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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정의, 민주주의
87년 체제와 한국소설의 세대
저자 김명훈 역자/편자
발행일 2022.10.10
ISBN 9791159057120
쪽수 188
판형 128*188 무선
가격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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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를 살아 있는 한국인의 심성은 어떻게 형성되었을까? 이 책의 목적은 한국인의 욕망과 신념이 최대치로 분출되고 충돌했던 1980년대 후반 전후의 한국 사회를 통해 지금/여기 한국인의 정체성이 형성되기까지의 과정을 소급적으로 재구성해 보는 것이다.


1980년대 후반의 한국사회

항쟁과 민주화로 기억되는 1980년대 후반 한국 사회는 여러 세대의 가치관과 정체성이 통치성의 주체인 국가를 가운데 두고 경쟁한 시대였다. 이 책에서는 김원일, 이문구, 이문열 등 어린 시절 한국전쟁을 경험한 산업화세대, 공지영, 김한수, 방현석 등 1980년대 항쟁의 시간 속에서 집단적 정체성을 확립한 86세대, 그리고 김영현, 임철우, 최윤 등 5·18에 대한 부채감을 공유했던 광주 세대의 소설을 가로지르며 1980년대 후반의 한국사회를 탐색한다.


이들은 소설이라는 허구적이고도 제도적인 장치를 활용해 자기 세대의 기억과 소망을 재현하려 했다. 그러나 이들의 시도는 1980년대 후반 한국 사회의 대의였던 민주화와 마주치며 왜곡되고 파열되고 형해화되었다. 기억해야 할 점은, 갈라지고 깨어지고 흩어진 그들의 기억과 소망이 지금/여기 한국인들의 몸과 마음에도 여전히 파편처럼 박혀 있다는 것, 그렇기에 그들이 겪었던 통증 또한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머리말 3


들어가며 9


1. 소가죽 혹은 우리가 아는 세계의 종언? 11

2. 87년 체제의 기원, 기원으로서의 87년 체제 18

3. 87년 체제와 세대의 분기 26


제1장

냉전 생존주의 세대의 심연 35

1. 생존주의의 역사와 세대 37

2. 불화 냉전-분단체제의 법과 근대소설의 규칙 44

3. 타협 87년 체제와 생존의 정치경제학 58

4. 소결 81


제2장

86세대, 정의를 위한 마주침의 신화 85

1. 87년 체제, 노동소설 그리고 마주침 87

2. ‘학출’과 노동자 고백하는 자의 몸과 마음 95

3. 노동자들 사이 생존과 투쟁의 갈림길에서 102

4. 세대 결여된 삼대 구조와 새로운 세대의 탄생 110

5. 소결 122



제3장

광주세대와 우리들의 민주주의 127

1. 1980년 5월과 1987년 6월 사이 129

2.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과 ‘우리 세대’의 윤리적 서사 137

3. 사실과 픽션의 불화, 불가능한 화해 147

4. 밝힐 수 없는 ‘우리’의 공동체 160

5. 소결 171


나가며 175


참고문헌 183

위에서 나열한 기록물들은 작품 속 주요인물들이 미처 경험하지 못했거나 확인해줄 수 없는 5·18의 구체적인 사실들을 보충해주는 기능을 담당한다. 동시에 작품의 본문과 구분되어 표기되는 이 기록물들은 작가가 5·18의 객관적 사실과 한씨 일가의 불행한 가족사를 한 편의 소설 언어로 육화하는 데에, 단일하고도 조화로운 문장으로 서사화하는 데에 실패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작품 초반부에 인상적으로 제시되는 한씨 일가의 비극과 그 속에 내재된 역사적 트라우마는 5·18의 구체적인 현장과 조우하면서 단지 5·18의 체험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용도로 주변화된다. 봄날의 이러한 서사적 특질은 1980년 5월 당시, 전남대학교 영문과에 재학 중이던 임철우의 개인적인 체험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임철우에게 5·18은 픽션에 대한 열망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사건이었다. 작품 속에 윤상현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윤상원 열사, 대학생 수습위원 박효선 등은 단지 소설의 캐릭터가 아니라 임철우와 개인적인 친분을 가진 실존 인물들이었기 때문이다. 

김명훈 金明訓 Kim Myong-hoon

한국교원대학교 국어교육과 조교수. 한국 현대소설을 연구하고 강의한다. 포스텍에서 2년간 대우교수로 재직하며 ‘글쓰기 클리닉’을 포함한 ‘소통과 공론 연구소’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였다. 논문으로 「두 가지 신화와 두 번의 돌아봄, 그리고 하나이지 않은 X」, 「1987년 한국에서 교양소설을 쓴다는 것」, 「‘학살은 재현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역사화하기」 등이 있다. 최근에는 1980년대 한국소설 및 여러 유형의 글쓰기에 관심을 갖고 공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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