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Close

출간 도서

도서 상세보기

뒤로가기
생기의 잔물결
D.H.로렌스 시선집
저자 D. H. 로렌스 역자/편자 김천봉 편역
발행일 2025-03-15
ISBN 979-11-5905-743-4 (03840)
쪽수 344
판형 130*200 무선
가격 16,000원
서점 바로가기

이 책은 영문학계의 주요 시인들을 선별하고, 시를 선별하여 모아 낸 ‘소명출판영미시인선’ 시리즈이다. 『생기의 잔물결』은 그 일곱 번째 책으로, 사랑을 깊이 있게 다루는 D. H. 로렌스의 시선집이다.

 

D. H. 로렌스의 생애

데이비드 허버트 리처즈 로렌스는 1885년 9월 11일에 잉글랜드 중북부 노팅엄셔의 탄광촌 이스트우드에서 태어났다. 1908년에 노팅엄대학에서 교사자격증을 취득한 로렌스는 고향 이스트우드를 등지고 런던으로 향한다. 그는 런던 남부 크로이든의 데이빗슨 로드 스쿨에 교사 자리를 얻어서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며 계속 글을 썼는데, 1909년에 무명 작가 로렌스에게 뜻밖의 행운이 찾아온다. 제시가 로렌스한테서 빼앗다시피 가져간 몇 편의 시가 런던의 유력한 문예지 『잉글리시 리뷰』에 실린 것이었다. 그뿐 아니라, 이 문예지의 창간인이자 편집장 포드 매독스 헤퍼의 눈을 사로잡게 되었으니, 로렌스에게는 그보다 큰 행운이 없었다. 로렌스는 소설가, 시인, 산문작가, 극작가, 학자였고, 또한 화가였다. 특히 말년의 로렌스에게 그림은 매우 중요한 표현형식 중 하나였다. 그러나 그의 주요 소설들처럼, 그의 그림들도 많은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1929년 6월 15일에 런던의 고급주택가 메이페어에 있는 워런 화랑에서 로렌스의 그림 전시회가 열렸는데, 입소문이 어찌나 빠르게 퍼졌던지 13,0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몰려와서 넋을 잃고 구경했다. 

 

로렌스가 시를 통해 보여주는 사랑

로렌스가 시에서 보여주는 사랑은 그의 소설들에서와 마찬가지로 플라톤적 이상화된 사랑이 아니라, 극히 에로스적인 성격을 띤 사랑이다. 그의 시적 표현은 매우 직설적이고 사실적이며 감각적이다. 그의 시에서 나타나는 사랑은 정열적인 연인들의 사랑, 성인들의 사랑, 부부 사이의 사랑으로, 종종 좋았다가도 금세 싸우고, 또 욕망과 질투를 반복하는 복잡한 감정의 변화를 담고 있다. 이는 로렌스가 여러 시에서 보여주는 매우 솔직하고 실제적인 사랑의 모습이다. 이러한 사랑은 인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동식물의 생태를 다룬 작품들에서도 나타나며, 로렌스의 시적 세계에서 중요한 특징을 차지한다. 그의 소설들보다, 때로는 그의 그림보다도 더 노골적이고 외설적일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망을 피해가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오히려 아쉬운 측면도 존재한다. 그동안 로렌스의 시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그의 시가 보여주는 사랑의 본질과 그 직접적이고 사실적인 표현은 후대의 시인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영국 시인 필립 라킨, 미국의 로버트 로웰, 실비아 플라스, 씨어도어 레트키와 같은 고백적 시인들이 보여주는 더 직설적이고 노골적인 표현은 분명 로렌스로부터 물려받은 유산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사랑과 결혼

사랑에 관한 거짓말

녹색

기차에서 나눈 키스

신비

번개

밀밭의 개똥벌레들

사랑받지 못하는 남자의 노래

프리아포스에게 바치는 찬가

그녀가 왜 울까?

침묵

배신

괴로워서 창피해서

자각 

월출

하얀 꽃송이

어느 겨울 이야기

집시

선언

결혼일 아침

일곱 봉인

새 하늘 새 땅

신부

첫날 아침

붓꽃 향기

디종의 영광

아침 식탁 위의 장미

나는 한 송이 장미 같다

풀 베는 청년

기진맥진

결혼생활

메달의 양면

착한 남편들이 불행한 아내들을 만든다

맨발로 뛰는 아기

앓다가 잠든 아기

그녀가 돌아본다

봄날 아침

역사

십이월 밤

새해전야

 

식물과 동물의 사생활

불붙은 봄

버찌 도둑들

석류

무화과

포도

잘 익은 과일이 떨어지면

사이프러스

열대

평화

바바리아 용담꽃

아몬드꽃

모기

모기는 알고 있다

남쪽의 밤

박쥐

벌새

백조불사조

사랑 폭풍

물고기

아기 거북 

거북 등딱지

거북의 가족관계

수컷과 암컷 

거북의 정사

거북의 환성

백마

고래는 울지 않는다!

저녁에 암사슴 한 마리가

코끼리는 서서히 짝짓기한다

캥거루

퓨마

자기연민

성 누가

무지개

 

사람과 기계

선생님

한 대학 창가에서

가을의 비애

교회에서

창가에서

음울한 슬픔

피아노

작은 읍내의 저녁 풍경

셰익스피어를 읽을 때면

오페라가 끝나고

사람들

가로등들이

폭격

공격

파멸

가을비

우리의 낮은 끝나고

운명

신은 없다

정말 짐승 같은 부르주아다

그 죽은 이들이 자기 시체를 묻게 둬라

우리는 전달자다

사람과 기계

로봇 감정

사람이 되자

사람은 무엇을 해야 할까?

당신이 사람이라면

돈을 죽여라

용기

욕망이 죽더라도

낙천주의자

오전 작업  

가엾은 젊은이들

급료

천치가 들려주는 이야기

상대성

온전한 혁명

아름다운 노년

죽음의 배

 

 

D. H. 로렌스의 삶과 문학

우리는 거짓말쟁이들이다. 왜냐하면 

어제의 진실은 내일이면 거짓이 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글자들은 고정되기에,

우리는 진실의 자구에 따라 산다.

올해, 내가 나의 친구에게 느끼는 사랑은 

작년에 내가 느꼈던 사랑과는 다르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거짓말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사랑! 사랑! 사랑을 되풀이한다

마치 그것이 어떤 고정된 가치를 지닌 동전인 양

죽었다가, 다른 봉오리를 피우는 꽃을 대신하는 양

「사랑에 관한 거짓말」

 

 

당신은 기꺼이 닦이고, 지워지고, 찍혀서,

무(無)가 되겠는가?

당신은 기꺼이 무가 되겠는가?

망각으로 뛰어들겠는가?

 

그러지 않으면, 당신은 결코 변신하지 못할 것이다.

「불사조」 부분

 

 

사람이 기계를 발명했고

이제는 기계가 사람을 발명하고 있다.

 

성부는 발전기요

성자는 말하는 라디오요

성령은 그 모두를 계속 작동시키는 가스다.

 

「사람과 기계」 부분

 

 

로렌스가 시를 통해 보여주는 사랑은 그의 소설들과 마찬가지로 플라톤적 사랑이 아니라 극히 에로스적인 사랑이며, 표현이 매우 직접적이고 사실적이고 감각적이다. 정열적인 연인들의 사랑이요, 성인들의 사랑이요, 부부의 사랑이다. 로렌스 부부의 위기를 언급하며 소개한 일화처럼, 마냥 좋다가도 금세 싸우고 토라졌다가, 어느새 또 욕구하고 질투하고 막 그러는 사랑, 그것이 시인 로렌스가 여러 시를 통해 보여주는 아주 솔직한 실제 사랑의 생태다. 그것은 비단 인간의 사랑에 그치지 않고, 동식물들의 생태를 다룬 작품들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래서 그의 여러 소설에 그려진 사랑보다, 아니 그의 노골적인 그림들보다도, 어찌 보면, 훨씬 더 외설적인데, 용케도 법망을 피했구나, 그런 생각마저 들 정도다.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아쉽다. 그동안 그의 소설들에 비해 시에 관한 관심이 부족했다는 판단에서다. 그리고 로렌스 시의 정수 역시 사랑이요, 그의 직접적, 사실적, 감각적인 표현 방식과 그 결과물들이 후대의 시인들에게 미친 영향 또한 소설에 못지않다는 판단에서다. 

「D. H. 로렌스의 삶과 문학」 부분

 

 

현재 지구는 온실효과, 오존층 감소, 열대우림 파괴와 해양오염, 사막화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동안 인간의 제도와 산업 중심주의 문화와 문명이 지구의 환경과 생태계의 자연스러운 흐름과 순환에 인위적이고 기계적인 형식들을 억지로 부과해서 자연계 고유의 생체리듬을 막아온 탓에, 자정능력을 상실한 거대생명체 지구가 지금 곳곳에서 곪아 터지고 있는 것이다. 로렌스는 인간의 과학기술이 인간, 인간의 찬란한 문명, 대자연과 자연의 숱한 생명체들까지 무자비하게 파괴한 제1차 세계대전을 몸으로 살았던 작가다. 그래서 그의 소설들과 시들에 편재해있는 생철학, 원시주의, 자연에 대한 관점과 관심, 사회비판적인 요소들은 불가불 그런 역사의 무섭고도 끔찍한 흐름에 대한 작가의 반응이자 대처였다. 특히, 제1차 세계대전 이후에 나온 그의 시집 『거북이』와 『새, 짐승과 꽃』은 그 자체가 거의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생태계의 보물창고다. 바로 지금, 이 위기의 지구를 떠올릴 때 로렌스의 문학, 그의 시들에 더더욱 눈길이 가는 또 하나의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D. H. 로렌스의 삶과 문학」 부분

저자

D. H. 로렌스 David Herbert Richards Lawrence, 1885.9.11~1930.3.2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는 영국 중북부 노팅엄셔의 탄광촌에서 태어나 노팅엄 유니버시티칼리지를 졸업하였다. 로렌스는 오랫동안 정신을 강조해온 서구사회에서 억압되고 금기시된 몸, 성애, 동성애까지 솔직하고 깊이 있게 탐구한 작가로서, 고리타분한 서구 문명에 신랄한 비판을 가하고, 몸과 생명력에 바탕을 둔 새로운 인간관계의 가능성을 모색하였다. 로렌스는 현대 영미 시의 발전에 이바지한 이미지즘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한 시인으로서 10여 권의 시집을 냈는데, 초기 시집들에서는 주로 연인들의 사랑 이야기가, 후기 시집들에서는 사회비판과 죽음에 대한 명상이 도드라진다.

편역

김천봉 金天峯, Kim Chun-bong
1969년에 완도에서 태어나 항일의 섬 소안도에서 초·중·고를 졸업하고, 숭실대 영문과에서 학사와 석사, 고려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숭실대와 고려대에서 영시를 가르쳤으며, 19~20세기의 주요 영미 시인들의 시를 우리말로 번역하여 소개하고 있다. 『윌리엄 블레이크, 마음을 말하면 세상이 나에게 온다』, 『에밀리 디킨슨-나는 무명인! 당신은 누구세요?』, 『사라 티즈데일-사랑 노래, 불꽃과 그림자』, 『에이미 로웰-이 터질듯한 아름다움』, 『W. B. 예이츠-술은 입으로 들어오고 사랑은 눈으로 들어온다』와 『월트 휘트먼의 노래』를 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