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지명관 | 역자/편자 | 서정완,고길미,서영혜,심재현 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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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4.12.15 | ||
ISBN | 979-11-5905-996-4 (03810) | ||
쪽수 | 549 | ||
판형 | 152*223 무선 | ||
가격 | 35,000원 |
『지명관일기』의 역할과 의의
이 『지명관일기』는 한림대학교 일본학연구소 초대 소장이신 지명관 선생님이 박정희 정권 때 일본에서 ‘TㆍK생’이라는 필명으로 당시 독재정권에 맞서서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는 국내 현장과 모습을 이와나미서점이 발간하는 월간지 『세카이』에 「한국으로부터의 통신」이라는 연재를 게재해서 생생한 실상을 알리는 한편으로, 일본ㆍ독일ㆍ미국 교회와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민주화 투쟁을 지원하면서 싸운 시기에 남긴 것이다. 일반적으로 연구자에게 ‘일기’라는 것은 글쓴이의 내면세계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때로는 글쓴이가 독자를 의식하면 사실이 잘못 전달될 수도 있다는 단서가 붙기도 한다. 또한 주관적 시점이 들어간 서술이라는 이유로 객관성에 대한 조심성이 요구되기도 한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지명관일기』를 간행한 것은 무엇보다도 한국 현대사의 한 페이지를 기록하는 데 일조하기 위함이다. ‘일기’라는 성격 때문에 다양한 접근이 가능할 수가 있겠으나, 이 『지명관일기』가 당시 국내에서는 극히 일부만이 알고 있던 일본과 기타 해외에서 전개된 민주화 투쟁에 대한 지원과 협력의 네트워크 조감도를 그려내는 데는 유의미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지명관일기』와 ‘TㆍK생’
이번에 간행한 제1권은 1974년 11월 1일부터 1976년 12월 29일까지를 수록하는데, 1974년은 박정희 대통령 저격사건 즉 문세광사건이 발발한 해이다. 일기를 쓰기 시작한 첫날에 “사건이 일어나 이것이 압수된다면 많은 동지들이 무서운 운명을 당할 것이 아닌가”라는 걱정을 담고 있는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읽어야 할 것이다. 그만큼 조심스럽고 은밀하게 보관해야 했는데, 실제로 A4 사이즈 루즈리프에 만년필로 쓴 일기는 모두 4등분으로 접은 흔적이 남아 있다. 작게 접어서 은밀히 숨겨놓은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지명관일기』는 일본에서 지인 등에 여러 갈래로 분산해서 맡겨놓았다가 일본학연구소에 계시는 동안 하나씩 회수하신 것으로 알며, 연구소를 떠나실 때 연구소에 자료로 써달라고 기증하신 것이다. 참고로 「한국으로부터의 통신」 원고는 하나 탈고하면 길거리에서 접선한 야마구치 마리코 씨에게 건넸으며, 『세카이』 편집부에서는 당시 야스에 료스케 편집부장, 오카다 아쓰시, 야마구치 마리코 씨가 은밀하게 내용을 다른 원고에 옮겨 적고 원본은 불태워 없앴다고 한다. 필적을 남기지 않고 지명관 선생님 특유의 표현이나 표기를 은폐해서 KCIA가 혈안이 되어 ‘TㆍK생’ 찾기를 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지명관 선생님을 지키기 위한 방법이었다. 이 작업을 처음에는 야스에 료스케 편집장이 혼자 담당하다가, 야마구치 마리코 씨가 『세카이』 편집부에 들어온 후 퇴사할 때까지 6년 반 동안 이 은밀한 작업이 진행되었고, 야마구치 씨가 퇴사한 후에는 이 일을 함께 할 후임자는 없었다고 한다. 이 모두가 ‘TㆍK생’을 지키기 위한 민주화운동의 한 부분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에 비하면 『지명관일기』는 친필 원고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이 후학으로서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지명관의 정신과 지혜, 미소와 사랑을 오롯이 담다
일본으로 망명했던 지명관 선생님은 한국 국민이 위대하고 용감한 노력으로 민주주의를 회복하자, 마침내 귀국할 수 있었다. 온화하지만 분명하고 확고한 그의 성품, 그리고 민주화운동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 헌신했던 그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 개선에도 진력했다. 더 깊은 차원의 화해를 위한 지명관 선생님의 노력을 존경하고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민주주의를 앞으로도 계속해서 발전시키고 수호하며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항구적인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서 주변의 많은 사람이 그의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 자비로운 마음과 사랑스러운 미소로 재치와 지혜를 나누며 ‘우리 한가운데를 걸어온’ 그는 참으로 놀라운 사람이었다. 그의 정신이 오롯이 녹아 있는 『지명관일기』가 소란하고 혼란스러운 지금, 우리에게 위로이자 용기의 근간이 되어주길 바라본다.
책머리에
제1부
1974년
1975년
1976년
별지 자료
제2부 ‘T·K생’, 그리고 지명관 선생님을 생각하며
‘글 쓰는 사람’ 지명관 선생님(오카모토 아쓰시)
지명관 선생님이 일본 교회에 남기신 것(오카다 히토시)
「T·K생」과 지낸 6년 반(야마구치 마리코)
존경하는 동료이자 자비로운 친구 지명관 교수를 기억하며(데이비드 H. 새터화이트)
「한국으로부터의 통신」재고-한·일관계 정상화를 위해 실천하신 지명관 선생님(박일)
그때도 오늘(고길미)
생생하게 살아 있는 역사교과서-지명관 선생님, 강정숙 사모님 이야기(심재현)
「한국으로부터의 통신」 연구를 통해 만난 지명관 선생님(서영혜)
‘동아시아인 지명관’(서정완)
지명관 선생님 저서 목록
저자
지명관 池明觀, Chi Myong-kwan
1924.10.11~2022.1.1.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났다. 1946년 김일성종합대학에 제1회 입학생으로 입학하였으나 1947년 김일성종합대학을 중퇴하고, 월남했다. 1950년 한국전쟁에 통역장교로 참전했다. 1954년 서울대학교 종교학과를 졸업하고 1958년 동 대학원 종교학과 석사 이후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60년 덕성여자대학교 철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1964년부터 1967년까지 월간 『사상계』 주간으로 근무했다. 1967년에서 1968년까지 뉴욕 유니언신학교에서 유학했으며 1972년 일본으로 망명해 1972년부터 1993년 일본 도쿄여자대학 교수직을 역임했다. 1993년에서 2003년까지 한림대학교 일본학연구소 소장으로 있었으며 1998년에서 2003년까지 한·일문화교류정책 자문위원회 위원장직을, 2000년부터 2005년까지 KBS 이사장직을 역임했다. 2012년 제7회 일송상과 2020년 5·18언론상 공로상을 수상했다.
편자
서정완 徐禎完, Suh, JohngWan
『지명관일기』 간행위원회 위원장
고길미 高吉美, Ko, KilMi
『지명관일기』 간행위원회 위원
서영혜 徐榮慧, Younghye Seo Whitney
『지명관일기』 간행위원회 위원
심재현 沈載賢, Shim, JaeHyun
『지명관일기』 간행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