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김용규 | 역자/편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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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6-03-20 | ||
| ISBN | 979-11-7549-059-8 (93800) | ||
| 쪽수 | 494 | ||
| 판형 | 152*223 무선 | ||
| 가격 | 35,000원 | ||
최근 들어 문화이론에서 주체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급진적 이론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런 이론들이 인간중심적 사유를 비판하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인간주의의 종언 이후의 주체의 문제까지 부정하는 것은 새로운 문제가 될 수 있다. 주체의 위치와 주체성이 사라진 곳에서 역사의 진리와 의미는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주체성이 말소되거나 주체의 위치가 사라진 곳에서 사회 비판과 정치적·윤리적 행위와 책임은 어떻게 사고될 것인가? 하는 질문들은 여전히 중요하다.
신자유주의에 맞선 문화이론
『문화이론과 주체의 위치』의 글은 우리 사회는 물론 서구 사회에 불어 닥친 위기와 곤경에 맞선 주체들의 이론적·실천적 대응과 그런 위기를 바꿀 수 있는 변화의 계기들을 찾고 있다. 이 글들을 관통하고 있는 주제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문화이론에서 사회변화와 그에 대응하는 주체의 위치에 관한 것이다.
『문화이론과 주체의 위치』는 4부로 이루어져 있다.
제1부 「미셀 푸코의 마지막 10년-권력에서 통치성으로」는 1975년부터 1984년까지 후기 푸코의 이론적·실천적 전환과 활동을 추적하고 살펴본다. 푸코는 이 시기에 권력에서 통치성으로 문제설정을 전환하는데, 통치성 개념에서는 통치의 작용과 반작용 속에서 주체의 위치가 명확해진다.
제2부 「주체의 행위와 윤리적 지평-슬라보예 지젝, 알랭 바디우, 조르조 아감벤」은 지젝, 바디우, 아감벤과 같은 이론가들의 문화이론을 비교하면서 그들이 바라보는 주체와 행위, 그리고 그것이 열어놓은 윤리적 지평의 문제를 다룸으로써 오늘날 문화이론에서 주체의 문제가 얼마나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제3부 「문화이론과 탈재현의 정치학」은 이미지가 인간의 사고를 통제하는 시뮬라시옹과 스펙터클의 사회에서 주체적 변혁의 계기를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를 살펴본다. 이론적으로 현실/이미지 간의 구분에 근거하는 재현의 논리를 비판하고 시뮬라크르의 탈재현적 가능성을 주장하는 보드리야르, 데리다, 들뢰즈의 이론들은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한편, 우리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최근 변화들, 특히 팬데믹 상황이나 도시공간의 변화를 기 드보르의 스펙터클 이론을 비롯한 다양한 이론으로 설명한다.
제4부 「신자유주의와 인문학, 그리고 문화연구」는 ‘모든 것을 시장과 경쟁의 논리 속으로’ 몰아넣고자 하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인문학과 문화연구는 어떻게 변하고 있고 그 변화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논한다.
지난 30년 동안 ‘이론의 시대’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우리의 학문장에서 이론은 강력한 흐름을 형성해왔다. 다양한 이론들이 쏟아져 들어왔고 그에 관한 논의들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 글들은 그렇게 유입된 다양한 문화이론을 신속하게 읽고 정확하고 비판적으로 소개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은 문화이론들을 우리의 현실 사회를 사고하는 데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인지를 질문한다.
서문
제1부 | 미셀 푸코의 마지막 10년 - 권력에서 통치성으로
제1장 주권권력에서 생명권력으로 – 푸코의 『성의 역사 1-앎의 의지』
제2장 전쟁에서 통치성으로 -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 『안전, 영토, 인구』, 『생명관리정치의 탄생』을 중심으로
제3장 후기 푸코의 통치 받지 않을 자유
제2부 | 주체의 행위와 윤리적 지평 - 슬라보예 지젝, 알랭 바디우, 조르조 아감벤
제1장 실재의 윤리와 주체의 행위 - 지젝의 문화이론
제2장 주체로의 복귀와 윤리의 가능성 – 바디우와 지젝의 주체이론
제3장 주체와 윤리적 지평 – 알랭 바디우와 조르조 아감벤의 ‘바울론’
제3부 | 문화이론과 탈재현의 정치학
제1장 시뮬라크르의 물질성과 탈재현의 정치학 – 보드리야르, 데리다, 들뢰즈
제2장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맞이하는 방법
제3장 기 드보르의 스펙터클 이론으로 본 부산공간의 변화
보론 도시에 대한 권리와 데이비드 하비의 『반란의 도시』
제4부 | 신자유주의와 인문학, 그리고 문화연구
제1장 폐허의 대학과 ‘지금-여기’의 인문학
제2장 대처리즘 이후의 영국문화연구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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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치성으로서의 자유주의는 인간 자체의 자본화, 즉 인적 자본과 호모 에코노미쿠스를 통해 신자유주의로 수정되고 확장된다. 자유주의가 국가와 사회체의 관계에서 시장의 통치술이었다면, 신자유주의에서는 그 관계가 인간 자체의 통치술로 확대 발전한다. 신자유주의적 통치성을 통해 푸코는 시장의 자유라는 바탕 위에서 교환하는 인간이라는 고전적 의미의 경제적 인간을 뛰어넘어 스스로를 자본으로 인식하는 새로운 인간존재의 등장을 해명하기 시작한다. -62쪽
한편 푸코 역시 학교, 공장, 병영 등의 역할에 주목하는데, 알튀세르와는 다른 차원에서, 즉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권력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풀어간다. 그에 따르면 학교와 병영과 공장은 모두 근대의 미시적 규율권력들로서 개인을 주체로 ‘생산’하는 장치들이다. 여기서 푸코가 알튀세르와 다른 것은 그가 새로운 권력의 시각에서 마르크스주의의 이데올로기 개념과 기존의 근대적 권력 개념을 모두 비판한다는 점이다. 그는 부르주아적 자유주의의 사법적 모델이나 마르크스주의의 권력 모델 모두 권력을 어떤 개인 또는 집단, 나아가서 기구와 장치가 권력을 ‘실체’로 간주함으로써 권력을 ‘소유’할 수 있는 것으로 본다는 점에서 동일한 권력 개념을 갖고 있다고 비판한다. -221쪽
사실 팬데믹 사태는 국가와 정부가 비상 상황을 이용하여 국민의 저항권을 억압하면서 권력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를 제공해주고 있다. 아마 대표적인 것이 헝가리 사례일 것이다. 헝가리 극우정권의 총리 빅토르 오르반은 팬데믹 사태에 신속하게 대처한다는 명분으로 기간 제한 없는 비상령을 의회에서 통과시켰는데 이 법령에는 격리조치 위반시 가중 처벌 뿐아니라 의회 해산, 집회 금지, 선거 연기, 허위뉴스 유포자 처벌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나아가서 7월 초 홍콩 보안법이 통과되면서 홍콩의 자치와 민주화가 요원해지고, 러시아 개헌국민투표가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됨으로써 푸틴에게 장기 집권의 길이 열린 것도 팬데믹 사태 속에서 진행된 일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팬데믹 사태는 정치권력이 독재적이든 민주적이든 국민의 생명과 자유, 권리를 통제하는 생명정치를 강화하는 길을 터주고 있다. -352쪽
대처리즘 논쟁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대처리즘은 1980년대 초반을 넘어가면서 영국 사회 전체에 훨씬 깊숙이 관철되는 한편, 일정한 성격 변화를 겪는다. 대처 정부가 들어선 초창기에 대처리즘은 시장의 논리와 배타적이고 보수적인 영국 민족성에 근거하여 전후 사회적 타협의 유산과 1960년대 이후의 진보적 문화를 부정하고자 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정치적이고 이데올로기적 성격을 강하게 띠었다. 시장과 경쟁의 논리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배타적인 국민성 개념에 의지했던 것은, 그것이 기존의 사회관계를 자본 중심의 새로운 구도로 재편해가는 과정에서 벌어질 문화정치적 투쟁에서 필수적인 이데올로기였기 때문이다. -456쪽
김용규 金容圭, Kim, Yong-gyu
부산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서 문화연구와 비평이론을 가르치고 있으며, 문화이론, 유럽지성사, 세계문학론, 탈식민주의에 관심이 있다. 지은 책으로는 『혼종문화론-지구화 시대의 문화연구와 로컬의 문화적 상상력』, 『문학에서 문화로-1960년대 이후 영국문학이론의 정치학』이 있고, 옮긴 책으로 『무에 대한 탐구-불교와 비평이론』, 『인류-비인간적 존재들과의 연대』, 『멀리서 읽기-세계문학과 수량적 형식주의』, 『문화연구 1983』, 『글로벌 / 로컬-문화생산과 초국적 상상계』, 『미술관이라는 환상-문명화의 의례와 권력의 공간』, 『백색신화-서양이론과 유럽중심주의 비판』, 『아래로부터의 포스트식민주의』, 『비평과 객관성』 등이 있으며, 『대담집-재일디아스포라의 목소리』, 『세계문학의 가장자리에서』, 『번역과 횡단-한국 번역문학의 형성과 주체』, 『경계에서 만나다-디아스포라와의 대화』를 공동 편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