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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대중사회와 하나 되기
1870~1910년, 중국 초기 신문의 언어, 이미지와 도시
저자 루돌프 와그너·바바라 미틀러·나타샤 겐츠·내니 킴 역자/편자 심태식·민정기·이성현·차태근 역 / 루돌프 와그너 편
발행일 2023.08.30
ISBN 979-11-5905-770-9
쪽수 345
판형 152*223, 무선
가격 2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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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서구 신문과 잡지가 도입되다

중국에서 서구적인 신문과 잡지가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고 의미 있는 역할을 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중반 이후이다. 신문과 잡지는 근대 인쇄 미디어의 기본 모델로 서구로부터 도입되었으며, 근대적인 언론, 여론형성 기제, 공론장의 성격과 특징에 대한 인식도 이러한 미디어의 역할에 기반하고 있다. 따라서 동아시아에서 근대적인 공론장과 언론의 역사는 바로 서구 미디어의 수용으로부터 시작하며, 그 평가기준 역시 서구적인 관념에 기반을 두고 있다. 여론과 공론장에 대한 근대적인 서구의 관점은 한 사회의 중요한 공론이 시민들의 자율적 참여와 합리적인 토론에 의해 형성된다는 것에서 출발하고 있다. 따라서 한 사회의 공론장은 시민들의 자율성과 시민의식과 참여방식이 각기 다른 국가를 경계로 하며, 또 국가의 행위와 차별적인 시민의 영역으로 공간을 제한한다. 근대 시민사회를 기반으로 한 근대적 언론과 공론장은 전근대적인 여론형성이나 커뮤니케이션과 차별화할 뿐만 아니라 현재 각 국가의 공론장의 성숙도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근대 이후 중국의 공론장은 서구의 산물이며, 국가가 여론 형성의 직접적인 주체로 참여하고 있는 현대 중국의 공론장은 여러 면에서 문제적이다. 

이 책은 이러한 기존의 일반화된 접근 방식과 견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공론장을 근대적인 특수한 성격으로 제한하지 않고 사회적 의제와 통치 문제에 대한 다양한 수준의 여론 형성을 포괄하는 의미로 확장한다.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유교 전통에서는 국가의 통치에 있어서 여론이 지니는 의미를 중시하고 이를 통치에 반영하는 방법을 모색해왔는데, 구체적인 형식에 있어서는 서구의 근대적 미디어 역할과 차이가 있지만 그렇다고 이를 공론형성의 한 방식에서 배제하는 것도 문제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이러한 문제의식은 독창적인 것이 아니라 19세기에 서구적인 신문을 수용할 때 중국 측에서 그 미디어를 이해하고 설명한 방식에 이미 나타나 있다.


전통과 근대적 관념 사이의 긴장 속 근대 미디어 형성 과정을 파헤치다 

서구 신문이라는 독특한 형식의 미디어가 중국으로 도입될 때, 그것을 주도하는 서구의 경영자나 그 발간에 직접 참여하는 중국인 지식인, 또는 중국인 독자들은 각기 중국에서 신문이 어떤 의미와 역할을 가지는지, 혹은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에 직면했다. 이는 새로운 혁신적인 미디어가 등장할 때 일반적으로 겪는 과정으로, 대개는 기존의 미디어나 문화실천에서 형식 혹은 기능적으로 유사한 것과 비교하여 결정된다. 즉 기존 미디어나 문화적 실천을 재매개하면서 새롭고 낯선 것을 수용하게 되는 것이다. 중국에 서구의 신문과 직접 비교할 수 있는 미디어가 존재하지 않았지만, 형태에서는 중국의 『경보』, 공론 형성의 기능에서는 중국 고대의 여론 수집 전통, 그리고 문화적 취향에서는 중국적인 글쓰기와 문화풍속에 입각해 재해석하는 방식으로 수용되었다.

이러한 수용과정은 후에 형태와 관념에 있어서 좀 더 서구의 근대적인 것으로 변화해 갔지만, 공론을 형성하는 미디어에 대한 중국의 전통과 서구의 근대적 관념사이의 긴장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긴장 속에서 중국의 근대 미디어가 형성되는 과정을 다양한 측면에서 상세하게 추적하고 있다. 이 책이 보여주는 19세기 후반 중국 미디어의 경관은 초기의 미성숙한 모습이나 중국적인 특징으로 간단히 치부할 수도 있지만, 이는 단지 중국만의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 구체적인 방식의 차이는 있어도 한 문화와 제도가 전 세계적으로 ‘여행’하면서 발생하는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글로벌화는 그 자체가 하나의 커뮤니케이션의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정보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쌍방향적이며, 그 상호 접촉과 소통을 통해 다양한 변주가 공명하는 글로벌 기준이 형성된다. 특히 중국에서 근대적 미디어의 형성은 처음부터 그 주체와 자본, 운영, 내용 모든 면에서 글로벌화한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조계지 상하이와 식민지 홍콩이라는 특수한 지역에서 급변하는 글로벌 세계에 대한 폭넓은 경험과 안목을 갖춘 인물들이 중심이 되어 도입한 신문이라는 근대 미디어는 중국과 세계가 서로 접속하는 창구일 뿐만 아니라 신문이라는 미디어가 글로벌화를 통해 새롭게 의미를 확장하고 보편적인 규준을 형성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머리말

들어가며 / 루돌프 와그너


제1장 

외래 매체의 현지화

-서구식 신문을 중국 공론장에 편입시키기 | 바바라 미틀러 

신문이란 무엇인가? 서구의 시각

신문이란 무엇인가? 중국의 시각

중국에 적합한 신문 설계하기 

중국에서 사설을 쓴다는 것

중국에 적합한 신문의 모습이란?

결어 


제2장

유용한 지식과 적절한 의사소통

-19세기 말 중국 신문·잡지의 생산 영역 | 나타샤 겐츠 

연구사 검토  

언론인들의 네트워크     

중국어 신문이란 무엇인가-중국 언어에서의 “토착” 신문과 “외국” 신문 

신문들의 자기 표상   

결어   


제3장

전 지구적 이미지 생산에 동참하기

-상하이의 삽화신문 『점석재화보』 | 루돌프 와그너 

세계적 배경

중국적 배경

이미지 인쇄물 시장을 향한 메이저의 첫 도전

중국을 위한 중국어 삽화신문 

오우여(吳友如)   

『점석재화보』와 그 삽화가들 

『점석재화보』의 부록

결어 


제4장

새 포도주를 헌 병에? 

19세기 말 상하이에서 화보 만들기 및 읽기 | 내니 킴  

상하이의 독자층을 겨냥하다 

편집 기구 

화가들

그림의 스타일과 구성요소  

보도기사

문인지향의 독자들

온갖 것들에 관한 그림-기사 

도처로부터의 소식

부정확한 보도들 

결어 


제5장

상하이의 여가, 인쇄 오락물, 그리고 소보 | 캐서린 예 

여가의 발명 

‘놀이’ 관념의 판촉  

이백원의 『유희보』  

모호한 게임-작자와 독자, 기녀와 고객, 그리고 도시

확립된 장르-문학 간행물로서 소보(小報) 

이후의 발전 

결어


역자 후기  

미주 

찾아보기  

저자 및 역자 소개  


엮은이

루돌프 와그너 Rudolf G. Wagner, 1941~2019

하이델베르크대학교 중국학 수석교수로, 하버드대학교 페어뱅크(Fairbank) 센터 연구원을 겸직했다. 중국 지성사, 문화교류사, 근대 대중매체 등을 연구했다. 본서 외에 『새로운 글로벌 지식에 관한 중국의 백과사전(Chinese Encyclopaedias of New Global Knowledge, 1870~1930)』, 『현대성의 고전(Modernity’s Classics)』을 엮었으며, 『트랜스컬추럴 연구(The Journal of Transcultural Studies)』의 편집인이었다.


글쓴이 

바바라 미틀러 Barbara Mittler

하이델베르크대학교 중국문화연구 교수로, 이 대학 아시아 및 트랜스컬추럴 연구소의 공동 창립자다. 중국과 타이완의 문화사, 아방가르드 예술, 대중문화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역사학자 토마스 마이쎈(Thomas Maissen)과 함께 『중국에 르네상스가 없었던 이유-왜 문제가 되는가(Why China Did Not Have a Renaissance : and Why That Matters)』를 썼다. 음악학, 일본학도 공부한 바 있다.


나타샤 겐츠 Natascha Gents

에딘버러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로, 『신 지역연구(Journal of New Area Studies)』의 편집위원이다. 초국적 시야에서 문화연구를 강의하고 있다. 중국 언론사, 중국의 미디어 관념, 전 지구적 범위의 개념사와 초국적 지식생산, 현대 중국의 연극 이론과 실천 등의 주제에 관심을 두고 있다. 독일어로 당대 중국의 정치 연극에 관한 저서와 근대 중국 언론에 관한 저서를 낸 바 있으며, 최근에는 바바라 미틀러와 함께 『현대 중국에 관한 트랜스컬추럴 관점들(Transcultural Perspectives on Modern China)』을 엮었다.


내니 킴 Nanny Kim

하이델베르크대학교 강사로, 하이델베르크대학교와 런던대학교 SOAS(동양 아프리카 연구 대학)에서 공부했다. 중국 근세와 근현대의 경제사와 문화사를 연구하고 있으며, 저서로 『산간의 하천과 도로-청대 중국 남서부의 교통(Mountain Rivers, Mountain Roads : Transport in the Southwest of Qing China)』, 『거울로서 이웃-중국의 한국 이미지(The Neighbour as Mirror : Chinese Images of Korea)』(1873~1932, 근간)가 있다.


캐서린 예 Catherine Vance Yeh  葉凱蒂

보스턴 대학교 중국현대문학 및 트랜스문화연구 교수로, 문학형식의 전 지구적 이동, 문화횡단적 상호작용 중의 연극미학의 변환, 사회변혁의 주동자로서 오락문화 등과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저서로 『상하이의 연애-기녀, 문인, 오락문화(Shanghai Love : Courtesans, Intellectuals, and Entertainment Culture)』(1850~1910), 『중국 정치소설-세계 장르의 이동(The Chinese Political Novel : Migration of a World Genre)』이 있다. 


옮긴이

심태식 沈泰植  Shim Tae-shik, 1967~2014

고려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하고 영국 에든버러대학교에서 중국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HK 연구교수와 동 대학 중국학연구소 연구교수를 역임하였다. 주요 연구 분야는 중국 현대문학과 미학, 동아시아의 서학이며, 번역서 『현대 중국의 아틀라스』를 비롯하여 “The Aesthetic Thought of Zhu Guangqian”(The Univ. of Edinburgh), “A Study of Mao Dun’s Proletarian Literature”, 「19세기 말 중국 신문의 위상과 지식 네트워크-초기 《申報》를 중심으로」, 「뒤 알드의 《중화제국과 중국 타타르의 지리, 역사, 연대기, 정치, 자연(물리)에 대한 서술》 小考」 등의 논문이 있다.


민정기 閔正基  Mihn Jung-ki

인하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로, 국가와 민족들 사이 지식의 형성,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시각적 재현이 어떤 작용을 하는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논문으로 「상하이 《점석재화보》가 그려 보인 근대전환기의 조선과 일본」 등이 있고, 『언어횡단적 실천』(역), 『동서양의 경계에서 중국을 읽다』(공편), 『중국 현대미술의 길』(공역) 등의 책을 냈다.


이성현 李成賢  Lee Seong-hyun

서울대학교 강사로, 「『점석재화보(點石齋畵報)』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 『중국 근대의 풍경』(공저)이 있고, 옮긴 책으로 『80년대 중국과의 대화』, 『저항자』(공역), 『주르날 제국주의-프랑스 화보가 본 중국 그리고 아시아』 등이 있다. 


차태근 車泰根  Cha Tae-geun

인하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로, 중국 현대사상과 문화를 연구해 오고 있으며, 저서 『제국주의 담론과 동아시아 근대성』, 『근대 동아시아 평화사상』(공저)과 번역서 『세계질서와 문명등급』, 『충돌하는 제국』, 『중국의 충격』(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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