
6. 매체와 지각
7. 맺으며
필자 소개
노승욱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를 거쳐 현재 한림대학교 도헌학술원 교수 및 R&D기획단 실장으로 재직 중이다. 학제 간 융합 연구와 지역학 연구에 관심을 갖고 있는 국문학자이다. 『경북매일신문』 고정 칼럼니스트, 경북교통방송 <노승욱의 문화읽기> 진행자로 활동했으며, 현재 한국디지털문인협회 이사(학술분과위원장)를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 『황순원 문학의 수사학과 서사학』이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는 「황순원의 <神들의 주사위>에 나타난 양자론적 세계관」, 「윤동주 시에 나타난 고백의 기독교적 성격 연구」 등이 있다. 초판본을 주해한 『윤동주 시선』, 『박목월 시선』 등을 편저한 바 있다.
손화철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거쳐 벨기에 루벤대학교 철학부에서 ‘현대기술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한동대학교 교양학부 철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세부 전공은 기술철학이고, 주요 연구 분야는 기술철학의 고전이론, 기술과 민주주의, 포스트휴머니즘,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철학, 미디어 이론, 공학윤리 등이다. 『미래와 만날 준비』, 『호모 파베르의 미래』를 썼고, 공저로 『과학과 가치』, 『포스트휴먼시대의 휴먼』, 『과학기술학의 세계』, 『한 평생의 지식』, 『과학철학-흐름과 쟁점, 그리고 확장』 등이 있으며, 닐 포스트먼의 『불평할 의무-우리 시대의 언어와 기술, 그리고 교육에 대한 도발』과 랭던 위너의 『길을 묻는 테크놀로지』를 번역했다.
이국운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1999년부터 한동대학교 법학부에서 헌법, 법사회학, 기독교법사상 등을 강의하고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법률가 정치, 헌법이론, 헌정사, 프로테스탄트 정치철학이며, 실정법해석학을 뛰어넘는 학제 간 융합 연구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사법개혁과 자치분권 등 사회개혁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법과사회이론학회 및 한국법사회학회의 회장을 역임했고, 오랫동안 포항MBC의 시사토론 사회자로 봉사하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 『헌법』, 『법률가의 탄생』, 『헌법의 주어는 무엇인가』, 『헌정주의와 타자』, 『포항의 법률가』 등이 있고, 역서로는 마이클 왈저의 『출애굽과 혁명』, 칼 프리드리히의 『초월적 정의』 등이 있다.
황형주
미국 브라운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와 미국 듀크대학교를 거쳐 현재 포항공과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수학의 직관과 방법론을 인공지능에 접목하여 수리기계학습 분야를 개척하고 그 연구와 응용에 활약하고 있으며, 현재 수리 기계학습 연구센터장, 한국인공지능학회 부회장, 한화시스템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코로나 유행예측의 공로로 질병청장 유공포상과 수학 응용 분야 학술적 성과의 공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인 올해의 최석정상을 수상한 바 있다.
허윤정
서울대학교 서양화과 석사학위, 한국과학기술원 문화기술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국민대 미술학부 입체미술과에서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디어 아트를 통해 ‘가까이 있지만 멀리 있는 것의 일회적 만남’인 아우라의 경험을 전달하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10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을 통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융합적 시각으로 바라본 예술』(2016), 주요 논문으로 「게임과 아우라」(2015), 「인공지능미술 작품과 매체지각」(2022)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