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이시카와 다쿠보쿠 | 역자/편자 | 구인모 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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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4-10-20 | ||
ISBN | 979-11-5905-954-4 (03830) | ||
쪽수 | 391 | ||
판형 | 130*200 각양장 | ||
가격 | 19,000원 |
눈을 감고서
휘파람 희미하게 불어나 본다
잠 못 드는 밤이면 창가에 기댄 채로
백 년 전의 단카에 새 숨을 불어넣다
이 책은 이시카와 다쿠보쿠의 대표적인 단카 이백칠십 수를 중심으로 그의 근대시 몇 편과 산문까지 가려 뽑아 더한 작품집이다. 그의 단카에는 오늘날 독자라도 얼마든지 공감할 수 있는 가파르고 굽이진 삶과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편역자 구인모는 이시카와 다쿠보쿠의 단카와 현대시 중 작품의 배경, 시대의 차이와 상관없이 오늘날에도 음미할 만한 것들을 아홉 개의 주제에 따라서 가려내 묶었다. 그래서 주제에 따라 읽으면 서른한 자의 시가에서 우러나는 여운을 좀 더 풍부하게 음미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 책은 지금까지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이시카와 다쿠보쿠의 초기 단카, 평론과 수필도 수록하여, 그의 예술과 문학, 인간과 인생에 대한 생각을 폭넓게 보여준다.
서른한 자 짧은 노래에서 찾는 인간 보편의 감정
단카는 본디 5·7·5·7·7조의 서른한 자로 이루어져 있다. 이 운문 형식은 글쓴이의 정서를 지극히 절제하여 나타내는 갈래이고, 그렇게 함축된 정서는 단지 백 년 전 일본만이 아니라 인간 보편의 것으로서 시공간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힘을 지녔다.
이 책은 원문 단카를 근본적으로 음조 그대로 한국어로 옮기면서도, 한국어와 일본어의 차이로 인해 그럴 수 없을 때에는 비슷한 수의 글자가 반복되는 가지런한 형태로 옮겼다. 작품마다 다른 음조로 번역한 셈이지만 그것은 도리어 이시카와 다쿠보쿠가 생각한 단카 창작의 취지에 걸맞는다. 이시카와 다쿠보쿠에게 현대 단카의 핵심은 전통의 답습이 아니라, 일상에서 나타났다 사라지는 찰나의 감정을 포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프롤로그
幻 꿈과 이상
世 가파른 세상살이
戀 못 이룬 사랑
人 세상의 인정
家 가족의 무게
生 고단한 살림과 삶
心 말 못 할 마음
旅 길 위의 노래
季 덧없는 세월
에필로그
산문
먹어야 할 시
단카(短歌)는 나의 슬픈 장난감
아름다움을 찾으려고 애쓰는 마음
전원(田園)을 사모(思慕)함
무엇을 위해 사는가
무한한 권위
영(靈)이 있는 이는 영에 감응한다
문득문득 마음에 떠오르는 느낌과 회상
담배를 피우다가
손을 보면서
파괴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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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시카와 다쿠보쿠 石川啄木, 1886~1912
본명은 하지메(一), 일본의 문인, 가인(歌人)이다. 이와테(岩手)현 모리오카(盛岡)중학교 졸업을 앞둔 1902년 17세 때 중퇴한 후, 이듬해 신시사(新詩社)의 『묘조(明星)』지에 단카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1905년 첫 시집으로 신시집 『동경(あこがれ)』을 출간했다. 1909년 문예지 『스바루(スバル)』지 창간에 참여했다. 같은 해 도쿄아사히신문사(東京朝日新聞社)에 입사한 이래 『후타바테 시메이 전집(二葉亭四迷全集)』을 편집하기도 했고, 독자투고란인 아사히 가단(歌壇)을 주재하며 평론을 발표하기도 했다. 생전에 단카집 『한 줌의 모래(一握の砂)』(1910)를 출간했다. 1912년 27세로 요절한 후 생전에 준비한 단카집 『슬픈 장난감(悲しき玩具)』(1912)을 비롯하여 『다쿠보쿠전집(啄木全集)』(총3권, 1919) 등이 출판되었다. 오늘날 그의 고향 모리오카시에는 이시카와 다쿠보쿠 기념관이 있다.
편역자
구인모 具仁謨
연세대학교 글로벌인재학부 교수이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서 근대시와 비교문학을 공부해 왔다. 『한국근대시의 이상과 허상』(2008), 『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2013), 『『오뇌의 무도』 주해』(2023) 등의 책을 썼다. 『번역과 횡단』(2017) 등 몇 권의 책에 지은이로 참여하기도 했다. 다카하시 도루(高橋亨)의 『식민지 조선인을 논하다』(2009) 등의 책과 몇 편의 일본어 평론과 논문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