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Close

출간 도서

도서 상세보기

뒤로가기
소확행하는 고양이
새로운 일본의 이해
저자 정순분 역자/편자
발행일 2021.6.30
ISBN 9791159056239
쪽수 345
판형 신국변형판 무선제본
가격 16,000원
서점 바로가기

세계일보 21.7.31 A12면 1단 지면기사

중앙SUNDAY 21.7.31 T20면 TOP 지면기사


일본 사람들은 왜 그렇게 친절할까? 친절하지만, 속마음을 알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학이 발달한 나라에서 미신과 같은 자연신을 믿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평소의 모습은 평범하고 수줍음을 많이 타는데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에서는 왜 그렇게 선정적이고 폭력적일까? 지진이 나면 질서를 잘 지키고 단합도 잘하는데, 평소에는 왜 혼자 행동하고 밥도 혼자 먹을까? 이 책은 일본 사회ㆍ일본 문화ㆍ일본인을 주제로 3개의 장으로 나누고 그에 따른 구체적인 사례를 분석하여 일본의 본질과 원리를 알기 쉽게 해설한다.


일본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가 우리 사회에 많이 축적된 상태에서 그것들을 연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원리를 제시하고 그에 대한 현상적인 사실들을 새롭게 체계화하였다. 또한 ‘소확행’의 개념과 고양이가 우리 생활 속에 녹아들어 자연스러워진 것처럼 일본에 대한 우리의 인식도 가치지향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였다.

머리말 / 3


1. 일본 사회-전통과 변화

1. 모든 것은 신과 함께 15

2. 천황의 하루 27

3. 세습은 내 운명 39

4. 부자는 OK, 벼슬은 NO 50

5. 두 유 노우 젠 스타일? 60

6. 개성 만점 소도시 71

7. 평생직장은 옛말, 일도 내 방식대로 82

8. 지금은 ‘새로운 어른’ 시대 93

9. 편의점 vs 드럭스토어 104

10. B급 문화의 역습 115


2. 일본 문화-생활과 취미

1. 돈가스의 탄생 129

2. 인류는 면류 142

3. 디저트는 나의 힘 153

4. 기모노의 원조는 12겹 레이어드 룩 164

5. 내 꿈은 단독 주택 174

6. 만화라는 판타지의 시작 185

7. Anime는 Anima 197

8. 인형, 예술이 되다 207

9. 나만의 우상, 아이돌 218

10. 아키하바라, 취미를 부탁해 228

3. 일본인-집단과 개인

1. 작은 것이 아름답다 239

2. 사시사철 축제로구나 250

3. 공기를 읽는 사람들 261

4.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272

5. 사랑에 죽고 사랑에 살고 282

6. 나 혼자 산다 292

7. 시간을 달리는 열차 303

8. 지옥 온천? 극락 온천! 314

9. 소확행의 나라 325

10. 고양이의 섬 335

P. 56~57

일본에서는 100년 이상 된 가게를 시니세(老鋪), 즉 노포라고 하는데 현재 전국적으로 33,069개가 있다. (…중략…) 양갱 전문점 도라야虎屋는 500년 동안 국민의 사랑을 독차지해온 노포이다. 무로마치 시대 말기(문헌에 남아 있는 기록으로는 1520년, 비공식적으로는 1241년) 창업 초기부터 황실의 양갱 납품업체로 교토에서 창립하였다. 메이지 시대 천도와 함께 도쿄로 옮겨서 현재 구로카와(黑川) 가문 17대 주인이 경영하고 있다. 100% 수작업을 고수하며 백화점 입점 요청에도 총 점포수를 80개 이하로 관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도라야는 전통을 중시하는 한편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한다. 최근 경영혁신을 추진하는 장수 기업들이 자주 인용하는 ‘전통은 혁신의 연속이다’라는 말은 원래 도라야의 기업 모토이다.


P. 118~120

일본에는 B급 영화나 B급 문화 외에 B급 구루메(Gourmet)라는 말이 있다. 음식 중에서 컬트적인 인기를 가지면서 품질은 상질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을 가리킨다. (…중략…)

B급 구루메에 해당하는 음식은 라멘, 카레라이스, 쇠고기덮밥, 야키소바, 만두, 우동, 메밀국수 등이다. 그중에서 야키소바는 밀가루로 만든 중화면에 돼지고기와 양배추, 당근, 숙주, 양파 등을 넣고 우스타소스를 넣고 볶은 면 요리이다. 철판만 있으면 만드는 것이 가능해서 신사 앞이나 축제장 등 사람이 몰리는 곳이면 어디든지 포장마차에서 팔고 있다. 야키소바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서 미국으로부터 원조 받은 밀가루로 만들어 먹던 음식이었는데 지금은 누구나 좋아하는 국민 간식이 되었다. 우리나라의 떡볶이 같은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P. 345

원래 ‘소확행’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사람은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이다. 그는 수필집 『랑게르한스 섬의 오후』(1986)와 『소용돌이 고양이의 발견법(한국어 번역본 : 일상의 여백)』(1996) 등에서 갓 구운 따뜻한 빵을 손으로 뜯어 먹는 것, 오후의 햇빛이 나뭇잎 그림자 그리는 것을 바라보며 브람스의 실내악을 듣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넣은 속옷이 가득 쌓여 있는 것, 겨울밤 부스럭 소리를 내며 이불 속으로 들어오는 고양이의 촉감을 느끼는 것, 정결한 면 냄새를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부터 입는 것, 격한 운동 후에 시원한 맥주를 마시는 것 등에서 소확행을 느낀다고 하였다.


일본 사람들은 왜 그렇게 친절할까? 친절하지만, 속마음을 알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학이 발달한 나라에서 미신과 같은 자연신을 믿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평소의 모습은 평범하고 수줍음을 많이 타는데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에서는 왜 그렇게 선정적이고 폭력적일까? 지진이 나면 질서를 잘 지키고 단합도 잘하는데, 평소에는 왜 혼자 행동하고 밥도 혼자 먹을까?

우리가 일본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한 가지 잣대로만 판단하려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단일 지배층이 모든 분야의 정책을 결정하고 피지배층은 그에 따르는 식으로 전개되어서 두 가지 이상의 가치관을 동시에 인정하는 문화가 형성되지 않았다. 그에 비해 일본은 전체 역사에서 천황이 직접 정치한 때가 그다지 길지 않으며, 지배층의 구조 자체가 이원적이고 이중적이었다. 그 덕분에 서로 성격이 다른 문화가 동시에 공존하며 발달할 수 있었고 가치관 역시 한쪽으로만 치우치지 않게 되었다.

이 책은 일본 사회ㆍ일본 문화ㆍ일본인을 주제로 3개의 장으로 나누고 그에 따른 구체적인 사례를 분석하여 일본의 본질과 원리를 알기 쉽게 해설한다.

제1장 ‘일본 사회’에서는 전통과 변화의 공존에 대해서 알아본다. 일본은 우리보다 전통을 고수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천재지변이 많아 유교나 불교, 기독교와 같은 외래 종교보다 고대부터 내려오는 토착 신앙인 신도가 여전히 사회적 기반을 이루고 있다. 그렇게 기존의 제도와 관습을 고수하지만, 일각에서는 변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면도 나타난다. 1868년 메이지유신을 통해서 아시아에서는 가장 먼저 서양의 근대 문물을 받아들였으며, 현재 일본의 기업들은 90년대 거품 경제 붕괴 이후 탄력적인 경영을 시도하고 있으며, 편의점과 드럭스토어 활성화를 통해서 현대의 소비 패턴 변화에 부응하고 있다.

제2장 ‘일본 문화’에서는 생활과 취미의 차이를 살펴본다. 일본의 취미 분야는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발달하였다. 일본인은 예로부터 남에게 예의 바르게 행동하고 자신의 욕구나 욕망을 드러내지 않는 것을 추구해왔다. 대신 평소에 억눌린 욕구나 욕망은 문예 혹은 취미 활동을 통해서 주로 발산하였다. 현재 전 세계를 사로잡은 마니아 문화(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피규어, 아이돌 등)는 그렇게 해서 탄생하였으며, 한계를 모르는 기상천외한 상상력은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일상생활의 숨 막히고 무료한 심리의 반작용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제3장 ‘일본인’에서는 집단성과 개인성의 양립에 대해서 알아본다. 섬나라인 일본은 일찍부터 확대보다는 축소를 지향하고 축제 문화를 통해서 집단성을 길렀다. 인간관계에서는 직접적인 표현을 피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눈치로 알아채는 것을 미덕으로 보았고 이런 습관은 상황을 보고 스스로 유추해서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추리물을 일찍부터 발달시켰다. 일본인이 고양이를 고대부터 좋아한 것도 개인주의의 숨겨진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낯설었던 일본적 성향이 어느덧 우리에게도 익숙해지고 하나의 문화를 공유하는 시대가 되었다. 크고 원대한 꿈보다는 작고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데 거리낌이 없고, 속을 알 수 없다고 멀리하던 고양이를 이제는 조용하고 섬세한 동물로 여기며 평생 함께하는 데 주저함이 없는 것처럼 말이다.

이 책은 일본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가 우리 사회에 많이 축적된 상태에서 그것들을 연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원리를 제시하고 그에 대한 현상적인 사실들을 새롭게 체계화하였다. 또한 ‘소확행’의 개념과 고양이가 우리 생활 속에 녹아들어 자연스러워진 것처럼 일본에 대한 우리의 인식도 가치지향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였다.

정순분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를 졸업했으며 일본 와세다대학교 대학원 문학연구과(일본 문학 전공)에서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고려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등에서 강사로 활동하였으며 현재 배재대학교 일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일본 와세다대학교 일본고전적연구소 객원연구원과 미국 플로리다대학교 아시아어문학부 객원교수를 역임했다. 저서에 『枕草子大事典』(공저, 2001), 『枕草子 表現の方法』(2002), 『平安文學の風貌』(공저, 2003), 『枕草子와 平安文學』(2003), 『모노가타리에서 하이쿠까지』(공저, 2003), 『交錯する古代』(공저, 2004), 『日本古代文學と東アジア』(공저, 2004), 『일본고전문학비평』(2006), 『平安文學の交響』(공저, 2012), 『키워드로 읽는 겐지 이야기』(공저, 2013), 『일본문학, 사랑을 꽃피우다』(2017), 옮긴 책에 『마쿠라노소시』(2004), 『돈가스의 탄생』(2006), 『마쿠라노소시 천줄읽기』(2008), 『청령 일기』(2009), 『무라사키시키부 일기』(2011), 『사라시나 일기』(공역, 2012), 『천황의 하루』(2012), 『사누키노스케 일기』(2013), 『베갯머리 서책』(2015) 등이 있으며 그 외에 일본 문학에 관한 다수의 논문이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