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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아문학자대회 회의록
저자 곽형덕 역자/편자
발행일 2019.3.15
ISBN 979-11-5905-391-7
쪽수 367
판형 신국판 반양장
가격 2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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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 일본과 대동아공영권의 문인들

앞으로의 동아문예는 옛것의 부흥이 아니라,
대동아전쟁에서 일본의 커다란 행을 통해 새롭게 건설될 문학입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개최되었던 대동아문학자대회란 일본이 그 위용을 과시하기 위해 동아시아 각국의 문인들을 초청하여 문화전쟁에 대해 토의하였던 대회를 말한다. 이번에 펴낸 대동아문학자대회 회의록은 당시 대회의 제1(1942.11.3부터 일주일간 도쿄2(1943.8.25부터 3일간 도쿄) 회의록이 수록되었던 문예지와 문학보국의 기사를 전문 번역하고 순서에 맞추어 편집한 것으로 제국 일본과 식민지의 관계, 그리고 문화인의 전시동원을 이해할 때 필수적인 기록을 재복원한 책이다. 책 말미에는 부록으로 각국의 주요 참가자에 대한 소개글을 실어 이해를 도왔다.

  

전쟁하 문학자의 사명이란 무엇인가

전쟁에 이기지 않고서 무슨 문화, 어떠한 문학이 있겠습니까.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 전쟁에 이기지 않으면 안 됩니다. 우리 문학자는 갖고 있는 모든 것을 바쳐 이 결전에 승리하는 것만을 향해 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대동아문학자대회에는 시마자키 도손, 요코미쓰 리이치 등 당대 최고의 일본 문학자들뿐 아니라 타이완, 만주, 중국, 조선 등에서 많은 작가들이 참석했다. 조선에서는 이광수, 유진오, 최재서 등이 참석해 황국신민으로 살아가는 조선인의 자세와 전쟁협력 방안에 대해 그 어느 참가자보다도 높은 수위의 발언을 쏟아놓고 있다. 이른바 정신을 새롭게 하여 내선일체를 완전히 이뤄 일본이 전쟁에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의 전쟁 협력의 양태는 직접적이고 적극적이었으며, 문학은 식민 본국과 식민지 사이를 잇는 중요한 네트워크의 기능을 했다.

  

프로파간다, 문학의 어두운 뒷면

대동아문학자대회 제1, 2회 회의록의 특징은 문학을 전쟁 프로파간다에 사용하기 위한 실무적인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 점이다. 군부와 일본 본토 문학계는 한몸처럼 움직이며 식민지 문학계와 연계해 영미에 맞서는 프로파간다 활동을 수행하려 했다. 식민지의 문청을 일본 문인들의 제자로 삼는 방안, 대동아문학상을 만드는 방안, 여성들끼리의 연대, 아동(소국민) 교육, 중국에 대한 적대감 해소 등 여러 아이디어가 나왔고 실제로 실현돼 갔다. 이러한 실현 가능한 방안의 실천은 조선, 타이완, 중국만이 아니라 몽골과 남방 지역에까지 미쳤다. 대동아문학자대회에 인도 대표와 필리핀 대표 등이 파견돼 있음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만주와 타이완 참석자들이 제3회 대회를 꼭 유치하고 싶다고 경쟁을 하는 대목도 흥미롭다. 물론 3회 대회는 중국 난징에서 열리면서 이들의 희망은 물거품이 됐다. 4회 대회가 열리기 전에 일본은 패전을 맞이했다. 대동아문학자라는 이름 아래 모였던 각국 문학자들의 희노애락을 고스란히 담은 회의록은 당시 지성인으로 불렸던 이들의 민낯을 드러내어 우리로 하여금 다시 문학과 전쟁, 기회주의와 지성에 대하여 비판적으로 사유하도록 한다.

 

차례

 

1회 대동아문학자대회

2회 대동아문학자대회

부록 대동아문학자대회 주요 참가자

옮긴이 후기   

책 속으로 

 

우리 문사는 비교적 실행력이 없지만 진리에는 충실합니다. 때문에 정말로 인간이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좋다든가, 아시아 사람들이 협력해서 나아가는 것이 진정한 길임을 확실히 자각해서 실행할 수 있다면 신뢰 가능한 실행력 있는 분들도 호쾌하게 받아들여서 우리의 이상을 실행해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걱정하시지 말고 이것이 진정으로 가야 할 길임을 서로 힘을 모아서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회 대동아문학자대회, 무샤노코지 사네아쓰의 발언(32) 

 

일본정신의 현현이라는 차원에서 살아있는 실제 예로, 조선 반도에서 행해지고 있는 문화 향상의 현재 실정에 대해서 한 말씀 올리고자 합니다. 그 한 예를 들자면 30년 전 조선 반도 민중 대다수는 문맹 상태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교육 제도를 급격히 확장해서 이제는 가까운 장래에 의무교육 제도가 시행되는 단계에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중략) 그리하여 반도 문화는 급격하게 흥륭하여, 쇼와 19년도(1944역자) 징병제도 실시를 거칠 것이며 바야흐로 완성 단계로 들어서려 하고 있습니다

1회 대동아문학자대회, 유진오의 발언(60~61) 

 

조선의 지식계급이 상당히 오랜 기간 헤매고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시간 의식이 불철저하다는 식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무엇인가가 결여되어 있었습니다. (중략) 여기에 징병제도가 실시되어 자신의 피와 생명을 걸어 국토를 방어하는 것이 결코 관념이나 이치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의 구체적인 문제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에 조선문학자들의 흉중에 있던 건국 관념이 들끓어 올랐던 것입니다. 문학자들이 건국 관념을 지녔음은 앞으로 조선문학이 웅대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기초를 만든 것으로 우리는 기쁨을 참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조선문학자들에게 커다란 목표로 흔들림 없는 신념의 근거지를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2회 대동아문학자대회, 최재서의 발언(185) 

 

대동아전쟁 시대를 쓸 책임은 오로지 문사, 작가에게 있을 뿐이며 작가 이외에 그것을 쓸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2회 대동아문학자대회, 후나하시 세이치의 발언(227)

곽형덕 郭炯德, Kwak, Hyoung Duck

명지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와세다대 대학원 문학연구과와 컬럼비아대 대학원 동아시아 언어와 문화연구과(EALAC)에서 일본 근현대문학을 수학했다.

현재 명지대 일어일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김사량과 일제 말 식민지 문학이 있고, 번역서로는 돼지의 보복, 지평선, 한국문학의 동아시아적 지평, 어군기, 아쿠타가와의 중국 기행, 긴네무 집, 니이가타, 아무도 들려주지 않았던 일본 현대문학, 김사량, 작품과 연구(1~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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