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전경수 | 역자/편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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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5-09-30 | ||
ISBN | 979-11-7549-005-5 (93320) | ||
쪽수 | 395 | ||
판형 | 152*223 무선 | ||
가격 | 28,000원 |
세계화의 현장, 기업은 어떻게 타문화를 만나는가
1960년대 서독으로 떠난 광부와 간호사에서 오늘날 국내 이주노동자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는 언제나 노동과 자본의 세계적 이동 속에 놓여 있었다. 『문화차이의 경영인류학』은 이러한 역사적 연속성 위에서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단순한 경제 현상이 아닌 문화적 적응 과정으로 조망한다. 본 연구는 경영학, 사회학, 인류학 연구자들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기업 활동을 둘러싼 사회·문화적 맥락을 균형 있게 해명하고자 했다. 기존 연구들이 주로 경제적 성과나 갈등의 일면만을 다루었다면, 이 책은 기업과 현지 사회 간의 상호작용을 다층적으로 분석하며 세계화 과정의 실질적 의미를 묻는다.
경영은 경제가 아니라 문화다
이 책은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멕시코 등 해외 현장에서의 심층 면접과 참여 관찰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의 적응 양상을 탐색한다. 특히 노동관행, 인사관리, 현지 사회와의 관계를 면밀히 검토함으로써, 기업 경영의 성패가 경제적 요인만이 아니라 타문화 이해와 문화적 융화에 달려 있음을 밝힌다. 더 나아가 이러한 연구는 해외 진출 기업의 전략뿐 아니라, 한국 사회 내부에서 공존하고 있는 이주민과 외국인 노동자의 문제를 바라보는 데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문화차이의 경영인류학』은 학제 간 연구가 열어낼 새로운 지평을 제시하며, 세계화 시대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문화적 방향을 성찰하게 한다.
서장
제1장_ 기업경영의 국제화와 문화간(文化間) 커뮤니케이션
제2장_ 재중(在中) 한국계 기업의 ‘본지인(本地人)’, ‘조선족(朝鮮族)’, ‘주재원(駐在員)’
제3장_ 베트남 내 한국계 기업의 현황
제4장_ 베트남 내 한국계 기업의 노동 문제에 관한 문화적 이해
제5장_ 인도네시아에서 활동하는 한국기업들 기업특성과 문화적응 노력의 관계
제6장_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계 마낄라도라 ‘빨리빨리’와 ‘마냐나’의 상극(相剋) 궁합(宮合)
종장_ 공생의 경영인류학
관계 공무원의 증언을 통한 중국 측의 입장에서 한국계 기업의 등장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천진의 경우에는 1986년부터 투자 유치를 시작하였는데, 가장 먼저 입주한 업체들이 한국계의 중소기업들이었고, 초창기에는 천진경제개발구의 환경도 어려운 상태였다. 따라서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TEDA의 초기 발전에 크게 기여한 점도 있다. 현재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계 기업들은 대체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보따리’의 세 가지 종류가 있다. -38쪽
한국의 사용자 측 입장에서 성장해온 베트남 진출 한국인 기업인들이 선호하는 노동관계의 문제의식이 어떠한 방향으로 움직일 것인가 하는 점은 자명하다. 여기에 대해서 베트남 측의 노동자들과 노동관계 당국에서 취하고 있는 입장을 조우시키게 되면, 우리는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의 노동 문제가 어떠한 방향으로 진행할 것인가에 대한 기본적인 흐름을 적시할 수 있다. 사회주의의 노동윤리를 기본으로 하여 합작사나 국영기업체들을 운영해온 베트남의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노사관계를 적대적으로 간주하지 않는 경향이다. -159쪽
노동 집약적 산업과는 달리 인도네 시아의 풍부한 자연 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현지에 진출한 회사들은 비록 그들이 인력 관리와 문화적 적응에 많은 시행착 오와 어려움을 겪었다 할지라도 그리 쉽게 포기할 수 없다. 값싼 노동력도 그들의 해외 진출에 긍정적인 요소가 되었을지 모르지만, 한국의 임금이 저렴했던 1960년대부터 진출한 그들에게는 임금보다도 ‘자원’이 중요한 진출 동기였다. -278쪽
문화차이의 극복을 위하여 한국인 책임자는 자신의 모든 사생활을 희생해가면서 일을 한다. 사무실 직원들의 이직률이 높으면 기업이 되지 않기 때문에, 사무실 직원을 뽑을 때에는 부모면담도 하고 가정방문도 한다. 불순한 노동자들이 입사한 경우도 3 ~4회 있었지만, 그중에서 1명은 3개월 급여를 선급하고 내 보내었다. 신입노동자들은 2일간의 훈련이면, 작업장에 투입될 수 있다. 업무를 시작하는 과정에서 사장도 노동자와 간단한 인터뷰를 한다. 공장을 처음 시작할 때 에는 140~150명의 이름을 모두 외었다. -352쪽
전경수 全京秀, Chun Kyung-soo
1949년생.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고고인류학과를 졸업했으며, 동대학원 인류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미국 미네소타대학 인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인류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2011년 서울대학교 학술연구상을 받았다. 2014년 정년퇴임을 하여 명예교수가 되었다. 한국문화인류학회, 제주학회, 진도학회, 근대서지학회 회장으로 활동했다. 객원교수, 방문교수, 특빙교수, 연구원 등의 신분으로 도쿄대학(일본), 국립민족학박물관(일본), 규슈대학(일본), 야마구치대학(일본), 가고시마대학(일본), 오키나와국제대학(일본), 야마구치현립대학(일본), 가나가와대학(일본), 운남대학(중국), 상해대학(중국), 귀주대학(중국), 예일대학(미국), 오클랜드대학(뉴질랜드), 중앙연구원 민족학연구소(대만), 유이떤대학(베트남) 등에서 교수와 연구를 수행했다. 주요 저서로는 『인류학과의 만남』, 『한국문화론』, 『백살의 문화인류학』, 『혼혈에서 다문화로』, 『똥이 자원이다』, 『환경친화의 인류학』, 『물걱정 똥타령』, 『사멸위기의 문화유산』, 『파푸아에서 배운다』, 『우즈베키스탄에서 배우자』, 『이즈미 세이이치와 군속인류학』, 『인류학자 말리노브스키』, 『울릉도 오딧세이』, 『월남에서 배운다』, 『손진태의 문화인류학』, 『경성학파의 인류학』, 『송석하의 민속학』, 『오스굿의 강화도연구, 1947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