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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평전
저자 간호윤 역자/편자
발행일 2019.06.10
ISBN 9791159054020
쪽수 402
판형 신국판 무선
가격 1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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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를 메운 게 모조리 황충이야!

한국인으로서 연암 박지원을 모르는 이는 드물다. 그러나 이 책은 남들이 다 아는 뻔한 박지원의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평전이 갖추고 있는 일반적인 형식―인물의 일대기와 평가―을 벗어나, 박지원과 관련된 열한 명의 인물의 시각으로 박지원의 발자취를 좇는다. 여기에는 그의 아내와 아들, 처남 같은 가족의 시각이 있는 한편, 박지원의 정적이자, 벗인 유한준이나 정조와 같은 조정의 인물들, 그를 모신 머슴이나 그의 제자들, 그리고 그가 스스로 평한 자신의 이야기도 있다.

이 책의 9할은 실제 박지원의 삶에 근거한다. 또 그와 한 시대를 살았던 이들이 남긴 기록에서 줄기를 찾았다. 그리고 저자는 각 인물들의 시각에서 박지원에게 말을 건넨다. 그들은 무결점의 박지원이 아니라, 조정의 이단아이자 세상 물정 모르는 선비로서의 박지원, 집에 빚쟁이가 늘어서면서도 뜻을 굽히지 않으려는 박지원, 왕에게 아부하는 대신 종에게 자신의 소설을 들려주는 박지원을 이야기한다.


문 앞엔 빚쟁이가 기러기처럼 줄 섰고

황충은 벼를 갉아먹는 메뚜기라는 뜻이다. 박지원은 종로의 양반들을 백성을 숙주로 삼아 기생한다하여, 그들을 기생충이라고 비판했다. 당시 박지원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그러했다. 그는 뛰어난 문장가이면서도 당시 유행하던 문장을 따라짓거나 왕에게 아부하는 대신 고고히 자신만의 문장과 학문을 닦았다. 제1부에서는 그의 정적인 유한준, 그가 모신 왕 정조, 그의 큰아들 박규수의 입으로 연암의 문장에 대해 이야기한다.

제2부에서는 연암이 죽고 난 뒤 그의 성정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박지원이 종에게 들려주는 「마장전」 이야기나, 그의 아내의 이야기, 그리고 둘째 아들 박종채의 입에서 ‘개를 키우지 말라’는 말에 함축된 그의 넉넉한 성품을 알아본다.

제3부에서는 박지원의 학문에 대해 알아본다. 그의 처남 이재성, 제자였던 백동수, 그의 벗 유언호가 박지원에게 건넨 말들은 박지원에 대한 상찬(賞讚)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가 바라보는 백성과 정치, 학문에 대한 생각을 좇다보면 「양반전」이나 「호질」만으로 정의내리기 어렵다는 것을 금세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유한준, 정조, 박규수, 오복, 이씨부인, 박종채,이재성, 백동수, 유언호, 그리고 저자와 박지원그 자신이 평한 연암

이 책의 마지막 제4부는 연암 자신과 이 책의 저자인 간호윤이 평한 연암의 이야기다. 박지원은 스스로를 삼류 선비라고 칭할 만큼 겸손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그 까닭을 백성을 이롭게 하는 선비가 되는 데에는 주저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그가 꿈꾸는 미래는 ‘인간다운 세상’이다. 저자는 대학교 때 본격적으로 박지원을 접했고, 이후 지금까지 박지원의 행로를 찾아 따라가고 있다. 박지원의 이상에 매료되어 그에 대해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박지원의 글쓰기 방식과 박지원의 행로에 대한 분석, 소설에 대한 비평서에 이르기까지 박지원에 대한 다양한 책을 출판 준비 중에 있다.

들어가며


I. 문장, 종로를 메운 게 모조리 황충이야!

01 유한준|연암은 문둥이다

02 정조|폐하! 문자전쟁이 일어났습니다

03 박규수|『연암집』은 절대 간행할 수 없소



II. 성정, 개를 키우지 마라

04 오복|연암을 얻다

05 이씨 부인|문 앞엔 빚쟁이가 기러기처럼 줄 섰고

06 박종채|개를 키우지 마라



III. 학문, 기와조각과 똥거름, 이거야말로 장관일세!

07 이재성|글쓰기는 전쟁이다

08 백동수|세상에 사내는 오직 너뿐이다

09 유언호|이것이 주인의 예일세



IV. 미래, 연암집이 갑신정변을 일으켰지

10 연암|나는 조선의 삼류 선비다

11 간호윤|백지에 조선의 달빛 같은 글이 떨어진다



나가며

부록1_박지원의 주요 연보

부록2_연암 사망 후 관계 중요 기록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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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윤 簡鎬允, Kan, Ho-Yun

고전독작가(古典讀作家) 간호윤은 1961년 경기 화성, 물이 많아 이름한 ‘흥천(興泉)’생으로, 순천향대학교(국어국문학과),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국어교육학과)을 거쳐 인하대학교 대학원(국어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두메산골 예닐곱 때 명심보감을 끼고 논둑을 걸어 큰할아버지께 한문을 배웠다. 12살에 서울로 올라왔을 때 꿈은 국어선생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고등학교 국어선생을 거쳐 지금은 대학 강단에서 고전을 가르치고 배우며 현대와 고전을 아우르는 글쓰기를 평생 갈 길로 삼는다. 

저서들은 특히 고전의 현대화에 잇대고 있다. 『한국 고소설비평 연구』(2002문화관광부 우수학술도서) 이후, 『기인기사』(2008), 『아름다운 우리 고소설』(2010), 『다산처럼 읽고 연암처럼 써라』(2012문화관광부 우수교양도서), 『그림과 소설이 만났을 때』(2014문화관광부 우수학술도서), 『연암 박지원 소설집』(2016), 그리고 『아! 나는 조선인이다-18세기 실학자들의 삶과 사상』(2017), 『욕망의 발견』(2018)에서 이 책까지 모두 직간접으로 고전을 이용하여 현대 글쓰기와 합주를 꾀한 글들이다. 

‘연구실이나 논문집에만 갇혀 있는 고전(古典)은 고리삭은 고전(苦典)일 뿐이다. 연구실에 박제된 고전문학은 마땅히 소통의 장으로 나와 현대 독자들과 마주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글을 쓴다. 연암 선생이 그렇게 싫어한 사이비 향원(鄕愿)은 아니 되겠다는 게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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