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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을 멀리하면 용렬해진다
중국 루쉰 연구 명가정선집 7
저자 장푸구이 역자/편자 이보경
발행일 2021.6.30
ISBN 9791159052392
쪽수 319
판형 신국판 무선제본
가격 2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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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1.8.6 33면 1단 지면기사


중국 루쉰 연구 명가정선집 7권. 지린(吉林)대학 중국문화연구소 소장이자 ‘창장학자(長江學者)’-중국 교육부에서 탁월한 연구 성과를 낸 연구자들에게 부여하는 호칭이다-인 장푸구이(張福貴, 1955년생) 교수의 역작으로 1990년대 초반부터 쓴 논문을 가려 뽑아 모은 논문집이다.


우리는 이 논문집으로부터 루쉰의 문학과 사상뿐만 아니라 루쉰 연구자 장푸구이의 사유와 사상을 읽어낼 수 있다. 물론 저자의 사유가 스며 들어가 있지 않은 글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겠지만, 그의 글에는 중국의 역사와 현재를 고민하는 저자의 모습이 뚜렷하게 각인되어 있다.


저자가 루쉰으로부터 배운 것은 ‘용렬’함에 빠지지 않는 삶, 다시 말하면 당대 중국 사회문화에 영합하지 않고 두 눈 부릅뜨고 직시하며 이에 대해 통렬한 문화비판을 수행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논문집은 루쉰 텍스트에 대한 ‘중립적’인 해석이라기보다는 당대 중국사회를 향한 저자 장푸구이의 ‘외침’이라고 할 수 있다.

선도와 전도

'상덕'의 본직

엘리트의식과 평민의식

심층 현대화

'나래주의'

'세계인' 개념

역사의 증명

'작은 루쉰'과 '큰 루쉰'

주변에서 중심으로

당대 중국사회를 향한 ‘외침’으로서의 루쉰 읽기

『루쉰을 멀리하면 용렬해진다』는 지린(吉林)대학 중국문화연구소 소장이자 ‘창장학자(長江學者)’-중국 교육부에서 탁월한 연구 성과를 낸 연구자들에게 부여하는 호칭이다-인 장푸구이(張福貴, 1955년생) 교수의 역작으로 1990년대 초반부터 쓴 논문을 가려 뽑아 모은 논문집이다. 우리는 이 논문집으로부터 루쉰의 문학과 사상뿐만 아니라 루쉰 연구자 장푸구이의 사유와 사상을 읽어낼 수 있다. 물론 저자의 사유가 스며 들어가 있지 않은 글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겠지만, 그의 글에는 중국의 역사와 현재를 고민하는 저자의 모습이 뚜렷하게 각인되어 있다. 저자가 루쉰으로부터 배운 것은 ‘용렬’함에 빠지지 않는 삶, 다시 말하면 당대 중국 사회문화에 영합하지 않고 두 눈 부릅뜨고 직시하며 이에 대해 통렬한 문화비판을 수행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논문집은 루쉰 텍스트에 대한 ‘중립적’인 해석이라기보다는 당대 중국사회를 향한 저자 장푸구이의 ‘외침’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이 책은 무엇보다 마오시대를 건너온 중국 지식인의 생생한 증언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특징은 논문집 전편에 깔려있다. 특히 루쉰의 “개인에게 맡기고 다수를 배격한다”라는 명제에 해석에서 잘 드러난다. 저자는 ‘선도’와 ‘전도’라는 어찌보면 모순되는 듯한 두 가지 키워드로 루쉰의 대중정치 비판에 대한 해석을 시도한다. 루쉰은 서구 대중정치의 문제점에 착목하고 개인을 강조했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당시 중국에서 대중정치는 꼭 필요한 단계였다고 본다. 바로 이런 까닭에 루쉰의 선도성이 당시 중국의 현실에 맞지 않은 전도를 낳았다고 결론짓는다. 여기에서 저자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민주정치 대의제로서의 ‘대중정치’의 필요성이다. ‘대중정치’에 대한 강조에는 마오시대를 경험한 지식인으로서의 장푸구이가 생생하게 읽혀진다. 이러한 점은 “물질을 배격하고 하고 정신을 신장한다”라고 하는 루쉰의 또 다른 명제에 대한 해석에서도 드러난다. 저자는 루쉰의 이 주장에 도덕인격과 자연으로의 복귀를 지향하는 ‘평민의식’이 함축되어 있다고 본다. 그런데 저자는 루쉰의 도덕인격과 평민의식에 대한 강조가 정신에 대한 일방적인 강조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고 비판한다. 1970년대의 ‘사욕(私欲)의 압살’이 문혁의 종결과 더불어 ‘사욕의 팽창’을 초래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편 루쉰 텍스트에 대한 저자의 해석 가운데 학술적인 측면에서 주목할만한 것은 다음 두 가지이다. 하나는 ‘국민성 개조’ 사상에 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세계인’ 개념에 대한 착목이다. 루쉰의 사상도덕 혁명, 특히 국민성 개조에 관한 주장을 유가의 상덕(尙德)사상과 관련지어 해석한다. 이는 꽤 흥미로운 해석틀이라고 할 수 있다. 루쉰의 국민성 개조 사상은 일본을 거쳐서 받아들인 서구의 국민성 담론의 영향으로 읽어내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자는 루쉰의 국민성 개조 주장이 사상과 문화의 변혁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근대초기 성행했던 국민성 담론보다는 오히려 전통적인 상덕사상과 유사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저자는 동시대 연구자들이 그리 주목하지 않았던 루쉰의 ‘세계인’ 개념에 천착한다. 이는 중국에서 근대이래 지속된 ‘국정(國情)특수론’과 80년대 이후의 이른바 ‘중국특색’론에 대한 비판과 연결되어 있다. 세계인 혹은 세계주의 사상은 필자에 따르면 중국에는 선천적으로도 후천적으로도 부족한 사상이다. 바로 이런 까닭으로 루쉰의 세계인 개념은 중국문화의 보충적 개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 저자는 루쉰 연구에서는 변방이라고 할 수 있는 동북지방의 학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이 지역 학인들이 성취한 일본문학과의 영향관계와 관련된 우수한 연구성과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

장푸구이(张福貴)

1955년생

현재 吉林大學校 哲學社會科學 석좌교수, 中國教育部 長江學者 특임교수, 中國教育部 高等學校 中文學科類 教學指導委員會 주임 역임.

저서로는 『20세기 중국문학의 문화심판』, 『중일 근현대문학 관계 비교연구』, 『살아 있는 노신 : 노신문화 선택의 당대적 의미』 등 10여 권과 그 외 논문 270여 편이 있다.


역자

이보경

연세대학교 중어중문학과에서 『20세기초 중국의 소설이론 재편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는 강원대학교 중어중문학과에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문(文)과 노벨(Novel)의 결혼』, 『근대어의 탄생-중국의 백화문운동』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내게는 이름이 없다』, 『동양과 서양 그리고 미학』(공역), 『루쉰전집』의 『열풍』, 『거짓자유서』, 『풍월이야기』, 『먼 곳에서 온 편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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