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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시기 근대한국학의 형성과 분과학적 전개
저자 연세대 근대한국학연구소 HK+사업단, 반재유, 손동호, 배현자, 현명호, 김우형, 김병문, 심희찬, 정대성 역자/편자
발행일 2024-10-10
ISBN 979-11-5905-966-7 (93810)
쪽수 390
판형 152*223 무선
가격 2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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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인문학적’인 방법으로 추출하고 계량화한 ‘21세기 한국학의 전망’

‘21세기 한국학의 전망’은 ‘근대한국학의 지적 기반’에 대한 발본적인 성찰 없이는 도저히 운위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함에 따라 메타DB의 구축과 분석은 그러한 작업을 위해 선택한 방법론이었다. 근대 전환기 이래 각종의 매체에 실린 한국의 역사 문화 관련 기사들을 생산한 이들은 누구였고, 그들이 주요하게 다룬 대상은 무엇이었으며, 참조한 레퍼런스는 어떤 것이었는가 등등을 ‘디지털인문학적’인 방법으로 추출하고 계량화해 보겠다는 것이었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질적 연구의 성과를 추린 것인데, 특히 각 분과학문이 그 내용과 체계를 갖추어 가던 1920~1930년대의 시기를 다룬 글들을 모았다. 1910년 이전의 근대 전환기에 관한 연구 성과는 『근대지식과 ‘조선-세계’ 인식의 전환』(소명출판, 2019)과 『20세기 전환기 동아시아 지식장과 근대한국학 탄생의 계보』(소명출판, 2020)로 제출한 바 있다. 

미셸 푸코는 『지식의 고고학』에서 담론 형성체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담론의 대상, 주체, 전략 등이 형성되는 양상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책에서 ‘매체, 주체, 과학’을 주요한 키워드로 삼은 것 역시 그와 무관치 않다. 매체에 우선 주목한 것은 근대적 담론의 ‘대상’이 가시화되고 언표화되는 ‘출현의 표면’이 바로 근대적 공론장이기 때문이다. 근대적 분과학문의 내용과 형식을 거칠게나마 인지하고, 조선에 관한 지(知)를 강박적으로 ‘과학’의 틀에 맞추려고 했던 새로운 ‘주체’들을 분석하는 작업 역시 필수적일 것임은 물론이다.

 

세계체제의 질문에 ‘나의 언어와 나의 문학과 나의 역사와 나의 사상은 이것이라고 대답하기 위한 고군분투’, 근대한국학의 형성 과정

이 책은 크게 보아 ‘근대한국학의 지적 기반 성찰’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성찰’이 말 그대로 발본적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한국학’이란 과연 무엇인가, ‘한국학’이란 것이 하나의 온전한 학문이기는 한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우회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예컨대 한국어학, 한국문학, 한국사학, 한국철학 등은 물론 어엿한 분과학문으로서 각각 그 나름의 연구 대상이며 방법론 등에 대한 일정한 합의가 없지 않다. 그러나 우리가 ‘한국학’이라고 부르는 것은 대체로 앞서 언급한 몇몇 분과학문을 그저 한데 모아 놓은 것에 불과하지 않은가? ‘한국학’이란 엄정한 의미에서 하나의 개별 학문이라기보다는 인문학, 자연과학, 공학 같은 것들처럼 몇몇 학문들을 특정 기준에 따라 분류해 놓은 것에 지나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한국학’이 몇 가지의 분과학문을 불러 모을 수 있는 그 분류의 기준은 과연 무엇인가? 그것은 아마도 고전적 의미의 제국을 해체하고 근대에 그 모습을 드러낸 국민국가(nation-state)라는 단위일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국민국가는 말할 것도 없이 다수의 서로 다른 국민국가들로 구성된 근대의 세계체제(world-system)를 전제로 한다. 제3세계의 자국학은 사실상 자신이 이 세계체제에 진입할 만한 어엿한 존재임을 증명하기 위해 구축해 나가야만 했던 담론이었던 것이 아닐까. 세계체제는 묻는다, 너는 누구냐고. 그러한 질문에 나의 언어와 나의 문학과 나의 역사와 나의 사상은 이것이라고 대답하기 위한 고군분투가 바로 근대한국학의 형성 과정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소수 언어는 끊임없이 사멸해 가는데, ‘국어’의 숫자는 국민국가의 수만큼 자꾸만 늘어가는 이유 역시 바로 그러한 맥락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그 ‘국어’의 수만큼 ‘국사’와 ‘국민문학’이 존재하는 것은 마치 국민국가마다 저 나름의 화폐와 의회와 군대와 교육 제도가 필요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리고 각국의 화폐가 환율에 따라 등가 교환되듯이 ‘국어’는 다른 ‘국어’에 의해 (등가로) 번역되어 국민국가마다 개개의 고유한 사상과 미학이 존재한다는 ‘상상’을 가능케 한다. 근대전환기 조선이 ‘지知’의 대상으로 호출된 것은 우선 서구의 동방학에 의해서였다. 그리고 식민지 시기의 조선학과 해방 이후 지역학으로서의 Korean Studies의 경우를 생각해 보더라도, ‘한국학’이 처음부터 타자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음은 자명하다. 물론 그때마다 타자와의 대결을 통해 참으로 놀라운 성과를 거두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여전히 국민국가의 자장 안에 머물러 있다면, ‘한국학’은 전혀 의도치 않게 여전히 세계체제에 복무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머리말

 

제1부 근대한국학의 형성과 매체

 

제1장 『황성신문』 소재 명소고적과 기담 

제2장 잡지 『동명』의 문화사적 정체성과 문예의 역할

제3장 잡지 『대조(大潮)』를 통해 본 당대 문화기획의 한 단면

제4장 일제 말기 식민지 조선의 공간적 표상-『조광』의 국내 기행문 분석을 중심으로

 

제2부 근대한국학의 형성과 주체

 

제1장 박은식 양명학론의 독창성과 특색-본령(本領)학문과 주체의 문제

제2장 신채호의 고대사 기술에 사용된 언어학적 방법론 검토
 -『조선사연구초』와 『조선상고사』를 중심으로

제3장 정인보 철학 사상의 기본입장-실심(實心)과 실학(實學)의 한국철학적 구상

제4장 곤란한 혁명-혁명가 이북만의 삶과 제국일본의 맑스주의

 

제3부 근대한국학의 형성과 ‘과학’

 

제1장 ‘언어의 소외’와 ‘과학적’ 언어 연구의 (불)가능성에 대하여
 -1920~1930년대 조선어 연구를 중심으로

제2장 식민사학 재고-과학 담론과 식민지주의의 절합에 대해

제3장 사회주의자 신남철의 역사의식과 관념론적 유산-신체인식론을 중심으로

 

간행사


근대한국학연구소는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특성화 계획에 따라 설립한 인문 사회분야의 학제간 연구소입니다. 본 연구소에서는 한국사회와 학문 분야 전반에 걸친 근대성을 탐구하고, 근대성이 드러나는 특정한 시기들에 대한 집중 연구를 수행합니다.

반재유 潘在裕, Ban Jae-yu
연세대학교 근대한국학연구소 학술연구교수

손동호 孫東鎬, Son, Dong Ho
한국인문사회총연합회 학술연구교수

배현자 裵賢子, Bae Hyun-ja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 강사

현명호 玄明昊, Hyun Myung Ho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김우형 金祐瑩, Kim Woo-hyung
연세대학교 근대한국학연구소 HK연구교수

김병문 金炳文, Kim Byung-moon
연세대학교 근대한국학연구소 HK교수

심희찬 沈熙燦, Shim Hee-chan
연세대학교 근대한국학연구소 HK교수

정대성 鄭大聖, Jeong Dae-Seong
연세대학교 근대한국학연구소 HK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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