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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과 그림의 문화사 1
민족의 정체성
저자 권정은 역자/편자
발행일 2023-10-10
ISBN 979-11-5905-823-3
쪽수 397
판형 152*223 양장
가격 3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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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국문학과 그림의 종합적 발전 과정을 다룬 문화사의 첫 번째 시리즈이다. 

 

문학과 그림의 친밀한 관계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동서를 막론하고 입을 모았다. 이 책은 문학과 그림이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익숙한 전제를 근거로 한국의 언어예술과 시각예술이 어떤 관계를 형성하며 성장했는지 긴 노정을 추적한 것이다. 현대 학문 체계 속에서 한국의 문학사와 미술사 연구는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 여세를 몰아 이 책은 고대부터 근대까지 문학과 그림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의 흐름을 대표작품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기획되었다. 

 

1권의 부제는 ‘민족의 정체성’, 2권의 부제는 ‘사대부의 향연’, 3권의 부제는 ‘무명인의 혁신’이다.

 

1권에서는 우선 문학과 그림의 관계에 대한 이론을 점검했다. 그리고 선사시대에서부터 고대와 중세를 거쳐 구한말까지 한민족의 문화 정체성을 형성했던 주요 내력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암각화를 기점으로 신화와 고구려 고분 벽화를 통해 한국 고대 문화의 특징에 접근했다. 이어서 우리가 동아시아 중세 문명권의 일원이 되어 한자와 불교를 받아들이면서 어떤 위업을 달성했는지 다양한 한문학 작품과 금석문, 서예, 대장경, 변상도, 팔상도 등을 통해 확인했다. 그리고 산문문학에서 강감찬 설화와 강민첨 초상화가 별도로 전승되는 이유를 비롯하여 주요 작품의 양상을 거론했으며, 운문 문학에서 특별히 그림을 다룬 제화시를 필두로 어부가와 어부도 및 영물시와 화훼영모도의 공존 가치 등 핵심 작품의 존재 의미를 언급했다. 이어서 조선이라는 상징적 왕조가 개국하면서 독자적인 중세 문화를 형성했던 과정을 건국 신화와 악장, 의궤, 팔준도, 삼강행실도 등을 통해 살펴보았으며,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한양과 함흥이라는 특정 공간을 중심으로 탄생한 새로운 유형의 문학과 그림을 대상으로 그 역사적인 가치를 탐색했다.

 

2권은 고려후기부터 조선시대 사대부의 고급문화를 중점적으로 다루며, 2027년 출간 예정이다.

3권은 조선 중기 이후 폭넓은 무명인의 대중문화를 대상으로 하며, 2030년 출간 예정이다. 

 

이 책은 문학과 그림의 동반적 관계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했다. 저자는 고전문학 전공자이지만 한국 고전의 정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문학뿐만 아니라 시각 자료를 포괄하여 문화론적 범주에서 다룰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언어예술과 시각예술 각각의 미시적인 연구도 중요하지만, 가능한 많은 자료를 투시하고 문학 장르와 그림 장르의 개별적인 관점을 통합하여 이 두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한국 문화의 대축척 지도를 그리고자 했다.

 

물론 문학과 그림은 다른 면도 있다. 이처럼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기 때문에 흥미로운 경우의 수를 창출하면서 시대에 따른 부침을 보이며 성장해 왔다. 그 역동적인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궁극적으로 한국 문화의 탄탄한 뿌리와 성장 과정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책머리에

 

제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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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학과 그림의 관계

1) 시화일률의 진실

2) 문학과 그림 공존의 실상

 

2. 시각언어시대의 읽기와 보기

1) 시각언어의 역량 

2) 이미지의 읽기와 보기

 

3. 한국문학사와 미술사 그리고 문화사

1) 문화란 무엇인가

2) 문학사와 미술사의 위상과 문화사

 

제2장

신화시대의 상상과 형상

1. 암각화와 자유로운 혼융의 파라다이스

 

2. 고분벽화와 구비 신화

1) 고구려 고분벽화의 이원화

2) 무속신화의 천지창조

 

3. 북방계 국조신화의 상징

 

제3장

문자와 중세 문명  

1. 한문 산문의 권위와 효용

1) 사실의 기록

2) 외교와 정치의 목적

3) 사상과 삶의 지혜

 

2. 금석에 새긴 진정성 

 

3. 서예의 아름다움과 비평

 

제4장

불교의 도상과 인쇄의 혁명  

1. 원효의 무애無碍와 의상의 화엄華嚴

 

2. 팔만대장경과 금속활자의 위력

 

3. 사경 변상도의 호화로운 공력

 

4. 〈월인석보〉와 권두삽화 팔상도의 서사성

 

제5장

이야기와 인물화의 허구와 진실 

1. 전傳과 최치원의 기억

 

2. 강감찬 설화와 강민첨 초상

 

3. 초상의 진실

 

4. 가전의 본질

 

5. 시서화 비평의 태동

 

제6장

시와 그림의 이미지  

1. 고려시대 제화시의 위상

 

2. 소상팔경도의 미적 공식과 집경시의 탄생

 

3. 어부 이미지와 강호의 풍류

 

4. 영물시와 화훼영모의 상징

 

제7장

왕조사업과 문화 권력  

1. 왕조의 위엄과 태조 팔준도

1) 의례와 의궤의 정립

2) 건국 신화와 팔준도의 탄생

 

2. 세종시대 민民의 교육과 〈삼강행실도〉의 전형

 

제8장

공간의 상징과 왕실 권위의 지속  

1. 한양의 기억 

1) 한도팔경과 이상 공간의 탄생

2) 도성의 도상

 

2. 함흥의 기억

1) 함흥의 재발견과 태조의 위용

2) 함흥십경의 향유

 

참고문헌

찾아보기

서예는 문자라는 언어가 시각적으로 형상화된 독특한 유형의 예술이다. 그런데 현대에 소위 캘리그래피라고 하는 예쁜 손글씨가 그림과도 같은 조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 달리, 한자 문명권의 서예는 오직 문자라는 기호 상징만을 질서정연하게 배치하는 특징을 지닌다. 한자는 그 자체가 그림인 상형문자의 속성을 지니기 때문에 별도의 장식적 요소를 첨가하지 않더라도 글자 하나하나에 시각적인 요소가 내포되어 있다. 따라서 한자를 이용한 서예는 별도의 조형성을 첨부한 이미지 효과보다는 종이 위에 먹물로 쓴 글자의 자형에 집중하는 독자성을 보였다. (116쪽)

 

어부의 그림이 문답이라는 대화의 상황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어부의 노래는 주로 속세를 초탈한 탈속의 경지에서 노니는 풍류에 중점을 두고 발전했는데, 혜심의 「어부사」와 같은 불교 승려의 작품이 끼친 영향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중국에서도 어부의 노래가 자리를 잡기까지 도교와 불교의 영향이 컸던 것이 사실이고, 우리나라에서도 고려 후기 선승의 「어부사」는 물질적인 욕망을 내려놓는 탈속의 측면에서 큰 공감대를 형성했던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어부의 노래는 강호라는 한가롭고 만족스러운 이상적인 공간을 중심으로 선승과 신흥사대부가 함께 애호하는 주요 작품으로 자리를 잡아갔다. (257쪽)

권정은 權正殷, Kwon, Jung-eun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자연시조의 구성공간과 지향의식」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우석대학교 국어교육과에서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고전 시가를 중심으로 하는 자연미에서 점차 한국 고전문학과 그림의 비교 양상으로 확대되었다. 언어예술과 시각예술을 근간으로 하는 융합 학문에 관심을 갖고 있다. 저서로 『자연시조-자연미의 실현 양상』이 있으며, 그 외 다수의 연구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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